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오솔길 2019. 11. 23. 11:23

 

보호수 은행나무

 

                  솔길 남현태

  

오백년 유전자 보호수

길 위에 소복이 쌓여가는

노란 은행나무 잎은

가을 햇살에 눈이 부시고

 

갈바람 이는 가지에 매달려

낙화암에서 떨어지는

삼천 궁녀처럼 한 잎 한 잎

애처롭게 몸을 던진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지 끝에 잎은 이미 지고

몸통에 달린 잎들이

차례 기다리며 밤을 지샌다.

 

(2019.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