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몰래길, 와인터널 트레킹
솔길 남현태
* 위 치 : 경북 청도군 풍각면 성곡리- 청도군 화양면 삼신리
* 일 자 : 2018.12.18(화)
* 날 씨 : 맑음
* 동 행 : 포항 우리들산악회 90명
* 여행코스 : 성곡저수지 몰래길- 다로리 벽화마을- 와인터널- 프로방스 포토랜드 크리스마스 산타 빛 축제
어느덧 저물어가는 대망의 무술년도 마지막 12월이 중순을 넘어서고 있는 셋째 주말에는 토요일에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대한민국 시서문학 29호 출판 기념회에 과분한 "예술인 대상'을 수상하러 다녀오고, 일요일에는 둘째 아기 출산을 앞 둔 큰 아들 집에 며느리 산후 조리를 위해 간다고 하는 집 사람을 태워다 줄 겸 대구에 다녀오고 나니, 2주 연속으로 산행을 걸러버린 아쉬움이 남는다.
월요일 저녁에 9시가 넘어 오랜만에 민트님이 전화가 와서 갑자기 내일 우리들 산악회에서 청도 몰래길 트레킹을 가는 데 같이 좀 가자고 한다. 너무 갑작스런 전화에 난색을 표하니, 친정 아버지와 같이 가기로 하고 신청을 하였는데, 아버지가 몸이 좀 안 좋으셨어 못 가게 되었다고 웬만하면 대타로 같이 좀 가 달라고 하여 그렇게 하기로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하고, 집에서 조금 떨어진 장성갤러리 앞에서 7시 30분에 출발하는 1호 차를 타고, 창포 우체국, 창포 사거리 주유소, 여성 아이병원, 우현 사거리 인디안, 천령산 막걸리, 양학육교를 지나 포항 종합운동장에 도착하여, 지곡에서 오는 2호차로 갈아 타니, 잠시 후에 출발하여 이동 사거리에서 마지막 회원들을 태우고 고속도로에 올라선다.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도중에 영천 휴게소에 들러 산악회에서 준비한 미역국으로 아침을 먹은 후 오전 9시경에 경북 청도군 풍각면 성곡리에 도착하여, 성곡저수지를 한 바퀴 걷는 둘레길 트레킹을 위해 차에서 내리니 생각보다 날씨가 포근하여, 겨울 기모 등산바지를 입고 온 것이 약간의 부담을 느끼게 하는 듯하다.
청도군 풍각면 성곡저수지 상류의 성곡리 마을 앞 주차장에 내려 2차선 도로변을 따라 걷는 길, 출발지점 좌측에 식당, 매점, 농산물 직매장, 동네북가페가 마련된 (몰래길 사무국)이라고는 하지만, 할랑하게 인기척 하나 없는 '청도 성수월마을 그린투어센터' 앞을 지난다. 우측 저수지 물위에 덩그렇게 새로이 둥지를 튼 은행나무인지 느티나무인지 커다란 고목나무는 옛날 이 마을 어귀에서 마을을 지키던 보호수라도 되는 듯 저수지를 막을 때 물에 잠기게 되어 인공으로 쌓아 올린 작은 섬에 옮겨 심은 듯하다.
2차선 도로변 따라 저수지 상류로 올라가는 길, 간밤 영하 5도의 매서운 날씨에 얼음물에 발 담그고 족욕 즐기던 버드나무들은 포근한 아침 햇살을 받아 삼키며, 겨울나기 송사리떼 숨어사는 물속으로 밤새 지친 몰골 앙상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언 땅이 녹아가는 도로변을 걷던 발걸음은 어느덧 겉은 녹아 질퍽거리기 시작하는 저수지 상류의 몰래길로 들어서니, 약간 더위를 느끼게 하는 포근한 겨울 햇살에 마음은 어느덧 봄이 온 듯 버드나무 새싹이 움트는 소리가 귓가에 소곤소곤 들리는 듯하다.
정겹게 이어지는 여유로운 우리들의 발걸음은 마른 갈대 하늘거리는 저수지 상류의 작은 개울을 건너, 제방 쪽으로 돌아 내려 오는 몰래길은 연둣빛 버들과 벚꽃이 화사하게 피는 봄철에 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수지 수면을 비추는 따사로운 겨울 햇살에 눈이 부시는 길을 따라 제방 쪽으로 나오니 말끔한 제방 상태를 보아 성곡저수지는 축조를 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보이고, 제방에서 바라본 잔잔한 저수지 건너 멀리 하얀 기상관측소 건물을 머리에 이고 있는 비슬산 조화봉 모습이 아련하게 눈에 든다.
오늘은 골치 아픈 미세 먼지 같은 것은 없다는 듯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수줍은 듯 동동 떠 다니는 시원한 풍경에 가슴이 확 트이는 기분이 든다. 저수지 제방 위를 걷는 길 잔잔한 저수지 위에 펼쳐진 멀리 비슬산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과 올망졸망 엎드린 산봉우리들 풍경을 바라보니, 포근한 물고기들의 안식처 옥 빛 물속을 탐색하는 뭉게구름들이 한가롭기만 하다.
도로변에 설치된 성곡저수지를 알리는 커다란 표지석을 지나 2차선 도로변 인도를 따라 잠시 걷다가 다시 저수지 물가로 내려서고, 하얀 잔설이 남아 있는 몰래길 따라 정겨운 발걸음을 이어간다. 산모퉁이를 따라 도는 이 길이 몰래길, 멍때리는 길 이라고 알리는 안내판을 지나 저수지 상류에 이를 쯤에 좌측에 있는 건물이 코메디언 '전유성 철가방극장' 이라고 한다.
'배워서 남 주자'는 도서관 건물인 듯하고, 건물 벽에 중화요리와 참소주의 모형이 붙어있는 곳을 겉모습만 후딱 둘러본 후 자동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면서 몰래길 트레킹은 종료된다. 성곡저수지 둘레길 트레킹을 마치고 모두 버스를 타고 근처 '다로리 벽화마을'로 이동을 한다.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를 보면서 골목길을 따라 걷는 길 담벼락의 벽화보다 주위의 감나무에 아직 달려 있는 달콤한 아이스홍시에 자꾸 눈이 간다.
너무 높아서 따지 못한 빨간 감들이 그냥 달려 있는 감나무 앞에 멈춘 걸음은 달콤한 감나무를 배경으로 우리들 미녀 회원님들 사진 한 장 찍어보고, 밤에는 얼었다가 낮에는 녹았다 하면서 쫀득하게 당도가 높아진 아이스크림 같은 홍시들을 바라보는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인다.
길가에 고욤나무에서 달콤한 고욤 서리도 하면서 이어지는 마을 길을 따라 와인터널로 가는 길, 오늘은 조용한 주차장과 상가지역을 지나 청도군 관광 안내판이 있는 와인터널 입구에 도착한다. 작은 레일이 설치되어 있는 터널 입구를 따라 터널 안으로 들어가니, 각종 감 와인이 년도 별로 저장과 진열이 되어있는데, 갑자기 사진이 잘 안 나와 이상하다 했는데, 바깥에 차가운 곳에 있다가 따듯한 터널 안쪽으로 들어서니, 카메라 렌즈에 성애가 끼어서 그런 것을 그것도 모르고.! 터널의 맨 안쪽에는 소원지가 걸려 있는데 그 수량이 엄청나다.
와인터널 끝부분 소원지에 불이 켜진 곳 여기가 더 이상 안으로 들어 갈 수 없는 터널의 종점이다. 돌아 나오는 길 소원지가 하도 많으니, 누군가가 이 소원을 다 들어주려면 귀신도 속 시끄럽겠다고 한다. 소원지 걸려 있는 곳은 지나, 양쪽에 병에 담긴 와인을 저장하여 숙성시키고 있는 어두컴컴한 구간을 지나고, 커다란 나무탱크에 생산 년도 별로 감 와인 원액을 저장하여 숙성 시키는 구간을 지난다.
옛날 일제 때 뚫은 기차 터널을 감 와인을 숙성시키는 양조장으로 개발하여 관광 상품화 하였다고 한다. 와인을 따르는 형상의 빛 조형물을 지나 와인을 판매하고 시음하는 구간을 지나는데, 판매용 와인이 전시된 곳 종류별로 다양한 감 와인이 전시되어 있는데, 값이 조금 비싼 것도 있고 대부분 가격이 그런대로 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청도 감와인 양조장을 알리는 조형물을 지나 와인터널 밖으로 나온다. 터널 입구에 설치된 표지석 '복리천추' 오랜 긴 세월 동안 행복과 이익을 추구한다. 터널입구에서 오늘 함께 온 민트님과 우리들 산악회 산행대장 거사님, 오랜만에 만난 '백두대간 동지들' 함께 기념사진 한 장 찍어보면서, 청도 감 와인터널 구경을 마치고, 화양읍 삼신리 청도 프로방스 포토랜드 크리스마스 빛 축제장으로 향한다.
청도 용암온천 오픈 기념 행사가 열리는 곳에 내려서 프로방스 크리스마스 빛 축제를 보기 위해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야 한단다. 추운 날씨에 갈 곳을 없고 하여 행사장 각설이 주변 가설 식당에서 술판을 펼치니, 장사가 안 된다고 상인들은 울상인데, 오늘도 손님들은 포항 우리들 산악회 일행들뿐인 듯하다.
각설이 마이크로 노래도 부르면서 날이 저물기를 기다려 5시 30분쯤에 모두 일어나 프로방스 빛 축제장으로 향한다. 각종 불빛 조형물을 설치하여 입장료가 8천원이라는 축제장 입구로 올라가니, 맨 먼저 좌측으로 프로포즈 로드를 지난다. 조용한 빛 축제장에도 오늘은 우리들 산악회의 독무대인 듯하다. 각종 불빛 조형물들의 사진을 찍으면서 한산한 축제장을 한 바퀴 돌아보고 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으로 돌아오면서 오늘 일정은 종료된다.
저녁 8시경에 프로방스 크리스마스 산타 빛 축제장 관람을 마친 후 청도를 출발하여, 아침에 역순으로 종합 운동장에 도착하여 1호 차로 갈아타고 시내를 경유하면서 회원들을 내리고, 9시 50분경에 종점인 장성갤러리 맞은 편에 하차하여 집으로 돌아오면서, 오늘 대타로 참여하여 포항 우리들 산악회와 함께한 청도 여행길을 갈무리해본다.
(2018.12.18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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