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오솔길 2017. 10. 7. 10:52

 

관솔불


 

         솔길 남현태



삭풍 몰아치는 산봉우리

고난 견디며 독야청청

오래도록 살다가 쓰러져 죽은

거친 노송의 유골은


뼈 속에 사리 엉키니

불이 잘 붙는 소까지(관솔) 되어

장작불 피우는

불쏘시개로 사용하였다


전기 없고 등유 귀하던 시절

여름 날 저녁이면

마당에 불 밝히는 초롱 대신

관솔불 피워놓고


둘러 앉아 길쌈을 하는데

그을음이 심하여

새까만 코 구멍 후비던

어린 추억 새롭게 떠오른다.



(2017.09.24)

수석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