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오솔길 2018. 2. 26. 17:26

 

천장산의 겨울


                 솔길 남현태

 

오백살 바라보는 나이로
창공에 활갯짓 노익장 과시하는

유전자보호수 은행나무

외딴 농가 겨울 볕에 한가로운데 

등뒤에 운주산 멀어져 간다


빼곡하게 자란 소나무 숲

생존 경쟁에 잎 떨어진 소나무

사이사이 애처로운 알몸으로

말라 죽어가는 능선

산비탈 오르는 바람 차갑다


바람거센 음지능선 중턱

조상들 애환서린

옛 숯가마 터 낙엽 속에 잠들고 

힘겹게 올라선 전망바위

아련한 당곡지 태공의 추억 펼친다


불던 바람 잠잠한 천장산

작은 정상석 낙목한천 홀로 지키고 

포실포실한 낙엽능선 걷다 보면

다사로운 겨울햇살은

지나는 삭풍 어루만진다.


(2018.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