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봉 암릉길
솔길 남현태
파란 하늘 덮은 무성한 가지
세월 속에 녹은 체 뼈만 남은 고사목
검푸른 하얀 점박이 괴물
꿈틀대는 등에 올라서니
멀리 월악산 영봉 슬며시 고개 든다
바위 올라탄 노송 대단한 활갯짓
말라가는 엉크런 가지
배배꼬인 영욕의 세월 걸리고
한 줌 남은 잎 사이
생의 미련 대롱대롱 달린다
오랜 세월 묵묵한 바위 안고
기근 견딘 풍채 화려한 노송
허연 속살 드러낸 가야 할 봉우리요염한 자태 손짓하는데
지난 봉우리 쑥스러운 듯 다소곳하다
고사목 사이 우아한 바위
초록 치마 살짝 가린 아랫도리
후들거리는 꼰드랍은 길
수직 암벽 매달린 파란 하늘
하얗게 사색 된 뭉게구름 굴러간다.
(2007.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