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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북정맥 마지막 13구간 (장재~ 지령산~ 안흥진)

호젓한오솔길 2018. 10. 25. 22:49

금북정맥 마지막 13구간 (장재~ 지령산~ 안흥진)


                                                  솔길 남현테


* 위 치 : 충남 태안군 소원면 - 근흥면 안흥진

* 일 자 : 2018.10.21(일)

* 날 씨 : 맑음

* 동 행 : 고운산정 금북정맥팀 17명

* 산행코스 : 장재- 매봉산(101.8m)- 남산(89m)- 후동고개- 근흥중학교- 옥녀봉- 장승고개- 여우고개- 죽령고개-

                   지령산(220m)-  갈음이고개- 갈음이해수욕장- 안흥진

* 산행거리 : 21.09 Km (정맥거리: 21.09  Km)

* 산행시간 : 약 6시간 15분소요(이동시간 5시간 46분)


언제 가을이 오기는 오려나 싶던 그 지루하던 찜통더위가 어느 새 아련한 추억 속으로 멀어져 가고,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여 모두들 추워라 추워라 하는 날씨가 어느덧 된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을 사흘 앞둔 10월 셋째 주말을 맞이한다. 며칠 전에는 단풍이 절정을 이룬 설악산에 제법 많은 눈이 내렸다고 하니, 어김없이 자연은 서둘러 겨울 소식을 알려주는 듯하다.

 

주위에 가을이 한창 무르익어가는 이번 주에는 고운산정에서 작년 10월 달부터 진행하여 온 금북정맥의 마지막 구간 산행을 하는 날이라 또 하나의 정맥을 끝내게 된다는 보람에 앞서 이번 금북정맥이 끝나면 그간 함께 걸었던 일부 대원들과 헤어지고 팀이 해체 된다는 아쉬운 마음을 남기는 산길이 될 것 같아 즐겁지 많은 않을 듯하다.

 

이번 주에 산행하게 될 금북정맥 마지막 13구간은 지난 달에 산행을 종료한 충남 태안군 소원면의 장재에서 출발하여 매봉산, 남산, 후동고개, 근흥중학교, 옥녀봉, 장승고개, 여우고개, 죽령고개, 지령산, 갈음이고개, 갈음이해수욕장을 거처 태안군 근흥면의 안흥진까지 이어지는 약 21Km 구간으로 나지막한 야산과 농로, 임도 등으로 가벼운 산행이 예상된다.
 

일요일 새벽 4시에 포항시 북구 장량동 두산위브 사거리에서 3명이 탑승하고 출발한 버스는 부산프라자, 창포사거리, 우현사거리, 천령산 막걸리, 양학육교, 한방병원, 승리아파트, 공대정문을 지나 04:30분에 지곡 롯데마트 앞에 도착하니, 오늘이 마지막 산행이라 긴장들이 풀려서 그런지 지각을 하는 대원들이 여러 명 되어 기다리느라 약 20분 정도 지체하였다가 고속도로 IC 에서 장시간 기다리시던 정자솔님이 탑승하니, 오늘 산행에 참여한 대원이 17명이라고 한다.

 

모두 모자라는 잠을 보충하면서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도중에 공주 휴게소에 잠시 들렸다가 예상보다 조금 늦어진 아침 9시 38분경에 장재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날씨가 춥지를 않고 가을 햇살이 쨍쨍하다. 각자 서둘러 산행 준비를 하고, 버스기사님의 도움으로 지난 달에 비를 피해 하산 주를 나누던 장재 버스 정류장 앞에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도로를 따라 잠시 내려가서 32번 국도를 건너고 잠시 임도 따라 이어지는 발걸음들 가볍다. 


야산 길로 들어서니 여기저기 택지로 개발이 되어버린 마루금은 남의 집 뒤안길로 따라 가다가 울타리 안에 갇히게 되고 짖어대는 개소리와 토박이들의 눈치를 살펴가며, 이리저리 끊어진 정맥을 찾아 새로 생긴 농가 사이를 빠져나간다. 끊어진 마루금을 찾는다고 배낭을 매고 집안으로 들락거리는 사람들을 자주 보아온 주민들은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는 듯한데, 충성스러운 개들만 책임을 다하는 척 부지런히 짖어댄다.


농로를 따라 이어지는 길가에는 산죽처럼 파란 생강 밭과 심어 놓은 마늘이 파릇파릇 자라는 들판이 눈에 들어온다. 묘지를 따라 오르는 길은 작은 야산을 하나 넘으면, 다시 마늘과 생강이 자라는 밭두렁 길로 내려서고, 잠시 2차선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마루금은 멋진 보호수 노송이 있는 마금1리 경로당 앞을 지난다.


주위에 넓은 마늘 밭을 바라보며 걷는 걸음은 마금1리 마을 사이를 가르는 아스팔트 포장 길이 조금 지겹게 느껴지는 마루금은 우측으로 리본이 달린 등산로를 따라 잠시 가파른 길 올라 흔적이 없는 매봉산(101.6m)을 넘는다. 시멘트 농로 사거리 안기리로 내려선 걸음은 작은 야산을 하나 넘어서 배추밭 길 건너고 무덤가 그늘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잠시 쉬어간다.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앞쪽에 보이는 가야 할 나지막한 야산을 향하여, 넓은 마늘 밭둑 길을 따라 농로를 건너서 다시 밭을 따라 야산으로 오른다. 오름길에서 끊어질 듯 어렵게 이어지는 금북 마루금 풍경 돌아보고, 나지막한 봉우리 오른 걸음은 잠시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다가 아스팔트 도로가 있는 후동고개를 건넌다.


다시 이어지는 나지막한 능선 길은 두 개의 돌탑을 쌓아놓은 104 봉우리에서 기념사진 찍어보고, 대원들이 다 모이기를 기다렸다가 단체사진을 찍어본다. 산이좋아님과 자리 바꾸어 나도 한 장 찍혀보고, 이어지는 나지막한 야산 길 오르내리던 정겨운 발걸음은 충남 태안군 근흥면 용산리 마을로 내려선다.

 

근흥중학교 앞을 지나 점심을 싸오지 않은 사람들은 근처 중국집으로 들어가 식사를 하고, 점심 도시락을 준비해온 6명은 다시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마루금을 걷다가 우측으로 등산로를 따라 산속으로 접어들어 그늘 시원한 산소 앞에서 둘러 앉아 점심 도시락을 펼친다.


산소들 앞에서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산소 뒤로 올라와서 바라보니, 시원하게 트인 조망이 이 곳이 명당이라는 생각이 든다. 묘지 뒤를 따라 잠시 가파르게 올라선 걸음은 가을이 한창 무르익어가는 소나무 숲길 따라 나지막한 야산들은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고 좌측 산불이 난 곳으로 서해의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 옥녀봉을 지나고, 따사로운 햇살이 파고드는 소나무 숲 길 따라 채소밭 일구어진 농로를 따라 내려선 장승고개 2차선 도로를 건넌다.


우측으로 밭둑에 그물 울타리가 둘러진 곳에서 들머리를 찾아 잠시 서성이던 걸음은 그물을 넘어 등산로에 접어들고, 칡넝쿨 속으로 오르내린 걸음은 가을 햇살 내려앉은 넓은 등산로를 따라 정겨운 발걸음 이어간다. 부드러운 능선길 이어지던 걸음은 임도가 가로 지르는 여우고개에 내려서고 임도를 따라 잠시 걷다가 우측 능선으로 올라 붙은 걸음은 주유소가 보이는 죽림고개 구 길에 내려서고, 죽림고개 2차선 넓은 도로를 건너 군부대로 가는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지령산으로 오른다.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잠시 등산로에 접어들고, 다시 군부대 도로를 따라 끝까지 올라가니, 군부대 정문이 나오고 사나운 개는 짖어대는데, 좌측으로 돌아갈 길이 보이지 앉아, 잠시 돌아내려와서 좌측으로 철망을 돌아가는 길을 찾아 접어든다. 철망 울타리를 밖으로 따라 돌아가다가 보니, 철조망으로 앞이 막히고, 들어가지 말라고 지뢰 매설을 알리는 빨간 깃발을 달아놓았지만, 하는 수 없이 철조망을 넘어선다.


다시 철망 울타리를 밖을 따라 돌아가는 길,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와 안흥진 풍경이 반갑게 눈에 들어온다. 잠시 가다가 아래쪽으로 내려서니 좌측에도 철조망 울타리가 보여 가운데 갇히는 기분이 든다. 다시 좌측으로 철조망을 끼고 도는 길 가야 할 두 봉우리가 보이는 곳에서 아래쪽으로 뚝 떨어지다가 우측으로 이어지는 능선 탈출로가 보여 접어드니, 시멘트 도로가 가로 놓인 갈음이 고개를 건넌다.

 

여기저기 낡은 반공호가 있는 능선을 지나 바닷가로 뚝 떨어진 마루금은 소나무 숲이 있는 갈음이 해수욕장 옆을 지나 백사장을 건너니, 사실상 금북정맥은 여기서 끝이 난 듯한 기분이 든다. 해수욕장 백사장에 머리를 처박았던 금북정맥은 마지막 안간 힘을 쓰면서 기를 모아 백사장을 엉금엉금 기듯이 건너 마지막 봉우리를 향하여 솟구친다.


건너와서 돌아보니, 금북정맥 마루금이 해안 소나무들을 디딤돌로 어렵게 건넌 '갈음이 해수욕장'모습이 평화롭게만 보인다. 산님들 리본이 전시장처럼 주렁주렁 달린 마지막 봉우리 앞에 우리 고운산정 리본도 하나 달아놓고 잠시 가파르게 밀고 오른 걸음은 오늘의 마지막 128m 봉우리에 올라선다.


고운산정 리본과 우리팀 리본을 사진에 담아보고 여유로운 걸음은 오늘의 종점 안흥진 정자에 도착하여, 멋진 해안 풍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어보고, 칠장산에서부터 부지런히 달려온 금북정맥 마루금이 서해 바다 물 속으로 고개를 숙인 안흥진 바닷가에서 선두팀 기념사진을 찍은 후 해변에 흐드러진 감국을 사진에 담아보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아침 9시 40분경에 산행을 시작하여, 약 21 Km 거리에 6시간 15분 정도 소요된 산행을 마치고, 오후 4시경에 안흥진 해변에 도착한 선두팀 기념사진을 찍은 후 주위의 '카밀리아하우스 아파트' 단지에서 기다리는 버스에 도착하여, 버스 옆에 있는 아파트단지 수돗물로 씻고 옷을 갈아 입은 후 축하 꽃다발과 맥주 몇 병 들고 산행 날머리 바닷가로 다시 가서 금북정맥 종주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대원들이 모두 하산하기를 기다린다.


81세의 연세에 후배들의 금북정맥 완주 축하 산행을 오시어 함께 걸으며 후배들의 귀감이 되어주신 정자솔 고문님과 끝까지 함께 발걸음을 맞추어 걸은 김향님과 산이좋아님 아름다운 모습으로 하산을 한다. 모두 안흥진 해변에 모여 한남금북. 금북정맥 완주 단체사진을 찍어보고, 자리를 옮겨 신진대교를 배경으로 단체사진 찍어보고, 기념사진 촬영을 모두 마치고 버스로 돌아오면서 금북정막 산행 길은 종료된다. 

 

산행을 마치고 모두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신진대교 건너 신진항에 있는 '항구회관'식당에 들러 우럭 매운탕으로 저녁을 먹으면서, 소주와 감사님이 찬조한 달콤한 구기자주로 느긋하게 하산주를 나눈다. 종주 대원들 모두에게 각각 축하의 선물로 전서체 작품을 써오신 정자솔 고문님 오늘 함께하시어 자리를 빛내어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느긋하게 하산 주를 마치고, 저녁 6시 40분경에 출발하여 포항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개인별로 이번 정맥 길에서 느낀 소감 발표도 하면서,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포항에 도착하여, 아침에 역순으로 시내를 경유하면서 회원들을 내린 후 다행이 날이 바뀌기 전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오늘 바쁘신 와중에 귀한 걸음으로 자리를 빛내어주신 정자솔 고문님과 13개월 동안 험난한 정맥 길 함께 걸은 '죽심철각' 고운산정 회원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금북정맥 마지막 13구간 산행 길을 성공리에 갈무리해본다. 

(2018.10.21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