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정맥수필

고운산정 금남정맥 5구간 (양정고개~ 계룡산~ 윗장고개)

호젓한오솔길 2017. 7. 21. 20:38

 

 

고운산정 금남정맥 5구간 (양정고개~ 계룡산~ 윗장고개)

 

 

                                                        솔길 남현태

 

 

살같이 흐르는 세월이라 했던가,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는 5월도 어느덧 중순으로 접어들어 석가탄신일이 토요일과 겹쳐져 하루를 손해 본 듯한 기분이 드는 이번 주에는 일요일에 고운산정 산악회와 함께 진행 중인 금남정맥 5구간 산행을 가는 날이다. 정맥을 여러 개 한꺼번에 진행을 하다 보니, 다녀온 산행길을 정리하고, 다음 주에 가야 할 또 다른 정맥 산행지를 예습을 하다 보면, 동서남북으로 왔다 갔다 하는 머리 속에 약간의 혼란이 일어나고 일주일이 너무 바쁘게 지나가는 듯하다.

 

이번 주에 산행하게 될 금남정맥 5구간은 충남 계룡시 양정고개에서 출발하여, 충남 공주시에 위치한 윗장고개(구왕고개)까지 약 19Km의 비단길 코스라고 해야겠다. 우리나라 4대 명산의 하나로 꼽힐 뿐 아니라 관광지로도 5위를 차지하여, 지리산과 경주에 이어 세 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명산 중에 명산인 계룡산을 지나게 되어, 금남정맥 중에 제일 풍경이 아름다운 백미로 꼽힌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산행 중간에 군사보호시설과 자연휴식제 등으로 출입통제 구역이 2곳이나 들어 있어 무박산행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대간이나 정맥 길을 이어가는 중간에 암흑으로 채워져 산행을 하고 나도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어 필름이 끊긴 영화를 보는 듯하여, 제일 싫어하는 것이 무박 산행이지만, 종주를 하려면 부득이 출입통제 구역을 야간에 도둑고양이처럼 슬쩍 통과를 하여야 하니, 알면서도 범법자가 되는 산행 길은 늘 아쉬움이 남는다.

 

부처님 오신날인 토요일 밤 12시에 포항시 남구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연하재에서 탑승하기 위해, 밤 11시 45분에 약속한 집 주위에서 재무이사님 차를 타고, 북구 회원 4명이 연하재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도착하는 버스에 오르니, 오늘 산행에 참여한 대원이 예상보다 적은 15명이라고 한다.

 

서늘한 밤공기를 가르며 달리는 버스안에서 모두 깊은 잠을 청하면서 가는 도중에 휴게소에 한 번 들리고,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각자 준비해간 아침을 버스 안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한 후 행장을 챙긴다. 새벽 03시 24분경에 산행 들머리 양정고개에 도착하여 각자 산행 준비를 하고, 간단하게 기념 사진을 찍은 후 3시 30분 정각에 어둠 속으로 계룡산을 향하여 힘찬 발걸음을 옮긴다.

 

지난 달에 4차 산행 때 여기까지 마루금을 이어놓은 산행 들머리에 그 때는 없던 금남정맥을 알리는 안내판과 나무계단이 새로 설치되어 있다. 마치 우리가 온다고 새로 만들어 놓은 듯한 산뜻한 나무계단 길 밟으며, 새벽 공기 시원한 어둠 속으로 기분 좋게 출발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사방은 깜깜한 어둠뿐 랜턴 불빛만 바라보며 이어지는 오르막 길은 잠시 가파른 숨 토하게 하더니, 이어 능선길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사거리 이정표가 있는 넓은 곳에서 잠시 호흡 가다듬으며 쉬어간다. 이어지는 급경사 길 할딱거리며 조망이 시원해 보이는 전망암에 올라섰지만, 사방엔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아 발 아래 여기저기 사람 사는 곳을 알리는 불빛만 옹기종기 모여 반짝인다.

 

 새벽 여명에 비치는 희미한 능선 멀리에 불빛 반짝이는 곳이 계룡산 천황봉 통신탑의 위치를 알려준다. 바람 시원한 전망암에서 잠시 호흡 가다듬은 후 계룡산 천황봉을 바라보며 걸음을 재촉한다. 알파인님과 둘이 선두에 서서 계룡산으로 향하는 길에 차츰차츰 날이 밝아오고, 좌측 논산시 쪽 풍경이 희미하게 불빛과 함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랜턴을 끄고 능선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계룡산 천황봉 모습이 점점 가까워질 쯤에 희미한 삼거리 봉우리에서 길이 좋은 곳으로 따라 가다 보니, 헬기장이 있는 우측 능선으로 내려서는 알바를 하게 된다. GPS 트랙에서 이탈했다고 하여 다시 돌아 올라오니, 멀찌감치 따라 오던 대원들의 목소리가 좌측 능선으로 소곤소곤 사라진다. 알바를 하게 되면 괜스레 발걸음이 서둘러져 잠시 후 선두팀 행렬 뒤에 따라붙으니, 누군가 돌아보며 고소하다는 듯 놀리는 소리가 들린다.

 

계룡산 천황봉이 우측으로 올려다 보이고 조망이 확 트이는 아침 공기 시원한 곳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어둡던 하늘은 구름 몇 점 흘린 듯 떠다니며 파란 빛으로 돌아오고, 잠시 과일을 먹으며 쉬는 동안에 간밤에 잠을 못 자고 온 산이좋아님은 바위에 벌렁 누워 잠이 드니. 등반대장님이 인공 호흡을 하는 흉내를 내어 모두 폭소를 자아낸다.

 

천왕봉 오르면서 돌아본 풍경은 걸어온 능선은 추억으로 드리워지고, 공주시 풍경이 아침 운무에 아련하게 펼쳐지니, 이곳 공주가 고향이라는 당산님은 저수지 뒤에 고향 집이 보인다고 마냥 즐거워하여, 모두 돌아보며 환한 웃음 꽃을 피운다. 좌측으로 가야 할 계룡산 암봉들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골짜기로 흘러 내리는 초록 물결에 가슴이 울렁거린다. 

 

초록 사이 바위길 걸어서 천황봉으로 오르는 길, 높은 바위가 앞을 막은 곳 잠시 좌측으로 돌아가서 계룡산 암릉을 사진에 담아보고 다시 돌아내려와 우측 길로 따라 올라가니, 양쪽에 높은 바위 사이로 시원한 골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이 천왕문이라고 한다.

 

바람 시원한 천왕문에서 잠시 멈추었던 걸음은 천왕문을 통과하여, 정상에 군사시설이 있어 출입이 통제된 천황봉을 돌아 능선에 있는 낡은 초소에 올라가 모두 배낭을 풀어 두고 군부대에서 설치한 철조망을 낮은 포복으로 통과하여 출입금지 구역인 천황봉 정상으로 우르르 숨어 올라간다.

 

천황봉 정상에 있는 천단 표지석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데, 여기서 일어서면 군부대에서 바로 보인다고 하여, 모두 자세를 낮추고 살살 기어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다. 천황봉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바로 아래 천제단 앞에서 찍어보고는 천단의 유래비 앞에서 몰래 숨어서 사진을 찍으니 더욱 스릴이 있고 재미가 있는 것 같다.

 

계룡산(845m)은 차령산맥의 연봉으로서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시, 논산시,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걸쳐 있는 산으로 주봉인 천황봉을 비롯해 연천봉, 삼불봉, 관음봉, 형제봉 등 20여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졌으며, 전체 능선의 모양이 마치 닭볏을 쓴 용의 형상을 닮았다 하여 계룡산이라고 불린다.

 

천단의 유래비에는 민족의 영산인 계룡산 천황봉에 군사시설 및 통신시설이 설치되면서 본래의 모습이 크게 훼손되어 안타까운 지경에 이르러 천황봉 복원을 위한 각계각층의 의지를 모아 충청남도에서 시설물 이전과 원상복구 작업을 추진하여, 옛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고 새겨져 있는데, 아직 사방이 철조망으로 철통 같이 둘러 싸여 있어 몰래 도둑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기어올라온 천황봉은 언제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까 두려워 고개조차 제대로 들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천황봉 정상에서는 고개를 제대로 들 수가 없어 조망을 살필 여유가 없었는데, 내려오면서 바라보니 계룡산의 아름다운 초록 암릉이 눈에 들어온다. 아래로 내려와서 올려다 본 천황봉은 군사 통신설비 사이의 볼록한 봉우리 위에 젖꼭지 같은 천단 정삭석이 아름답게 보인다.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붉은 병꽃의 자태를 담으며 선두 대원들이 모두 내려오기를 기다렸다가 대간과 정맥길 함께 달리는 독수리 오형제 기념사진을 찍고 배낭을 벗어 둔 초소에 돌아온다. 능선 길 걸으며 돌아보니 올라온 능선 초록 위에 지나온 천왕문 바위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걷는 계룡산 능선은 철쭉과 백당나무 꽃처럼 보이는 이름 모를 하얀 초여름 꽃들이 바람에 살랑이는 비단길이다. 철쭉 너머로 올라온 능선과 몰래 숨어 올라 사진을 찍으며, 침묵 속에 소란을 피우고 온 천황봉이 점점 멀어져 가고, 이어지는 바위 봉우리들의 웅장함은 계룡산의 명성을 실감케 한다.

 

앞을 막은 바위봉우리가 쌀개봉인 듯한데, 잠시 아래로 내려가 바위 사이를 건너고, 커다란 바위구멍 통천문 앞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보며 지난다. 가파른 비탈길 잠시 올라 쌀개봉에서 바라본 볼록한 천황봉 모습이 이채롭고, 초록 물결 건너로 공주시 풍경이 아련하게 펼쳐진다.

 

가야 할 관음봉은 초록 넘실대고, 이어지는 거친 암릉길은 금남정맥의 백미 계룡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게 한다. 우측 발 아래 깊은 골짜기에 자리한 동학사는 초록 물에 잠겨 동동 떠오를 듯하고, 로프를 잡고 내리 꼽는 길 건너 커다란 바위 봉우리는 부처님 형상으로 보인다.

 

로프가 드리워진 수직에 가까운 바위 벼랑은 부실한 로프를 잡고 조심조심 내려서니, 바위에 턱이 많아 생각보다 그리 까다롭지는 않다. 초록이 깔린 숲 길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 걸음은 출입금지 울타리를 넘어 관음봉고개에 내려서면서 잠시 홀가분한 자유의 몸이 된다.

 

계룡팔경 중에 제 4경이라 하는 바위 봉우리 관음봉으로 올라선다. 이 곳에서 떠다니는 구름을 보면 신선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관음봉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본다. 관음봉에서 바라본 걸어온 능선은 연초록 넘실대고, 좌측으로 드리워진 암릉에 맺힌 연대봉은 아쉬운 미련 하나 남기니, 삼불봉으로 이어진 가야 할 암릉은 비단으로 수놓는다.

 

관음봉 전망대 위에서 당산님이 가지고 온 동동주 나누어 마시며, 잠시 관음봉의 풍광에 신선이 되어보는 여유를 즐기고 장황하게 펼쳐진 날카로운 계룡의 등줄기를 바라보며 걸음을 옮긴다. 바람에 꿈틀거리는 초록 암릉길, 자연 성벽 암릉을 바라보며 가파른 철계단을 내려서는 발걸음들 즐겁다.

 

걸어온 능선 위엔 계룡팔경 중의 제 4경인 관운봉 한운이 맴돌고 설악산 공룡능선처럼 아름다운 비단 암릉길이 펼쳐지고, 돌아본 암릉길 시원한 바람에 흐느끼는 초록이 곱다. 우측으로 성벽처럼 깎아지른 듯한 천연 암벽 위로 성루처럼 여유롭게 걷는 길은 잠시 후 다시 출입금지 구역으로 표시된 곳을 들어서고, 바위 봉우리를 오르니 걸어온 계룡산의 거친 마루금이 움직이는 용의 등뼈처럼 한 눈에 들어온다.

 

바위 전망대에서 잠시 걸음 멈추고 돌아본 풍경 공주시 방향으로 당산님의 고향집이 보인다고 하여 살짝 당겨보니, 우측 논들 위에 소나무 숲 사이에 보이는 주황색 지붕이 당산님의 고향집이라고 한다. 거친 바위에 서서 활갯짓 하는 노송과 암릉을 호령하며 영화를 누리다가 지금은 전설이 된 소나무가 자리한 곳에서 걸어온 암릉길 돌아보고 발걸음은 삼불봉으로 향한다.

 

버스럭 바위 틈에 뿌리 내린 노송들의 쓰라린 발등을 밟으며 눈 앞에 삼불봉이 바라보이는 바위 봉우리 내려서니, 정맥길을 이탈하는 삼불봉 삼거리에 도착한다. 금남정맥 길에서 3~4백 미터쯤 벗어나 있는 삼불봉으로 갔다가 다시 이곳 정맥길로 되돌아 오기로 한다. 삼불봉으로 가는 길은 바닥에 고무가 깔린 나무 계단길 내려갔다가, 가파른 철계단을 따라 계룡팔경 중 제 2경인 겨울철 설화가 아름답다는 오뚝한 삼불봉에 오른다.

 

 삼불봉(775.1m)계룡산의 연봉 가운데 하나로, 삼불봉이라는 명칭은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형상이 세 부처의 모습과 닮았다 하여 붙여진 것이다. 남쪽의 천황봉과 쌀개봉에서 시작되는 계룡산의 주능선에 해당하며, 편마상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쪽에 신선봉과 장군봉이 있고, 서쪽에 화엄십찰의 하나로 420년에 창건된 갑사가 있으며, 남동쪽에 724년에 창건된 동학사가 있다. 남쪽으로 능선이 이어지며, 북쪽으로는 수정봉을 지나 금강에 이른다. 계룡산국립공원에 속하여 등산객이 많이 찾는 봉우리 가운데 하나이며, 특히 겨울에 눈이 내리면 설경이 아름다워 '삼불봉 설화'라 부르며 계룡팔경의 제2경으로 꼽는다.

 

삼불봉 정상에서 바라보니 천황봉에서부터 걸어온 봉우리와 초록 마루금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이 곳에 눈이 덮이면 하얀 눈꽃이 계룡산의 제 2경이라고 한다. 삼불봉에서 과일을 먹으며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후 아직 이른 시간이라서 인지 예상외로 산행길이 한산하여 등산객이 아무도 없는 좁은 바위 봉우리 삼불봉 정상을 뒤로하고 가파른 철계단 길을 걸어 삼거리에 돌아오니, 산행 대장님과 후미 대원들을 모두 만난다.

 

이어지는 발걸음은 행여 국공이 지키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금잔디고개에 눈치를 보아가며 내려서니, 다행히 오늘은 지키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금잔디고개에 설치된 안내판과 이정표를 슬쩍 훑어보고, 얼른 출입금지 구역인 수정봉 자락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다.

 

금잔디고개를 지나니 여느 산과 다를 바 없이 잠시 오르막길 이어지다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능선 길은 발 아래 계곡에 갑사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 바위에 멈추니, 당산님의 고향 집도 바로 앞에 보이는 저수지 앞쪽이라고 한다. 바람이 시원한 수정봉 전망 바위에서 잠시 배낭을 풀고 과일을 먹으면서 쉬어간다. 

 

계룡산 계곡마다 흘러내리는 초록을 바라보며, 잠시 머물던 걸음은 만학골재를 향해 내려가다가 삼거리 갈림길에서 길이 해깔려 걸음을 멈춘다. 직진을 하면 된다는 팀과 GPS 트랙대로 라면 좌측으로 가야 된다는 팀으로 나누어져 잠시 지도와 트랙을 한군데 모아 확인을 하는 동안 근처에 쪽동백나무에 하얀 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어 잠시 접사를 몇 장 해본다.

 

선답자들의 GPS 트랙이 가리키는 좌측으로 가는 길이 맞는 걸로 하고 모두 좌측 길로 향하니, 우측으로 큰 계곡이 생기면서 잠시 둘러가는 마루금이 순조롭게 이어진다. 언제부터인가 인간을 지배하고 있는 기계의 능력이 안일한 육감으로 대처하는 인간의 반항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한다. 

 

찔레꽃 하얗게 피어 있는 길 무덤 여러 기 있는 언덕배기 지나 출입금지 구역이 끝나는 '만학골재'에 내려서니, 자연보호 및 산불예방을 위하여 2008년부터 내년 2월 말까지(10년간) 출입 금지구역을 알리는 안내판이 만학골재에 세워져 있다. 행여 단속하는 사람이 없는 지 주위를 둘러보고, 재빠르게 2차선 도로를 건너 산자락으로 올라, 넓은 무덤가에 배낭을 풀고 과일과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잠시 가파른 길 헉헉거리며 치고 오르니, 고사리 밭으로 변한 넓은 무덤군 봉우리(294m)를 지나고, 금남정맥 324.8m를 알리는 준.희님의 팻말이 달린 봉우리를 지나 다시 한 번 가파르게 헐떡이며 올랐다가 내려선 걸음은 발 아래 도로가 보이고 '구왕고개' 안내판이 붙어 있는 오늘의 종점 '윗장고개'에 내려선다.

 

윗장고개, 구왕고개, 중장고개, 고개 아래 좌측에는 바로 아래 '윗장리' 마을과 조금 더 내려가면 '중장리' 마을이 있고, 우측에는 '구왕리' 마을이 있어 고개 이름을 마을 이름을 따라 제각기 불러지고 있는 듯한데, 확실한 옛 문헌을 찾아 드리대던지, 아니면 가위바위보를 하던지, 제비뽑기를 하던지 하여 이름을 하나로 정하는 것이 지나는 나그네들이 해깔리지 않고 좋을 듯하다. 윗장고개 2차선 도로 옆 넓은 공터에 자리잡고 기다리는 버스에 돌아오면서 오늘 산행길은 종료된다.

 

새벽 3시 30분에 양정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아름다운 바위 봉우리와 초록이 어우러진 계룡산을 지난 약 19Km의 거리에 약 8시간이나 소요된 산행을 마치고, 오전 11시 30분경에 오늘의 목적지 윗장고개에 도착하니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선두팀이 그늘에 앉아 맥주와 막걸리를 마시며 잠시 기다리니 후미 대원들이 모두 무사히 하산을 완료한다.

 

버스 주위에서 버너를 피우고, 준비 해온 식재료들로 즉석에서 하산주 요리가 시작된다. 파전, 고동 등 여러 가지 반찬과 안주에 이곳이 고향인 당산님이 찬조한 공주 밤막걸리와 준비해온 맥주, 소주를 마시며, 라면을 끓이고, 새로이 밥을 지으니 푸짐한 하산주 파티가 된다.

 

모두 일찍 하산을 한 관계로 느긋하게 즐거운 하산주를 마치고, 오후 3시 30분경에 윗장고개를 출발하여, 포항으로 오는 도중에 휴게소를 세 번이나 들려가면서 대체로 이른 시간인 저녁 7시가 조금 지나 연하재에 도착하여, 재무이사님 차로 집으로 돌아오니, 고운산정 산악회 회원님들과 함께 걸은 초록이 넘실대는 아름다운 암릉길 금남정맥 5구간 산행을 성공리에 갈무리해본다.

(2016.05.15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