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만수봉 암릉길

호젓한오솔길 2010. 3. 1. 20:37

 

 

만수봉 암릉길

 

 

                     솔길 남현태

 

  

파란 하늘 덮은 무성한 가지 

세월 속에 녹은 체 뼈만 남은 고사목 

검푸른 하얀 점박이 괴물

꿈틀대는 등에 올라서니

멀리 월악산 영봉 슬며시 고개 든다

 

바위 올라탄 노송 대단한 활갯짓

말라가는 엉크런 가지

배배꼬인 영욕의 세월 걸리고

한 줌 남은 잎 사이 

생의 미련 대롱대롱 달린다

 

오랜 세월 묵묵한 바위 안고 

기근 견딘 풍채 화려한 노송

허연 속살 드러낸 가야 할 봉우리

요염한 자태 손짓하는데

지난 봉우리 쑥스러운 다소곳하다

 

고사목 사이 우아한 바위

초록 치마 살짝 가린 아랫도리

후들거리는 꼰드랍은 길 

수직 암벽 매달린 파란 하늘

하얗게 사색 된 뭉게구름 굴러간다.

 

 

 (2007.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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