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습기와 숨쉴때 내뿜는 Co2로 표적 찾아내
모기향은 바닥, 매트는 탁자위에 살충성분 유해성 논란은 여전
무덥지만 모기가 별로 많지 않은 요즘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이 장마가 지나면 모기의 본격적 공세가 시작된다. 웅덩이와 논밭에 서식하는 모기 유충은 장마 기간 중에는 물에 쓸려나가, 개체 수가 많지 않다. 그러나 장마철이 지나고 나면, 부화하기 좋은 환경이 되면서 모기 수는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모기 퇴치를 위한 기본 상식부터 모기약 똑똑하게 쓰는 법까지 알아본다.
◆모기, 너의 능력은 도대체 어느 정도냐
모기는 시력, 후각이 모두 좋다. 7m 밖에서도 색을 구분한다. 특히 빨강·파랑·검정 등 진한 색을 좋아한다. 물리기 싫으면 진한 색 옷은 피하자. '가만히 있으면 모기에 더 잘 물린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모기는 거의 모든 방향에서 목표를 정확하게 인지한다. 사람이 움직일 때마다 모기는 그 움직임을 파악, 더 많은 수가 더 자주 달려든다.
고층 아파트 주민 중에 "20층에서 모기를 봤다"며 모기의 비행 능력에 감탄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모기는 날개가 약하고 몸이 가벼워 바람이 강한 고층까지 날아오르진 못한다. 엘리베이터나 배수관 등에 모여 있다가 바람을 타고 올라가는 것이다.
모기는 피를 빨 대상을 무엇으로 감지할까. 1~2m 반경에 있을 경우 체온이나 습기로 감지하고, 10~15m 거리에서는 바람에 실려오는 이산화탄소로 알아챈다. 수면 중 숨을 쉬면 이산화탄소를 내뿜게 되고 모기는 자연히 얼굴 근처로 모인다. 술 마시고 잠을 자면 모기에 더 많이 물린다.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체온이 올라가 모기가 쉽게 달려든다.
모기에게도 약점은 있다.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실내 온도가 낮으면 덜 출몰한다. 충격에도 약해, 모기가 날아갈 때 손뼉만 쳐도 기절시킬 수 있다.
◆퍼메트린 유해성 논란
에어로졸 살충제에 주로 들어가는 살충 성분 퍼메트린(permethrin)의 유해성 논란은 소비자를 불편하게 하는 대목. 미국 환경단체는 퍼메트린을 내분비계장애물질로 규정했고, 국내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도 이 성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팔다리가 저리고 호흡기 계통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환경부는 내분비계장애추정물질로 분류해 취급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시판 모기약에 퍼메트린이 쓰이는 것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유해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판매를 허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소시모의 조사 결과, 시판 중인 제품 16개 중 9개에 퍼메트린 성분이 포함돼 있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홈키파'를 생산하는 헨켈홈케어코리아는 최근 퍼메트린 대신 d-프랄트린과 d-페노트린 성분으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모기향은 바닥에, 매트는 테이블에
에어로졸 제품은 쓰기 전에 흔드는 게 좋다. 살충 주성분이 적당한 농도로 골고루 분사되도록 하는 것이다. 천장을 향해 지그재그로 분사한 후 10분 정도 실내를 밀폐하면 더 효과적이다. 밀폐 후 반드시 환기를 해준다.
매트·리퀴드 제품은 어디에 두면 더 효과적일까. 약효가 위아래로 고루 퍼져 나가도록 60~100㎝ 높이의 테이블이나 선반 위에 두는 것이 좋다. 냄새를 직접 맡지 않도록 가급적 머리 쪽이 아닌 발 쪽에 둬야 한다.
모기향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방바닥에 놓아야 공기가 순환해 골고루 향이 퍼진다. 선풍기와 모기향을 같이 켜놓았을 때는 바람의 방향을 위로 향하거나 벽 쪽으로 향하도록 조정하자. 바람이 사람을 향해 강하게 불면 살충 성분 보호막이 사람을 둘러쌀 수 없기 때문이다.
[신정선 기자 viole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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