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고 말한다. 그만큼 중요하단 말이다.
따라서 결혼에 앞서 고려해야 할 금기사항도 많은데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아홉(9)수'를 피하라는 것인데 이에따라
대부분 가정에서는 신랑·신부의 나이가 29,39세일 때 결혼식을 극히 피하고 있다. 왜 그럴까?
숫자 ‘9’를 꺼리는 이유에 대해 최일범 성균관대 교수(유학동양학부)는 "아홉수 금기가 단순한 속설이라기보다는 선조들이 살아오면서 얻어온 '조심과 경계'라는 지혜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양사상에서 ‘9’의 다음 수가 완성이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영(0)이며, 무엇이든 끝날 때가 가장 조심스럽고 그래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숫자에 투영된 것이란 얘기다.
최 교수는 "음양이론으로 보면 9는 노양수(老陽數.1,3,5를 더한 양을 대표하는 수)로 양이 꽉 찬 숫자"라며 "꽉 찼으면 변화하게 마련인데 '49살이 50살 넘어가기 어렵다'는 옛말이 있듯이 변화를 앞두고 끝까지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한의학에서도 약(藥)을 아홉 번 법제(法製)하면 질의 변화가 오고 인삼을 홍삼으로 만들 때 아홉번 찌고 아홉번 말리는 구증구포(九蒸九曝)한 것을 최고로 여기듯 ‘9’는 '완성을 향해 가는 수'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아홉수'에 대한 거부감이 훨씬 덜하다.
홍정옥 듀오 팀장은 "최근 결혼 연령이 점차 늦어지면서 28~30세 여성들의 결혼이 가장 활발한데 아홉수를 피해 결혼해야 한다는 요청은 10명 중 1명도 채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결혼 자체가 부모 주도에서 본인 주도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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