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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엔 화이트와인, 족발엔 레드와인이 좋대요"

호젓한오솔길 2013. 11. 13. 20:05

 

 

"떡볶이엔 화이트와인, 족발엔 레드와인이 좋대요"

 

 

[행플 클럽 스케치] 초보 와인 클럽

와인을 마실 때 함께 먹는 음식은 와인의 맛을 바꾼다. 시거나 달거나 짜거나, 즉 어떤 맛의 음식과 함께 먹느냐에 따라 우리 혀가 와인 맛을 다르게 감지한다. 그리고 특정 음식이 와인 맛과 잘 어우러져 와인의 풍미를 더해줄 때 '마리아주(mariage, 와인과 음식의 궁합)가 잘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왼쪽부터‘초보 와인 클럽’에 참가한 독자 서향희·진상은·민경선·윤애란·정다혜씨와 신성호 이사.
왼쪽부터‘초보 와인 클럽’에 참가한 독자 서향희·진상은·민경선·윤애란·정다혜씨와 신성호 이사.


■붉은 육류는 꼭 레드와인과 먹어야 할까?

문제1 붉은 육류는 레드와인과 흰 육류나 생선은 화이트와인과 먹어야 한다?
(그렇다/아니다)

문제2 신맛과 짠맛이 강한 음식은 와인을 더 ○○○○ 느껴지게 만든다.
(부드럽고 풍부하게/거칠고 떫은맛이 강하게)


정답은 1번 '아니다'와 2번 '부드럽고 풍부하게'다. '와인 천재가 된 홍대리'의 저자이자 와인수입사 나라셀라의 신성호 이사는 "보통 레드와인은 붉은 육류, 화이트와인은 흰 육류·생선과 먹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라며 "일례로 붉은 육류를 매콤하게 조리하면 화이트와인과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5일 열린 '초보 와인 클럽'의 마지막 수업은 '와인과 음식의 매칭 원리'를 주제로 열렸다. 프리미엄 와인숍 '와인타임'과 함께하는 이번 클럽은 신성호 이사가 4주간 강의를 진행했다. 이날 신 이사는 맛에 대한 설명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혀에는 단맛·신맛·짠맛·쓴맛 등 4가지 맛을 감지하는 미각 세포가 분포돼 있어요. 감칠맛은 치즈·두부 등 단백질의 풍미에서 비롯되며 시원하고 구수한 국물 맛과 비슷해요. 매운맛은 생리학적으로 보면 맛이 아니라 혀가 느끼는 통증이지만, 오늘은 맛으로 포함해 각 맛과 잘 어울리는 와인을 찾아보겠습니다."


■비린 생선에 타닌 강한 와인 먹으면 더 비려

이날 클래스 참가 독자들 앞에는 와인 5잔과 다양한 맛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사과(단맛)·레몬(신맛)·소금(짠맛)·치즈(감칠맛)·멸치(비린맛)·통후추(매운맛)가 놓였다. 와인 역시 풍미가 제각기 다른 5종이었다. 순서대로 특징을 살펴보면 단맛이 강한 화이트와인(1번), 단맛이 살짝 있고 신맛이 강한 화이트와인(2번), 오크향이 있고 버터처럼 구수한 맛이 감도는 화이트와인(3번), 떫은맛의 타닌이 적고 오크향이 거의 없는 가벼운 레드와인(4번), 타닌과 오크향이 풍부한 레드와인(5번)이다.

준비한 안주와 와인을 하나씩 짝을 지어 맛보자, 와인 맛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먼저 사과를 먹고 ①의 달콤한 와인을 마시자, 와인 맛이 거칠어지면서 단맛을 별로 느낄 수 없었다. 그런데 레몬을 먹고 ①의 와인을 마시자, 이번에는 와인 맛이 훨씬 부드러워졌다. 신 이사는 "레몬처럼 신 음식을 먼저 먹고 와인을 마시면 와인 속의 신맛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져 와인이 더 달고 부드럽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번엔 멸치로 실험했다. 멸치는 ①의 달콤한 화이트와인보다는 ②의 신맛이 강한 화이트와인과 먹었을 때 덜 비리게 느껴졌다. 반면 ⑤의 타닌과 오크향이 강한 레드와인을 멸치와 함께 먹자 비린맛이 훨씬 강해졌다. 신 이사는 "타닌이 강한 와인에 비린 생선을 먹으면 생선의 비린맛이 더 두드러져 와인 맛이 떨어진다"며 "생선회와 같이 비린 음식은 신맛이 감도는 화이트와인과 잘 어울린다"고 조언했다.

클럽 참가 독자 윤애리(43·강남구 개포3동)씨는 "클럽 참여를 통해 그동안 집에 쌓아두기만 했던 와인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편 와인타임은 와인수입사 나라셀라가 운영하는 와인숍으로 압구정점(02-548-3720), 여의도점(02-3773-1261), 송파점(02-401-3766), 부산점(051-747-4272) 등 4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여러가지 와인들.

●와인을 맛있게 먹는 상식!

①떫은맛과 오크향이 강한 레드와인은 단 과일과 함께 먹지 마라.
집에서 흔히 하는 실수가 '와인 먹자' 하면 사과나 배 등의 단과일을 깎아서 안주로 내오는 것이다. 이것은 레드와인의 좋은 풍미를 완전히 포기하는 행위다. 타닌이 많고 오크향이 강한 레드와인을 달콤한 과일과 곁들여 먹으면 와인이 더 떫고 맛없게 느껴진다.

②매운 음식은 떫은맛과 오크향이 강한 와인과 상극!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달콤한 화이트와인과 먹으면 매운맛을 완화해준다. 반면 매운 음식을 오크향이나 떫은맛이 강한 레드와인과 먹으면 혀에 더 불을 붙이는 느낌이다.

③차갑게 먹으면 좋지 않은 와인은?
떫은맛과 오크향이 강한 레드와인을 냉장고에 보관하고 차게 먹으면 떫은맛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이런 레드와인은 17~18℃의 상온에서 보관해 즐기는 것이 맛있다.


●집에서 와인과 먹기 좋은 추천 안주

치킨, 떡볶이 등 한국인이 즐겨 먹는 일명 '국민 안주'는 어떤 와인과 잘 어울릴까. 매운 떡볶이는 달콤한 화이트와인, 육질이 부드러운 족발은 타닌이 많지 않고 가벼운 레드와인과 어울린다. 프라이드치킨은 대체로 어떤 와인이든 괜찮지만 굳이 고르자면 느끼한 맛을 잡아줄 새콤한 화이트와인이 더 잘 맞는다. 매콤달콤한 양념치킨은 살짝 당도가 있는 화이트와인과 잘 어울린다. 이 밖에 어떤 와인과도 잘 어울려 집에서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와인 안주로는 치즈와 달걀말이를 추천한다.

 


글 이제남 기자 | 사진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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