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산의 겨울
솔길 남현태
오백살 바라보는 나이로
창공에 활갯짓 노익장 과시하는
유전자보호수 은행나무
외딴 농가 겨울 볕에 한가로운데
등뒤에 운주산 멀어져 간다
빼곡하게 자란 소나무 숲
생존 경쟁에 잎 떨어진 소나무
사이사이 애처로운 알몸으로
말라 죽어가는 능선
산비탈 오르는 바람 차갑다
바람거센 음지능선 중턱
조상들 애환서린
옛 숯가마 터 낙엽 속에 잠들고
힘겹게 올라선 전망바위
아련한 당곡지 태공의 추억 펼친다
불던 바람 잠잠한 천장산
작은 정상석 낙목한천 홀로 지키고
포실포실한 낙엽능선 걷다 보면
다사로운 겨울햇살은
지나는 삭풍 어루만진다.
(2018.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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