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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 4구간(땜빵) (구절재~ 고당산~ 추령)

호젓한오솔길 2018. 10. 25. 22:40

 

호남정맥 4구간- (구절재~ 고당산~ 추령)


                                                솔길 남현태


* 위 치 : 전북 정읍시 산내면- 전북 정읍시 내장동

* 일 자 : 2018. 10. 12(금)

* 날 씨 : 맑음
* 동 행 : 호젓한오솔길 홀로
* 산행코스 : 구절재- 미리재- 사적골재- 용전재- 국사봉갈림- 노적봉(552m)- 굴재- 고당산(641.4m)- 개운치-

                   망대봉(556m)- 두들재- 여시목재- 복룡재-  비룡재- 추령

* 산행거리 : 22.15Km (호남정맥: 22.15Km)
* 산행시간 : 7시간 42분 소요(이동시간: 약 7시간 07분)


지난 9월 말에 끝난 호남정맥 땜빵 산행을 위해 어제 포항에서 혼자 내려와 첫날 운암삼거리에서 구절재까지 약 18Km 거리의 3구간 산행을 마친 후 포항으로 올라가지 않고, 전북 정읍시 버스터미널 앞에 있는 모텔에서 숙박을 하고, 오늘 구절재에서 추령까지 약 22Km정도의 4구간 산행을 일찍 마치고 포항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날이 밝을 시간에 일찍 산행을 시작하기 위해 새벽 5시에 폰 알람을 맞추어두고, 초저녁에 한 숨자고 일어난 후에 다시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 새벽에 잠이 들었는데, 깜짝 놀라 듯 잠을 깨니 4시 58분이다. 밤새 기다리다 한 번 울려보지도 못한 알람을 끄고 서둘러 샤워를 하고 짐을 정리하여 모텔을 나서니 새벽 날씨가 차갑게 느껴진다.


차를 몰고 5시 30분경 어제 저녁에 보아 둔 정읍역 앞에 있는 해장국밥 집에 도착하여 뜨거운 콩나물국밥으로 든든하게 아침을 먹은 후 오늘 산행 들머리 구절재로 향한다. 약 30여분간 어두운 길을 달려 날이 밝아오는 아침 6시 30분경 구절재 한길 가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니 날씨가 쌀쌀하여, 어제처럼 긴팔 티에 짧은 티를 하나 껴입고 산행 준비를 한 후 6시 33분에 트랭글을 찍으며 이틀째 산행을 시작한다.

  

숲 속의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구절재 주위 풍경을 잠시 둘러보며, 산행 들머리를 찾아 아침을 열어가는 구절재 풍경 돌아보며 언덕길 올라선다. 첫 번째 봉우리에 올라서니, 붉게 떠오르는 아침 햇살이 우거진 숲 속을 파고든다. 아침 햇살이 비치는 가야 할 산봉우리들 바라보며 걷는 길에 발 아래 구절초 무리와 좌측으로 윗궁실마을 바라보며 '미리재'를 걷는다.


빼곡한 편백나무 숲 길을 지나서 내화벽돌을 쌓아서 만들어 놓은 묘지 옆을 지나 이어지는 걸음은 준.희 님의 팻말이 달린 366.7봉을 지난다. 등산로에 잡풀을 베어놓은 시원한 능선 길 따라 오색 리본들이 달린 호남정맥 소장봉(423.9m)에서 잠시 멈추었던 걸음은 가을 아침 햇살 다사로운 목쟁이 '사적골재'로 내려선다.


사적골재 삼거리에서 좌측 석탄사로 가는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가을빛 내려앉은 임도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사적골재 건너 지나온 소장봉에도 가을빛이 곱게 물들어 간다. 석탄사로 가는 임도에서 좌측으로 등산로를 따라 잠시 걷다 보면, 다시 임도를 만났다가 등산로에 접어들고 묘지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북쪽으로 멀리 전주시 풍경이 아련하게 펼쳐진다. 


소나무와 잡목이 우거진 숲 속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은 작은 봉우리 올라서면 산죽길 따라 내려선 걸음은 옛 사람들이 넘나들던 초라한 흔적이 남은 용전재를 건넌다. 다시 고도를 높이면서 이어지는 산죽길은 국사봉 갈림길을 지나 서서히 고도를 높인 걸음은 정상석은 없고 산님들 리본만 펄럭이는 노적봉(552m)에 올라선다.


우거진 수목에 둘러싸여 조금 허전하게 느껴지는 노적봉에서 잠시 머물던 걸음은 고도를 낮추어 묘지들이 늘어서 있는 길 따라 '굴재'로 내려서고, 다시 천천히 고도를 높이며 고당산으로 오르는 지루한 오르막 길이 이어진다. 가파른 바위 길 오르고 나면 다시 완만한 산죽길이 이어지다가 다시 고도를 높이는 산죽길을 지나니, 준.희님의 팻말과 오색 리본이 펄럭이는 오늘의 최고봉 고당산(642.4m) 정상에 올라선다.


정상에 무덤이 있고 조금은 설렁하게 느껴지는 고당산 정상에서 잠시 머물던 걸음은 오색 리본길 따라 걸음을 재촉한다. 한쪽으로 그물 울타리가 처진 빼곡한 대나무 숲 길 따라 내려오니, 외딴 집 뒤에서 갑자기 등산로가 없어진다. 할 수 없이 남의 집 뒤안으로 내려서니, 사방으로 둘러진 그물 우리 속에 갇히는 꼴이 되고, 마당에는 목줄을 길게 매어놓은 사나운 개가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하면서 짖어댄다.


우측으로 그물을 넘어 어렵게 시멘트 농로에 내려서서 2차선 도로가 가로 놓인 개운치에 도착한다. 개운치에서 돌아본 출구가 없는 호남정맥 길은 무조건 틀어막지만 말고 어디엔가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는 통로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망대봉 오르는 등산로 입구를 살피면서 개운치 2차선 도로를 건너니, 대나무 숲에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어두컴컴한 등산로 입구가 보이고, 빼곡한 대나무 숲 속 길을 지나니 흐지부지해진 등산로는 있다가 없다가 한다.


쓰러진 고사목과 잡목 우거진 가파른 길 밀고 올라 헐무리한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고, 다시 이어지는 능선 길은 바위 길과 산죽 우거진 길 지나 고도를 높이니, 정상에 통신탑이 있고 철망 울타리로 둘러진 망대봉(558m)에 도착하여 울타리를 따라 좌측으로 돌아간다.


아련히 멀어져 가는 지나온 고당산 모습 돌아보고, 좌측으로 가파른 비탈을 따라 망대봉을 돌아서 통신탑 출입문이 있는 아스팔트 도로에 올라서니 포근한 느낌이 든다. 따뜻한 아스팔트 그늘에 앉아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고 도시락을 펼치니, 아래 저녁에 아이스박스에 넣어온 도시락의 밥알이 굳어서 목구멍에 잘 넘어가지 않는다. 밥은 반쯤 먹은 후 버리고 구운 계란 5개를 김치와 함께 먹으면서 점심을 대신한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망대봉을 내려서던 걸음은 두들재에서 다시 등산로에 접어들고 우거진 숲 길과 칡넝쿨 길, 쓰러진 소나무들이 가로 막은 까탈스러운 길을 지나 내장산 국립공원 출입금지 안내판이 있는 곳으로 잠시 짧은 알바를 하고 돌아 나온다.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이어진 걸음은 시멘트 도로가 있는 한가로운 '여시목' 고개를 건너고, 칡넝쿨 우거진 들머리에 오늘 처음으로 우리팀 리본이 눈에 보인다. 


다시 능선에 올라서니 멀리 오늘 가야할 봉우리들이 멀어만 보이고, 복흥터널로 들어가는 자동차소리 들리는 복룡재를 지난다. 다시 쓰러진 소나무들이 막아서는 까다로운 길을 지나 가파른 오르막 길과 산죽 우거진 길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면서, 다 왔나 싶으면 다시 앞을 막아서는 산봉우리들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빼곡한 참나무 숲 속을 따라 이어지는 길 전망바위에 올라서니, 다음에 가야 할 내장산 모습이 장황하게 펼쳐지고 추령으로 올라가는 꼬불꼬불한 찻길이 발 아래를 지난다. 다음에 가야 할 마지막 내장산 구간은 가을 단풍이 물들어 산님들이 붐비기 전에 서둘러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전망바위 마다 걸음 멈추고 가을 익어가는 풍경에 빠져든다.


오늘의 마지막 바위 봉우리에서 아름다운 내장산 풍경과 걸어온 봉우리와 능선 길 돌아보고 서두른 발걸음 묘지들이 있는 길을 따라 추령으로 내려서려고 하니 길이 막혀있어, 무덤 앞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남의 집 뒤안길로 내려서고 추령의 2차선 도로를 건너서 자동차가 한 대도 없는 한가롭기만 한 추령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산행 길은 종료된다.


어제 산행을 마친 구절재에서 아침 6시 33분에 산행을 시작하여, 어제 보다는 길이 좋았지만 부분적으로 고사목들이 쓰러져 있어 까다롭게 느껴진 약 22Km거리에 7시간 42분 정도 소요된 산행을 마치고, 오후 2시 15분경에 내장산의 문턱인 추령에 도착하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이틀간의 산행 동안 산꾼을 한 사람도 만나지 못한 호젓하기만 했던 호남정맥 3, 4 구간은 가시넝쿨과 쓰러진 고사목으로 온몸에 할퀴고 멍든 상처를 안겨주어 다시 오고 싶은 미련을 남기지 않은 산행 길이 된 듯하다. 이제 호남정맥 길도 오늘 산행을 끝낸 '추령'에서 단풍의 명소인 내장산을 통과하여 추월산 아래 '밀재에 이르는 약 28Km를 숙제로 남겨두게 된다.


넓은 주차장에 자동차가 한 대도 없이 텅텅 비어있는 모습이 한가롭게만 보이는 추령에 도착하여, 폰으로 검색을 한 진흥콜택시에 전화를 하고 느긋하게 앉아서 잠시 기다리다가 도착하는 택시를 타고 약 40여분거리의 구절재로 돌아오니 택시비가 3만 8천여 원이 나와 4만원을 지불한다.


차에 있던 식수 두 병으로 머리를 감고, 차 안에서 옷을 갈아입은 후 운전을 하여 포항으로 돌아오는 길은 갈 때와는 달리 고속도로에 자동차들이 많이 달리는 주간에 운전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자꾸 오른쪽 발끝에 힘이 들어간다. 고속으로 달리면 소음이 크고 연료 소비가 많은 인터쿨러 타입 엔진이 장착된 낡은 테라칸은 가뿐 숨소리를 뿜어낸다.


대구에서 경부고속도로 진입하는데 퇴근 시간이라서 인지 차가 많이 밀려서 할 수 없이 와촌 휴게소에 들러서 잠시 용변을 보고 저녁 7시 20분경에 포항으로 들어오는 길도 퇴근 차량들로 붐비어 저녁 8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집에 도착을 한다. 오랜만에 마눌이 지어놓은 따뜻한 저녁을 먹으면서 호남정맥 3, 4구간 산행 길을 갈무리 해본다. 

(2018.10.12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