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글

강진 별매산, 흑석산 초록 암릉길 따라

호젓한오솔길 2019. 5. 21. 12:17

강진 별매산, 흑석산 초록 암릉길 따라


                                               솔길 남현태


* 위 치 :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평리 - 전남 해남군 계곡면 가학리

* 일 자 : 2019. 05. 07 (화)

* 날 씨 : 맑음

* 동 행 : POSCO 알프스산악회

* 산행코스 : 제전마을- 전위봉- 별매산(465m)- 민재- 가학산(577m)-가래재- 흑석산 노적봉(635m)- 깃대봉(650.3m)-

                   바람재- 정망대(575m)- 가리재- 가학산자연휴양림

* 산행거리 : 약 9.60 Km

* 산행시간 : 약 5시간 20분 소요 


가정의 달이라고 하는 5월의 첫째 주에는 어린이날이 일요일과 겹쳐 월요일이 대체공휴일이 되어 직장인들에게는 3일간의 연휴라고 하며, 외지에 살고 있는 아들과 손녀들이 모두 찾아와 산행을 포기하고 손녀들의 재롱을 보면서 집에서 쉬고 있는데, 지난 4년 6개월 동안 1대간 9정맥을 같이 걸은 민트님이 카톡으로 화요일에 포스코 알프스 산악회에서 전남 강진에 있는 별뫼산으로 산행을 가는데 같이 가자고 하여 산악회 카페에 들어가 가입을 하고 동참하기로 한다.


이번 산행이 581차 정기산행으로 포항 지역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포스코 알프스산악회는 옛날부터 그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교대근무조의 휴일에 맞추어 주말이 아닌 평일에 정기산행을 하는 관계로 산행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산악회인데, 자유인이 된 지금에 와서야 날짜에 구애를 받지 않고 여유롭게 산행을 다닐 수가 있어 함께할 기회가 주어지는 듯하다.


신록의 계절이요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로 접어들어 한 며칠 기온이 30도 가까이 올라가는 초여름 날씨를 보이면서 주위에는 어느새 기분이 향긋해지는 아카시아 꽃이 하얀 향기를 풍기고 있는데, 포근하던 날씨가 연휴가 끝나는 6일 저녁부터 반짝 추위가 찾아와 강원 산간 지방에는 최저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지면서 늦서리가 내리는 등 날씨가 갑자기 변덕을 부린다.


변덕이 심한 것은 자연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사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연휴의 시작인 토요일(4일)에 한동안 위장 평화 쇼를 펼치며 잠잠하던 북한이 1년 6개월 만에 다시 동해를 향해 장사 포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위협으로 연휴를 맞은 한반도의 주변 정세를 어수선하게 만들어놓는다.


하노이 미북 정상 회담에서 트럼프에게 망신을 당한 김정은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대한 반감으로 미사일을 발사를 하였다고 세계가 떠들고 있건만, 정작 당사자인 우리 청와대와 국방부는 미사일이 아니고 그냥 발사체 라고 폄하하며, 아무런 대책도 없이 김정은의 눈치만 보고 있다가 아사 직전에 몰린 김정은 정권에 식량지원을 하겠다고 미국을 설득하고 나선다.


집의 미친 강도는 가족을 모두 죽이겠다고 위협하며 칼춤을 추고 있는데, 가장이란 얼빠진 위인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담장을 허물어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살만 조금 퍼다 주면 우리를 죽이지는 않을 거야 하면서 불안에 떨고 있는 가족들을 달래고 있는 꼴이다. 아집으로 혼자 산을 넘다가 호랑이에게 잡힌 떡장수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는 호랑이의 말에 속아 떡을 하나 둘 다 내주고 결국은 잡아 먹혔다는 전래 동화 속의 호랑이 이야기가 새삼스럽다.


아침 5시 50분에 집 근처 장성동 웨딩갤러리 앞에서 탑승하고 출발한 버스는 창포 프라자, 창포동 S-OIL, 나루끝 인디언 매장, 용흥동 천령산 막걸리, 양학 육교, MBC 뒷편, 효자 국민은행 사거리, 승리아파트 건너, 지곡마트 주차장을 경유하면서 회원들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려 가는 도중에 휴게소에 2번 들리면서 산행 들머리인 전남 강진군으로 향하는 조금은 멀고도 지루하게 느껴지는 시간이 이어진다.


늘 그렇듯이 산에 간다고 하면 너무 좋아서 그런지 잠을 설치다가 새벽 4시 20분에 일어나 느긋하게 산행 준비를 하여 5시경에 집에서 아침을 먹고 나온 터라 산악회 회장님이 찬조를 하였다는 찰떡과 과일 주스로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에너지 보충을 하면서 오전 11시경에 산행들머리인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평리 제전마을 앞에 도착을 한다.


전마을 앞에 도착하여 각자 산행 준비를 하고, 조금은 따갑게 느껴지는 봄 햇살이 한창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시간에 별뫼산 등산 안내판 앞에서 잠시 멈추었던 걸음은 전위봉 모습이 잘 바라보이는 제전마을 입구 골목에서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고 가자고 한다. 제전마을 뒤쪽에 철갑을 입고 맨 앞에선 개선장군처럼 늠름한 모습으로 우뚝 솟아 기선을 제압하고 산님들을 기다리고 있는 검은 바위 봉우리를 왜 전위봉 이라고 부르는 지는 그냥 처다만 보아도 기세에 눌려 그 뜻을 저절로 알 수가 있을 것 같다.


눈이 아리는 연둣빛 감나무 잎들이 피어나는 제전마을 골목길을 지나 초록 산자락으로 접어들어 잠시 오르막길을 오른 걸음은 이내 전위봉을 향하여, 가파른 바위 비탈을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다행이 날카롭지 않고 두리뭉실한 바위들 사이로 요리조리 타고 오르는 걸음은 조망이 트인 민두름한 전망 바위에 두꺼비처럼 멀뚱하게 앉아 제전마을을 내려다 보며, 상념에 잠겨있는 외로운 저 바위는 태초에 마을이 생기기 전부터 그 자리에 앉아 미동도 않은 채 아웅 다웅 하면서 살아가는 인간사 내려다 보며 모든 것이 다 부질없는 짓이라 하네.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바위 비탈을 오르는 길에 커다란 바위 틈에 가냘픈 가지 몇 개 드리우고, 따가운 햇살에 전신을 녹여가는 고통으로 깜찍하고 아름다운 꽃 한 떨기 피운 철쭉 앞에서 지나는 산꾼은 걸음을 멈춘다. 초록 옷으로 갈아 입은 바위 꼭대기에 보이는 뾰쪽한 바위는 창공을 향해 치켜든 성난 게의 앞 발과 같이 생겨서 그런지 '집게바위' 라고 한다.


전망바위에서 돌아본 발아래 월평리 마을 멀리 강진군 쪽 풍경 야산들 사이로 아련히 펼쳐지고, 남해고속도로(영암-순천)가 가로 지르는 밤재 건너 월각산 뒤쪽으로 멀리 영암 월출산 모습이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집게발 아래 바위 봉우리들이 입고 있은 연둣빛 저고리에 분홍 철쭉으로 수를 놓은 모습이 화사하게 보이는 바위 길을 지나 로프를 타고 오른 조망 바위에서 돌아 본 발아래 월평리는 일손이 한창 바쁜 계절이건만, 여느 농촌 마을처럼 태연스럽게 평화로운 풍경을 펼친다.


점점 가까워지는 집게 바위를 바라보며 오르는 바위 비탈길 우측 바위 벼랑에 어렵게 매달리듯 붙어 있는 바위 덩어리는 모양이 바위를 오르다가 찰싹 달라붙어버린 왼쪽 발끝처럼 생겨서 그러는지 '족발바위' 라고 한단다. 거친 몸집이 사나운 매처럼 거칠게 생긴 집게바위를 지나면서 바위에서 돌아본 강진, 장흥 쪽으로 트인 조망과 불어오는 녹색 바람에 막혔던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 든다.


쪽으로 올라가서 여기저기 으스러질 듯 갈라진 모습으로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린 육중한 집게바위 모습 돌아보고, 전위봉 정상을 향하여 가파른 바위 비탈을 타고 오른다. 로프를 잡고 오르는 바위길 상큼한 바람이 불어주는 전망 바위에서 발 아래 입을 벌린 집게바위와 꿈을 가꾸는 시원한 월평리 마을 풍경 돌아보는 오감을 만족하며 오르는 바위 길은 발걸음이 즐겁다.


딱딱한 바위에 뿌리를 내린 철쭉이 신비한 모습으로 꽃다발처럼 화사하게 꽃을 피운 곳에 이르면 나그네는 저절로 걸음이 멈춰지고 똑딱이는 눈을 깜박인다. 바위 틈마다 어렵게 뿌리 내리고 모진 생명을 이어가는 야윈 난장이 노송과 여린 철쭉들이 전신을 녹인 영혼으로 꽃을 피우며, 얄미운 봄바람과 사투를 벌이는 바위 벼랑길, 검은 독수리 한 마리 내려다 보고 앉아 먹이 감을 노려보고 있는 듯한 바위 봉우리 밴드락을 지나 전위봉 정상에 올라선다.


전위봉 정상에 올라 바라본 우측으로 남해고속도로 밤재 터널 건너, 월각산 너머로 땅끝기맥 따라 멀리 영암 월출산 모습 장황하게 펼쳐지고, 서쪽으로 율치제 저수지 멀리 영암군 쪽 풍경 서해 바다와 함께 아련하게 펼쳐진다. 건너 동쪽 바위 봉우리로 걸음을 옮기니, 바위 봉우리 위에서 어렵게 꽃을 피우고 사방을 둘러보며 풍광을 즐기던 마지막 철쭉이 화사한 자태를 뽐내는 전위봉 정상에서 바라 본 발아래 월평리와 동쪽으로 멀리 강진군과 장흥군 쪽으로 나지막한 야산들 사이 마다 터를 일구고 살아가는 우리네 인간사 아스라하게 펼쳐진다.


전위봉에서 바라본 별매산 자락의 연초록과 마지막 자태를 사르는 전위봉의 철쭉이 어우러지는 진풍경 바라보면서 시원한 봄바람에 취하여 전위봉 정상에서 잠시 머물던 걸음은 바위 능선 따라 오늘의 주봉인 별뫼산으로 향한다. 로프를 잡고 바위 철쭉 길 내려서면, 갈라져 무너질 듯 아슬아슬하게 붙어 있는 엄청난 바위 아래로 바닥이 보이지 않는 수직에 가까운 바위 벼랑을 로프에 의지하여 옆으로 비스듬히 붙어서 돌아 내려간다.


스릴이 느껴지는 전위봉 바위 벼랑길을 내려선 걸음은 별뫼산 오름 길에서 돌아보니, 방금 넘어온 전위봉은 하나의 거대한 바위덩어리로 되어있다. 우측으로 밤재 건너 멀리 월출산 풍경 바라보며, 호남정맥 삼계봉에서 가지를 뻗어 월출산, 월각산을 지나 밤재를 건너 올라온 이곳에서 별뫼산 정상까지 아주 잠깐(200m) 동행을 하게 되는 땅끝기맥에 합류한다.


오늘의 주봉인 별뫼산(465m) 정상에 올라 기념사진 찍은 후 잠시 만났던 땅끝기맥은 좌측으로 서기산, 두륜산, 달마산 쪽으로 흘려 보내고, 우리는 흑석지맥을 따라 우측으로 가학산, 흑석산 쪽으로 향한다. 기암의 모양새가 멀리서 보면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다 해서 이름이 붙여진, 별뫼산에서 바라본 한 폭의 산수화처럼 펼쳐진 풍경은 연초록을 뚫고 솟아 오른 볼록볼록 한 바위 봉우리들이 손을 흔드는 가야 할 가학산과 흑석산으로 이어지는 꼬불꼬불 한 암릉 길이 한눈에 고스란히 들어온다.


우측으로는 밤재 건너 월각산 뒤에는 영암의 명산 월출산 향로봉과 천황봉이 하늘과 경계를 가르며 장엄하게 날개를 펼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잠시 이어지는 능선 길에서 평평한 장소를 찾아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바람 시원한 능선 그늘에 둘러 앉아 너무 느긋하게 점심을 먹은 후 연초록 능선 위에 뾰쪽하게 솟아 오른 가학산을 바라보면서 바위 능선 따라 이어지는 걸음은 거친 바위에 꼬투리 오진 예쁜 꽃 한 떨기 꽂아놓은 철쭉 앞에서 저절로 멈추어진다. 


제각기 독특한 모습으로 늘어선 바위들 마다 틈만 생기면 뿌리를 내리고 고운 꽃을 피워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능선 길 초록 치마 저고리 입은 바위들은 머리에 고운 꽃으로 단장을 하고 지나는 산님들의 눈길을 불러 모은다. 바위 골짜기 흘러 내린 초록 물이 모여든 신기제 저수지 아래 평화로운 당산리 농촌 마을 눈에 들고, 걸어온 능선 초록 사이로 회원님들이 소곤소곤 걸어 오는 인기척이 들린다.

 

뒤에 오는 동료들을 기다리며 초록 사이에 모습을 드러낸 바위들 모습 사진에 담으면서 거친 머리에 치장을 한 꽃들을 살펴본다. 봄볕 아래 바위들이 모여 앉아 소곤거리는 걸어온 능선 길 초록 물결에 잠긴 바위들이 찰랑거리는 골짜기, 바위들이 모여 큰 바위봉우리를 이룬 듯 갈라진 바위틈으로 습기가 남아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연초록에 고운 꽃들이 피어나고, 여름이 두려운 바위들은 초록 그늘 속으로 숨어드는 능선에서 나그네 눈길은 멀리 월출산으로 향한다. 


잠시 기다리는 사이에 뒤에 오던 일행들이 도착을 하고, 함께 어울렁더울렁 바위 길 따라 뾰쪽한 바위 봉우리 가학산을 향하여 이어지는 걸음 앞에 초록 싱그럽다. 걸어온 별뫼산은 초록 물결에 떠밀려 점점 능선 끝으로 멀어져 가고, 초록 고깔모자처럼 뾰쪽한 가학산은 금새 눈앞을 막아 선다. 


바위 사이로 로프를 잡고 오르는 까다로운 벼랑 길 올라서니, 걸어온 초록 능선과 멀리 월출산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곳에서 일행들이 올라오기를 잠시 기다렸다가 따라오는 민트님과 가학산(577m) 정상에 올라선다. 가학산 정상에서 바라본 흑석산 자락에는 검은 바위들을 휘감은 초록 물결이 따가운 햇살 아래 소용돌이치고 걸어온 능선과 월출산 풍경은 추억 속으로 아스라히 멀어져 간다. 


걸어온 능선과 신기제 저수지가 있는 당산리 마을 풍경 돌아보고, 로프가 달린 수직에 가까운 벼랑길 내려선 여유로운 발걸음은 철쭉의 전설이 남아 있는 비단길을 걷는다. 화사한 철쭉 길 따라 철쭉 군락지 능선에 이르니, 흑석산 기도원 갈림길을 알리는 삼거리 해남군 '만제제' 이정표를 지난다.


초록 사이를 붉게 물들인 철쭉 군락지 철쭉이 피고 지는 능선 길 따라 이어지는 걸음은 좌측으로 멀리 오늘은 가지 않는 희망 코스인 호미동산 모습 바라보며, 애잔한 핏빛 토해내는 철쭉 길 따라 가벼운 발걸음 이어간다. 눈이 아리도록 화사한 철쭉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 겨누어가며 걷는 길, 돌아보니 일행들이 보이지 않아 잠시 기다리며 쉬어간다.


호미동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풍경 뒤로하고, 좌측으로 전남 해남군 계곡면 풍경 바라보며 흑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 좌측에 석문처럼 생긴 커다란 바위 옆을 지나 바위봉우리 노적봉을 바라보며 흑석산 노적봉(635m) 정상에 올라 기념사진 찍혀본다. 흑석산 노적봉 정상에서 바라본 깃대봉과 좌측으로 오늘의 종점인 가학산 자연휴양림 골짜기의 저수지 풍경이 보이고, 별뫼산에서부터 오늘 걸어온 초록 능선과 멀리 월출산 풍경 아련하게 펼쳐진다.


오늘 예정된 코스보다 조금 더 걸어 가리재까지 가서 가능하면 두억봉을 돌아오기 위해 회원 한 분과 일행들을 앞서서 서두른 걸음은 흑석산 깃대봉(650.3m)에 도착하여 걸어온 능선 길 배경으로 오늘 산행에서 유일한 정상석 옆에서 기념사진 찍혀본다. 깃대봉에 만발한 분홍 철쭉과 하얀 쇠물푸레나무 꽃들이 피어 있는 너머로 가학산 자연휴양림이 있는 골짜기 풍경 바라보고, 돌아본 노적봉과 호미동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 걸어온 가학산과 별뫼산 너머로 멀리 월출산 풍경 둘러보며 잠시 머물던 걸음은 바람재를 향하여 이어간다.


오늘의 하산 지점인 바람재 삼거리 이정표에 도착하여 좌측으로 하산하지 않고, 다음 구간인 가리재에서 하산하기 위해 전망대 쪽으로 향한다. 햇살에 비친 철쭉이 화사한 아름다운 능선 길은 오늘의 종점인 가학산 자연휴양림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바위에 바위 틈에 곱게 꽃을 피운 철쭉 모습 바라보며 잠시 머물던 걸음은 기우는 햇살에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철쭉 따라 바위능선 이어간다.


화사한 붉은 철쭉 무리 카메라에 담아가며 이어지는 능선 길은 전망대에 도착하여 오늘의 종점 '가학산 자연휴양림' 풍경 내려다보고, 깃대봉 쪽으로 걸어온 풍경 돌아보고, 두억봉 풍경 바라보면서 가리재 쪽으로 걸음을 서두른다. 오늘 시간이 되면은 가리재 건너 두억봉까지 둘러보려고 하였는데, 초반에 너무 어울렁더울렁 걷다 보니, 마지막에 시간이 촉박하여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리재 쪽으로 내려서면서 돌아본 전망대 바위 봉우리 모습이 우람하게 보이고, 오늘은 가기가 어려울 것 같은 두억봉 모습을 올려다 보니 더욱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 오늘의 목적지 가학산 자연휴양림 풍경 바라보면서, 가리재에 삼거리에 내려선다. 같이 온 회원님께 두억봉까지 둘러서 가자고 하였더니, 힘들어 못 가겠다며 혼자 다녀 오라고 한다.


현재 시간이 오후 3시 35분으로 하산 예정시간이 25분 밖에 남지 않았지만, 후미 회원들이 모두 하산을 할 때까지 두억봉을 다녀와도 시간이 충분할 것도 같아 한참을 갈까 말까 딸막거리다가, 행여나 나 때문에 모두들 기다리게 할까 봐 여기서 그냥 접고 하산을 하기로 한다.


더 이상 욕심을 버리고 회원님과 같이 가학산 자연휴양림을 향하여 잠시 내려오다 보니, 휴양림에서 마주 올라 오는 여성부회장님을 만났는데, 와인을 한 잔 하고 가라고 하여 세 사람이 길가에 앉아 시원한 와인 한 병을 거의 다 마시다가 보니 약 30분 정도 시간이 흘러간다. 산행 욕심을 버리다 보니 이렇게 좋은 와인을 마시게 되었다고 하면서 시원한 숲 속 길을 따라 내려선 길은 자연 휴양림 뒤쪽으로 내려선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사람 하나 보이지 않은 가학산 자연휴양림 텅 빈 야영장에서 흑석산의 암봉들 풍경 잠시 올려다 보고, 내려오는 길가에는 화분에 가을꽃 구절초처럼 생긴 꽃을 심어 놓으니 벌써 가을이 왔나 하는 느낌이 든다. 오후 4시 20분경에 흑석산이 올려다 보이는 가학산 자연휴양림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에 돌아오니 앞에 세 사람이 하산을 하였다고 한다.


오전 11시경에 전남 강진군 월평리 제전마을에서 별매산 전위봉 자락을 오르기 시작하여, 아름다운 암봉에 초록이 어우러진 화사한 철쭉 길을 따라 어울렁 더울렁 걸은 약 9.6Km의 짧은 거리에 암봉을 오르내리는 여유로운 산행으로 5시간 20분 정도 소요된, 거리에 비해 그리 만치만도 않은 산행을 마치고, 오후 4시 20분경에 해남군 가학산 자연 휴양림에 도착하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근처 화장실로 들어가 몸을 씻고 옷을 갈아 입은 후 간단하게 하산 주를 마시며, 잠시 기다리는 동안 회원님들이 모두 하산을 완료하여, 오후 5시 30분경에 포항으로 향한다. 오는 도중에 휴게소에 들려 차돌박이 된장찌개로 저녁을 먹은 후 밤 11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포항에 도착하여, 아침에 역순으로 시내를 경유하면서 회원님들을 내리고 집 근처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오면서, 오늘 처음으로 산행에 참여하여 함께 걸은 포항의 여러 산님들과 멋진 암릉 산행 길을 안내해주신 산악회 임원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알프스산악회와 함께한 별매산 산행 길을 갈무리해본다.   

(2019.05.07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