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 비학산, 괘령산, 장구재 환종주
솔길 남현태
* 위 치 : 경북 포항시 북구 신광면 반곡리
* 일 자 : 2019.10.20 (일요일)
* 동행자 : 호젓한오솔길 홀로
* 산행코스 : 반곡리- 비학산(762m)- 성법령(811m)- 괘령산(869.1m)- 샘재- 장구재(585.5m)- 반곡리
* 산행거리 : 24.76 Km
* 산행시간 : 7시간 37분 소요
정말 오랜만에 산행을 하는 기분이다. 설악산에서 들려오던 단풍 소식이 어느덧 전국의 명산을 붉게 물들이며, 이번 주에는 주왕산까지 내려온 듯하고, 포항 지방에는 다음 주쯤 되어야 본격적인 단풍이 시작될 듯하다. 가만히 있으면 단풍 물결이 곁으로 다가오는 것을 사람들은 모두 단풍을 찾아 전국의 산천을 찾아 다니고, 나도 한동안 유별나게 그랬다. 그러나 요즘은 나라 안이 너무 뒤숭숭하여, 주말이면 애국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으로 몰려나가 집회를 하고 있는 상황에 집에서 유투브나 보면서 산행을 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지 않은 듯하다.
인간의 탈을 쓴 짐승 같은 사회주의 사상가 철면피 인간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여, 자신의 범죄를 수사하는 검찰을 개혁하겠다고 칼을 휘두르게 한 고집불통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의 분노를 싸게 한다. 지난 10월 3일 개천절과 10월 9일 한글날에 '조국 구속, 대통령 탄핵'을 부르짖으며, 광화문으로 모인 수백만의 애국 시민들의 함성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은 사퇴를 시킨 '조국' 사태로 국민들은 좌우로 분열되고, 안보, 외교, 경제가 무너진 나라의 앞 날이 오리무중이 되어간다.
입법, 사법, 행정의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장기 집권을 하기 위한 공수처법과 반미친중 정책으로 사회주의 연방제 헌법 개헌을 위한 국회의원 수 확보를 위해 듣도 보도 못한 비례연동제 라는 선거법을 페스트트랙으로 날치기 통과시켜 놓고 내년 총선에 적용하기 위해 착착 진행 중이다. 장기집권에 혈안이 되어 서두르고 있는 집권 여당과 똘만이 좌파 야당들의 계획대로 진행 된다면, 아마도 내년 총선이 자유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민주주의의 마지막 선거가 된다고 생각하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좌파 문재인 정권의 계획대로 대한민국은 국제적으로 완전한 외톨이가 되어 있고, 좌파들이 원하는 대로 미군이 철수하는 날이오면, 휴전선이 활짝 열려 있는 상황에서, 핵을 보유한 김정은이 마음 먹기에 따라 언재든지 남한을 접수할 수 있게 된다. 모든 사유재산과 토지는 국가에 귀속되고, 반대하는 국민들은 모두 인민재판에 의한 죽창으로 처형되는 사회주의가 눈 앞에서 펼쳐지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니, 어린 자손의 앞날이 너무 참담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9월 8일에 혼자 내연산을 다녀오고, 한동안 산행을 하지 않고 있다가 무려 42일만에 가을 맞이를 위해 간단하게 빵 몇 개와 사과 2개, 식수 3병으로 가벼운 배낭을 챙겨 매고 아침 9시경에 집을 나선다.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장거리 산행은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집에서 제일 가까운 비학산으로 가서 비괘장(비학산, 괘령산, 장구재) 환종주를 하면서 한 동안 늘어지게 잠들어 있는 종아리 근육이나 깨워보기로 한다.
산행을 가기엔 조금 늦은 시간인 아침 9시경에 집에서 출발하여, 흥해읍 들녘을 지나는 길에 어느새 누렇게 익은 벼들이 지난번 18호 태풍 '미탁'에 의해 많이 누워있고, 더러는 수확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9시 40분경에 신광면 반곡리 마을을 지나 반곡지 상류에 도착하여 길가에 주차하고 산행준비를 하여, 우측 마북지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 들머리 비학산의 오른 날개 끝자락이 보이는 반곡지 상류로 향한다.
들판에는 누렇게 익은 벼들이 태풍 마탁으로 인하여 곳곳에 쓰러져 있고, 코스모스들도 모두 태풍에 쓰러져 궁색한 몰골로 어렵게 꽃을 피운다. 반곡지 상류는 이번 태풍에 실려 내려온 자갈들로 메워져 있고, 계곡 상류에도 곳곳에 훼손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태풍 미탁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반곡지 상류에서 대나무 숲으로 스며든 발걸음은 잠시 오르막 길 걸어 부드러운 비학의 날개 능선으로 올라서니, 가을 진달래가 한 송이 피어 바람에 떨고 있다. 하얀 꽃을 활짝 피운 널브러진 구절초 무리도 화사한 가을 볕을 즐기고, 우측으로 트인 조망바위에서 바라본 건너편 멀리 괘령산과 수목원이 있는 샘재로 이어지는 가야 할 마루금이 하얀 뭉게구름 아래 한 폭의 그림처럼 정겹게 펼쳐진다.
창공을 떠도는 흰구름이 솜털처럼 가볍게 느껴지는 파란 가을 하늘 빼곡한 신갈나무 숲 속으로 오르는 길에 올려다본 우거진 잎새는 단풍이들기 위해 노릇한 연둣빛으로 변해간다. 법광사로 내려가는 큰재삼거리 이정표를 지나 빼곡한 참나무 숲 속으로 이어지는 오솔길, 이는 곳은 가끔 올려다 본 맑은 하늘과 유영하는 하얀 구름뿐인 깃털이 많은 비학의 날개능선은 오봉 삼거리 법광사 하산 길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비학산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초목은 더욱 물이 들어 신갈나무 이파리 노릇노릇해지고 정상을 오르는 조망 바위에서 바라본 성법령과 가야 할 능선은 노릇하게 가을이 물들어가고 구름 그림자들이 검은 얼룩을 지운다. 마지막 나무계단 길 밟아 비학산 정상에 올라서니, 부부 산꾼이 헬기장 귀퉁이의 그늘에 앉아 쉬고 있을 뿐 산정은 고요하다.
하얀 억새가 피어 있는 조용한 비학산 정상에는 나폴거리는 억새와 하얀 구름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미끈한 비학산 정상석 모습이 오늘 따라 멋있게 보인다. 비학산을 수없이 올라왔지만 오늘이 제일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두 개의 작은 돌탑과 어우러진 억새 밭으로 변해가는 비학산 정상은 하얀 뭉게구름이 몽실몽실 평화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예전에는 없던 억새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비학산 정상에는 동쪽을 가렸던 수목들을 제거하여 시원하게 조망이 틔어있다. 올라온 비학의 날개 능선과 반곡리 마을 풍경, 안심저수지와 청하면 풍경, 그 너머 멀리 월포리 해수욕장이 있는 동해의 조망이 아련하게 펼쳐진다. 신광면 안덕리와 만석리, 신광면 반곡리와 반곡 저수지 풍경 둘러보면서 잠시 비학산 정상에 머물던 걸음은 비학지맥을 따라 8.1Km 거리를 알리는 성법령으로 향한다.
탑정지 삼거리를 지나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며, 낙엽길 따라 이어지던 걸음은 트랭글이 울리는 원호봉(654.2m)을 지난다. 준희님의 팻말과 산님들의 리본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비학지맥을 따라 이어지는 능선 길에는 싸리나무와 생강나무들은 누렇게 물들어가고, 푸르던 단풍나무도 어느덧 붉은 빛으로 물들어간다.
싱싱한 녹색 단풍과 바랜 붉은 단풍이 함께 어우러진 능선 길, 도토리를 찾는 멧돼지들이 마구 헤집어 놓은 능선은 등산로가 없어져 가끔은 길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화사한 단풍을 만나면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어가며 이어지는 능선 길, 길가에 울창한 참나무들을 타고 올라가 무슨 반란이라도 일으키듯 붉게 물든 담쟁이 넝쿨이 신기하게 보여 가까이 다가간다.
하늘을 찌르는 참나무 마다 칭칭 감은 담쟁이들이 끝까지 타고 올라 지친 듯 얼굴이 달아올라 빨갛게 가을 숲을 물들이고 있다. 담쟁이들이 타고 올라간 참나무 숲에는 봉분이 하나도 손상되지 않은 커다란 옛 무덤 하나가 곤히 잠들어 있고 무덤에는 온통 굵은 잡목과 초목이 빼곡하게 우거져 자라고 있다.
도래솔처럼 쭉쭉 치고 올라간 참나무들을 끝까지 감아 올라간 붉은 담쟁이들은 제각기 곧은 참나무를 끌어안고 조곤조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들을 귀엣말로 속삭인다. 하지만 참나무들은 칭얼대며 달려드는 개살궂은 담쟁이들이 귀찮고 갑갑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우거진 옛 무덤 주변에서 담쟁이 넝쿨 올려다보고 사진을 찍으면서 잠시 머물던 걸음은 서둘러 성법령으로 향한다.
성법령을 향하는 도중에 마주 오는 산꾼 한 명을 만났는데, '산으로클럽'과 '고운산정'에서 정맥 길을 함께 걸은 '봉석'님이다. 신광 비학산에서 성법령까지 왔다가 돌아가는 왕복 산행을 하고 있다고 하며, 잠시 안부 인사를 나누고 다음 주 산마루클럽 지리산 천왕봉 산행에서 만나자고 하며 헤어진다.
고도가 높은 성법령이 가까워질 수록 주위에 단풍은 점점 더 무르익어가고, 길 가에는 송이버섯 채취구간을 알리는 출입금지 금줄이 처져있는 길, 가을 야생화 용담 사진을 찍으면서 내연지맥, 비학지맥 분기점인 성법령으로 오른다. 해발 811고지 성법령에 오르는 길은 상수리나무 등 초목이 누렇게 물들어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비학지맥과 내연지맥이 갈라지는 성법령 삼거리에서 내연지맥을 따라 이어지는 능선에는 단풍이 제법 물들어 있어 걸음을 멈추고 단풍 사진을 찍으면서 걷는데, 이 높은 산중에 누군가 텐트를 쳐놓고 있나 했더니, 역시 고운산정에서 정맥 산행을 함께한 흑표 대장님이다.
요기 아래 기북이 고향인 흑표님은 내가 고향이 상옥인 줄 알고, 상옥과 기북은 성법령 고개 하나 사이에 있으니, 같은 고향이라고 하며 나를 고향 형님이라고 부른다. 부부가 이런 깊은 산중에 텐트를 치고 오붓하게 하룻밤을 보내고 이제 철수하려고 텐트를 걷는다고 한다. 지난 번 산행 때도 내연산 삿갓봉 둘레길에서 이들 부부를 만나고, 오랜만에 산에 왔는데, 여기서 또 만나니, 어찌된 일인지 산에만 가면 만나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산 길이 저물 것 같아 시간에 쫓기는 관계로 안부 인사만 나누고 서둘러 해어진다.
시간에 쫓기면서도 가끔 나타나는 붉은 단풍 앞에서는 저절로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뽑아 들고, 예쁜 고향 단풍을 요모조모 카메라에 담아본다. 부드러운 능선 길은 좌측 고향 상옥에서 우측 신광으로 넘나드는 유서 깊은 괘령으로 내려서고, 어딘가 모르게 휑하게 느껴지지만 나에게는 추억이 있어 정감이 가는 괘령에도 이제 단풍 가지가 울그락 푸르락 약이 오른 고추처럼 붉어 오르기 시작한다.
몇 년 전에 철탑공사를 하면서 차도를 내었던 능선에는 싸리나무 등 속성수들이 우거져 누렇게 가을이 물들어가고, 길가에 흐드러진 구절초 무리에 카메라를 겨누면서,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드러운 능선 길은 괘령산으로 이어진다. 방초 우거진 헬기장이 있는 괘령산(869.1m) 정상에 올라 작은 정상석을 앞(한문) 뒤(한글)로 사진을 찍어보고 억새와 잡풀이 우거진 괘령산을 뒤로하고 수목원을 향하여 걸음을 서두른다.
괘령산 정상부에는 단풍이 한창 무르익어 서두르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낙엽 쌓인 도랑 길을 달려 내려가다 보면 때깔 좋은 단풍이 무리를 지어 서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보채는 듯하니, 할 수 없이 고향 아씨들을 요모조모 카메라에 담아본다.
이 정도의 때깔이면 어디를 갔다 내 놔도 별로 꿀리는데 없을 듯하다.
단풍 사진을 찍으면서 늦어진 걸음은 다시 낙엽 길 따라 바쁘게 달려 오르락 내리락 가을 무르익어가는 길을 이어간다. 곳곳에 지난 산행의 추억들이 아른거리는 길, 생강나무 잎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길, 서둘러 달려가는 발걸음 우측으로 멀리 가야 할 장구재 능선이 보인다.
내연산 매봉 아래 가을 단풍이 한창 무르익어가는 내연산 수목원 옆을 지나 수목원 앞에 설치된 고향 상옥 마을을 알리는 안내판을 사진에 담아본다. 내연산 수목원 앞 전경, 시간에 여유가 있으면 수목원 안을 둘러보고 가려고 했지만, 하산 시간이 촉박해 보이고, 수목원 안에는 물론 밖에까지도 자동차들이 빼곡하게 세워져 있어 혼잡해 보이는 수목원을 뒤로하고 서둘러 발걸음을 이어간다.
샘재 도로를 따라 이어지던 걸음은 절개지에서 우측에 리본이 달려있는 곳에서 등산로를 따라 절개지 위쪽으로 올라간다. 도로를 내면서 산허리를 잘라 잘록하게 고도를 낮춘 샘재에서 도로를 따라 걸어 내려와서 장구재 들머리인 절개지에 올라 주위에 단풍이 들어가는 아름다운 가을 풍경 돌아보며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산허리를 돌아가는 꼬불꼬불 산길을 따라 이어지는 유서 깊은 장구재 옛 고갯길은 높은 산봉우리들은 우회하면서 절묘하게 이어진다. 조망이 트인 곳에서 비학산 쪽으로 바라본 풍경은 물들어가는 가을빛이 눈부신 석양에 아른거리고, 구비구비 잔자갈들이 바스락거리는 정겨운 오솔길은 고도를 낮추며 신광면 반곡리 쪽으로 향한다.
길가에 평상 바위는 조상님들이 단봇짐 내려놓고 쉬어가던 곳 나도 오늘 배낭을 풀고 빵과 사과 등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길 옆으로 줄이 처진 곳에는 송이가 나는 곳으로 출입금지 표시가 되어있고 내려오다가 보니, 숲 속에서 송이를 살피고 있는 송이 아저씨에게 송이가 많이 나느냐고 물었더니, 올해는 영 송이가 없다고 한다.
마북지가 내려다 보이는 너덜겅 가에는 목마른 초목들이 뿔나무와 함께 은은하게 물들어 가을 석양에 반짝인다. 지난 태풍에 상처를 입은 듯한 구절초 무리들이 널브러져 있는 길을 따라 잠시 시멘트 농로에 내려서고 발길에 밟힌 질경이가 파릇파릇 돋아 있는 낡은 공터 길 이렇게 여유로운 시골 냄새가 나는 넓은 공터를 보면 왠지 마음이 포근해지는 느낌이 든다. 추수가 시작된 누런 황금들녘에 내려서니, 석양은 어느새 비학산 너머로 꼬리를 감추어가고 있다.
아침 9시 40분경에 이제 막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비학의 날개 능선을 따라 오르기 시작하여, 비학산에서 성법령에 이르는 비학지맥과 성법령에서 괘령산을 지나 샘재에 이르는 내연지맥을 걸은 후 유서 깊은 장구재를 둘러 오는 약 24.76Km 거리에 약 7시간 37분 정도 소요된 산행을 마치고, 오후 5시 17분경에 자동차에 돌아오면서 산행 길이 종료된다.
여기저기 가을 단풍 소식이 들려오는 계절이 돌아왔건만, 인간사 어수선한 올해는 예전처럼 먼 곳으로 단풍 마중을 가지 않고 단풍이 포항까지 내려오기를 기다리다가, 이제 서서히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능선에 가끔은 먼저 물들어 길손을 기다려주는 고운 단풍을 만나면 사진을 찍어가면서 느긋하게 걸어본 비괘장 종주 산행을 마치고, 벼를 추수하는 콤바인 소리 여기저기 들리는 들판 길을 지나 오후 6시경에 집에 도착하면서 40여일 만에 잠자는 전신의 근육을 깨워가며 걸어본 산행 길을 갈무리해본다.
(2019.10.20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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