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오솔길 2019. 5. 14. 22:28

마지막 진달래


                   솔길 남현태


깊은 골짜기에서 들고일어난

연초록 반란군에 몰려 정상으로 쫓겨온

봄의 전령사 진달래무리


바위에 의지한 체 내년을 기약하며

마지막 가쁜 숨 할딱이다

애잔한 핏빛 초록 위에 토해낸다


꽃잎 떨어진 마디마다 돋아나는

연둣빛 잎새들이 뿜어내는 열기에

속절없이 녹아 드는 분홍진달래


가냘픈 한숨 소리 흐르는 능선

초록에 둘러싸여 체념한 듯

몸부림으로 장렬한 최후 맞이한다.


(2019.04.28)

서산 가야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