♥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산딸기 눈물

호젓한오솔길 2010. 3. 1. 20:43

 

 

산딸기 눈물

 

 

               솔길 남현태 

 

 

짙은 안갯속에 숨죽인 베틀고개

분홍빛 메꽃 길가에 앉아 나팔 불고

비알 토끼길 있다가 없다가

바람 잠든 후덥지근한 날

비지땀 내리쏟으며 베틀봉 오른다

 

용쓰며 올라선 봉우리 

바위채송화 어우러진 자연 정원

한가한 늙은 산나리 자태 뽐내는 

노송 그늘에 도시락 먹고

배낭 베고 누우니 졸음 몰려든다 

 

달콤한 산딸기 유혹 끌려

무작정 따라가는 등성이 후미진 곳

뱃속 붉게 채우고 빈 도시락 꺼내니

하늘말나리 봐달라 보채고

얼굴 내민 산수국 초상화 그린다

  

너덜겅에 열린 검붉은 놈 골라

비닐봉지에 따 담는 재미 

서산에 해 넘기고 헐레벌떡 하산길

배낭 속 산딸기 흘린 눈물

등허리 흥건히 속옷 붉게 적신다.

  

 

 (2007.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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