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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정맥 2구간 (광덕고개~ 백운산~ 청계산~ 노채고개)

호젓한오솔길 2018. 12. 7. 01:15

 

한북정맥 2구간 (광덕고개~ 백운산~ 청계산~ 노채고개)


                                                          솔길 남현태


* 위 치 : 강원 화천군 사내면 - 경기 포천시 일동면

* 일 자 : 2018.11.17(토)

* 날 씨 : 맑음

* 동 행 : 알파인님, 산이좋아님, 뜸달님, 호젓한오솔길

* 산행코스 : 광덕고개- 백운산(903.1m)- 삼각봉(921m)- 도마치봉(948m)- 도마봉(883m)- 도마치고개- 신로봉(981m)-

                   돌풍봉(997m)- 국망봉(1,187.3m)- 견치봉(1,117m)- 민둥산(1,008m)- 도성고개- 백호봉(806m)-

                   강씨봉(830m)- 한나무봉(768m)- 오뚜기고개- 한우리봉(748m)- 명지지맥분기- 청계산(849m)- 길마고개-

                   길매봉(773m)- 노채고개

* 산행거리 : 28.91 Km (정맥거리: 28.91 Km)

* 산행시간 : 약 10시간 41분소요(이동시간 9시간 29분)

 

어느덧 11월도 중순을 넘어 거리의 가로수 노란 은행나무들이 마지막 잎은 지우고 있는 가을의 끝자락이라고는 하지만, 절기상으로는 어느덧 '입동'을 넘기고 '소설'이 가까워지고 있으니, 아침 저녁으로 옷깃을 여미는 날씨가 좋던 싫던 지루한 겨울의 문턱으로 서서히 접어들고 있는 듯하다.

 

주변에 아직 가을 여운이 남아 있는 이번 주에는 지난 달 마지막 주에 팀산행으로 시작한 한북정맥의 2, 3구간을 토요일 일요일 이틀 간에 이어서 산행을 하기로 한다. 한강의 북쪽 최전방 고지를 따라 걷는 한북정맥은 지난 달 첫 산행 길에서 이미 수북이 쌓인 눈길을 걸으며 겨울 산행의 참 맛을 톡톡히 느끼고 온 터라 영상의 기온인 포항의 늦가을과 새벽에 영하 5도까지 내려가는 한북정맥 길의 겨울 속을 오락가락하는 느낌이 든다.


금요일 밤 자정에 고속도로 입구에서 만나기로 하여 11시 30분에 집에서 출발하여 가는 도중에 뜸달님을 태우고,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 잠시 기다리다가 도착하는 산이좋아님 차에 옮겨 타고 도중에 고속도로를 지나 국도변에 있는 '양평해장국'집에서 새벽 4시경에 이른 아침을 먹은 후 새벽 5시경에 지난 번에 산행을 마친 광덕고개에 도착하니, 영하 5도라고 하는 이곳 날씨는 포근한 포항의 날씨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춥게 느껴진다.


자동차 히터를 틀어 놓고 차 안에서 잠시 눈을 붙인 후 날이 밝아오는 시간에 일어나 산행 준비를 하고, 아침 7시에 울리는 광덕휴게소 기상 음악소리를 들으며, 2차선 도로가 산모퉁이를 돌아가는 광덕고개 모습 돌아보며, 휴게소 뒤쪽으로 나 있는 철계단 길 따라 산행을 시작하는데, 차가운 날씨라고는 하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퍽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덕배기에 올라서니, 포천 '한북정맥' 등산 안내판과 백운산 정상이 3.1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는 낙엽 능선 길은 잠시 가파른 봉우리 올라서니, 앙상한 겨울나무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을 맞이하고 지난 번에 걸어온 광덕산과 방금 출발한 광덕고개를 바라보면서, 어느새 달아오른 몸은 바람막이 겉옷을 벗어 배낭 속에 넣는다.


아침 햇살이 스며드는 평온한 낙엽 능선 길, 소나무와 참나무가 사랑을 나누는 연리지 모습을 숲 속에 우두커니 앉아 바라보고 있는 점잖은 바위를 지나 오늘의 첫 봉우리 넓은 헬기장이 있는 백운산(903.1m) 정상에 올라 선다. 100대 명산에 들어간다고 하는 백운산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보고, 이어지는 걸음은 작은 정상석이 있는 삼각봉(921m)을 지나 잠시 고도를 높인 걸음은 넓은 헬기장이 있는 도마치봉(925.1m)에 올라서서 기념사진 찍어본다,


산악회 리본과 우리 리본 하나 달아놓고 도마치봉 내려서는 길에 이 높은 산봉우리의 바위에서 흘러 나오는 시원한 약수를 한 바가지씩 마시고 물맛이 좋아 물병에 정수기 물은 버리고 약수로 채우기도 한다. 등 뒤에 도마치봉의 암릉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풍경을 돌아보며, 헬기장이 있는 도마봉(883m)에 올라서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보고, 주변에 억새가 아름다운 포근한 헬기장에 앉아 과일을 먹으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신로봉과 멀리 국망봉을 바라보면서 걸음을 이어간다.


신호봉으로 이어지는 낙엽 바스락거리는 능선 길은 어느덧 월동 채비를 마친 목마른 나무들은 촉촉한 눈을 기다리는 듯하고, 골짜기를 메우던 하얀 안개 따가운 늦가을 햇살에 혼비백산하니, 겨울 옷 차려 입고 산길 가는 나그네 등허리엔 식은 땀이 콩죽처럼 흐른다.


등산로에 깔려 자꾸만 발에 걸리는 통신 케이블과 산등성이 봉우리 마다 이어지는 참호들 방어 진지를 구축해 놓은 이 곳이 전방 지대임을 실감나게 한다. 좌측에 벌목을 하여 시원하게 트인 능선 길은 발걸음들 가볍고,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북녘 골짜기 마다 아직 하얀 안개가 운해를 이루고 있다.


삼각봉(신로봉)이 올려다 보이는 잘록한 고개를 지나 삼각봉 오르면서 돌아본 신호령의 바위 봉우리 모습 아름답게 펼쳐진다. 삼각봉(981m)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갈색 능선길 잠시 힘차게 밀어 올리더니,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발 아래 포천시 일동면과 이동면은 이제 안개가 걷힌 듯 한데, 멀리 임진강이 있는 북녘 땅은 아직 짙은 안개 속에 아련하기만 하다. 다시 포근한 낙엽길 따라 이어지던 능선이 바위가 박힌 가파른 비탈 길을 잠시 숨가쁘게 밀고 오르더니, 고지를 방어하는 참호들을 지나 한북정맥의 최고봉인 국망봉(1,168.1m)에 올라선다.


오늘의 최고봉인 국망봉 정성석 옆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보고, 사방을 한 바퀴 둘러보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아직도 안개가 서려있는 포천시 일동면 풍경은 주말을 맞아 여유롭기만 하고, 남서쪽으로 가야 할 능선과 봉우리들 안개 속에 마음 설레이는데, 멀리 수피령에서부터 걸어온 능선과 봉우리들이 한 가닥 아련한 추억 속으로 정겹게 펼쳐진다.


 좌측 동쪽으로 우람한 화학산이 한 번 보아주고 가라는 길 따라 송곳니처럼 생겼는지는 몰라도 이름도 이상한 견치봉(1,117m)에 올라 기념사진 찍어보니, 오늘은 산봉우리가 많아 인물 사진을 많이 찍는 듯하다. 헬기장 주변에 억새가 따사로운 민둥산(1,008m)에 도착하여, 정상석과 같이 기념사진 찍어보고, 정상에 둘러 앉아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하얗게 머리 풀어헤친 억새길 지나 고도를 낮추는 능선 길, 오전에는 청명하고 포근하던 날씨가 오후로 접어들면서 갑자기 바람이 일면서 뿌연 초 미세 먼지가 몰려들고 하늘이 흐리멍덩 해지더니, 으슬으슬 추워지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숨 쉬기가 부담스러운 듯 호흡이 답답한 느낌이 든다.


일천 고지 민둥산에서 서서히 고도를 낮추는 마루금은 도성고개(631m)에 내려서고 다시 강씨봉을 향하여 길가에 벤치가 설치된 곳을 지난다. 잠시 가파른 통나무 계단길 밟아 오르더니, 산봉우리 위에 벤치가 설치되어 있는 백호봉(815m)이라는 표시가 붙은 봉우리에 올라서고, 백호봉에서 바로 앞에 보이는 조금 더 높은 봉우리가 강씨봉인 듯하여 걸음을 재촉한다.


나무계단이 잘 단장된 등산로를 따라 올라선 사방으로 조망이 훤하게 트인 강씨봉(830m)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어보고, 강씨봉에서 바라본 포천 방향의 명산(금주산, 관모봉, 관음산, 사향산) 조망 안내판과 가평 방향의 명산(국망봉, 민둥산, 화악산, 촛대봉, 명지산, 김이봉) 조망 안내판 앞에서 비교하면서 주위를 둘러본다.


걸어온 능선 길이 가물가물 정겹게 이어지고 가야 할 능선 멀리 구름 위에 유아독존 우뚝 솟은 내일 가야 할 운악산 모습이 마음 설레게 한다. 잘 단장된 등산로를 따라 작은 봉우리들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능선 길은 가파른 계단길 따라 차량 출입이 통제된 임도에 내려서니, 사거리에 이정표가 설치된 이 곳이 오뚜기령이라는 커다란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육군 '오뚜기부대'가 길을 닦은 고개라고 하여 오뚜기령 이라고 한다니, 우리 둘째 아들이 이곳 오뚜기부대에서 군대 생활을 할 때 무거운 박격포를 메고 오르내린 곳이라고 생각하니 새삼 마음이 아려 얼른 폰으로 사진을 찍어 가족 카톡방에 올렸더니 작은 놈이 감회가 새롭다고 한다.


오뚜기 고개에서 잠시 비탈길 올라 벤치가 설치되어 있는 명지지맥 분기점(귀목봉 갈림길) 봉우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걸음은 낙엽 능선길 오르내리다가 가파른 나무계단 길 밟아 올라 100대 명산에 들어간다는 청계산(849.1m) 정상에 도착한다. 창계산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어보고, 가파르게 내려서는 길을 따라 군부대 사격장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곳을 지난다.


전방에 사격장이 있는 곳에서 우회전 하여 건너 가야 할 바위 봉우리가 섬찟하게 막아서는 모습 바라보며, 낙엽 쌓여 미끄러운 가파른 비탈길을 로프를 잡고 조심조심 내려선다. 지친 발걸음 앞을 당당하게 막아서는 거친 바위 봉우리 바라보며 길마재(595m) 이정표를 지나니, 이 곳에도 사격 훈련장의 불발탄 위험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바위 벼랑을 오르는 길은 로프 등 안전 시설이 잘되어 있지만, 눈이 내리면 오르기가 참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발한발 밟아 오른다. 뾰족한 바위 봉우리 우측으로 돌아 올라 가는 길, 로프와 발판이 설치되어 생각보다 별로 까다롭지는 않은 듯 하지만, 사진을 찍으랴 풍경을 감상하랴 카메라를 넣었다 뺏다 하면서 오르는 바쁜 걸음은 저물어가는 늦은 시간에 더디게만 느껴진다.


거친 바위에 붙어 어렵게 살아가는 소나무들 모습 카메라에 담으면서 오르는 바위 벼랑길, 올 여름 그 무덥던 불볕 더위와 기근에 시달리다가 또 한쪽 가지를 포기한 체 마지막 남은 가지에 한 줌도 남지 않는 솔잎을 달고 가쁜 숨을 몰아 쉬면서, 다가 올 삼동을 준비하고 있는 기구한 운명의 야윈 노송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고난의 삶 속에서도 오로지 종족 번식을 위해 가지 마다 솔방울 주렁주렁 달린 바위에 노송들은 삭풍과 기근을 견디며 모진 삶을 살아가느라 배배 꼬인 앙상한 몸매가 하찮은 일에 바둥거리다가 쉽게 포기하고 마는 우리네 인간사와는 달리 그래도 여유가 있고 한가롭게만 보인다.


바위길 오르면서 건너온 청계산 벼랑길 풍경 돌아보고, 어렵게 한세상 살다가 바위에 느긋하게 드러누워 여생을 마치고 미라가 된 고사목 너머로 미세먼지 뿌옇게 덮인 가평군 풍경 바라보면서, 오랜 세월 모진 고통을 참고 견디어 분재 같은 모습으로 대자연 속에 명품이 된 노송들의 안식처 바위 봉우리 올라선다.


건너 온 청계산 모습 돌아보고 이어지는 바위 능선 길, 갈라진 바위 틈에 쐐기처럼 작은 돌이 끼어 틈이 점점 벌어지고 있는 곳을 지나 낙엽 깔린 바위 능선 길 따라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길매봉(735m)에 올라선다. 아름다운 바위 봉우리 길매봉에서 기념사진 찍혀보고, 흐릿한 운무 속에 솟아 오른 내일 가야 할 우람한 운악산 모습 바라보면서 가파른 길매봉 바위길 서둘러 내려선다.


짧은 하루 해는 이미 서산마루에 걸리어 마지막 안간힘을 다해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시간 서두른 발걸음은 참호가 줄지어 있는 능선길 오르내리며 하산을 서두른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아슬아슬 한 시간에 참호 속으로 달려가면서 오늘의 종점 노채고개에 무사히 도착하면서 산행 길은 종료된다.

 

어둠이 밟아오는 아침 7시경에 강원 화천군 사내면의 광덕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일천 고지를 수 없이 오르내리는 약 28.91Km거리에 10시간 41분이나 소요된 조금은 지루한 산행을 마치고, 어둠이 짙어가기 시작하는 오후 5시 41분경에 강원 포천시 일동면의 노채고개에 도착하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노채고개에서 택시를 타고 광덕고개까지 돌아오니 택시비가 35,000원이 나온다. 


서둘러 차를 몰고 포천시 일동면으로 돌아와서 모텔을 잡으니, 이 곳이 군부대 밀집 지역이라 주말 특수를 놀이는 때문인지 모텔비를 10만원이나 달라고 하여 비싸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별 수 없이 방을 정하고, 서둘러 근처에 식당을 찾아 제육볶음 비빔밥으로 저녁을 먹는다. 모텔로 돌아와 지금은 전국 브랜드가 된 포천 이동 막걸리를 몇 잔 마시고 내일 산행을 위해 일찌감치 하루 일정을 마무리 한다.

(2018.11.17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