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오솔길

백두대간 28차 (진부령~ 화암사) 솔길 남현태 미시령 어둠 속에 돌연 나타난 국공에 쫓긴 진부령 남진 길 발아래 떨어진 낙엽 바스락거리는 분단 바위 봉우리 마산봉 아침 운무에 졸린 눈 비비니 북녘 가을 너머로 갈색 조망 트인다 병풍바위 아래 화사한 골짜기 길 없는 비탈 능선 넘어 애..

백두대간 27차 (한계령~ 조침령~ 왕승골삼거리) 솔길 남현태 거친 바람에 오싹한 한기 느끼며 가는 로프에 매달려 오르는 연이은 바위 벼랑 깜깜한 어둠 속 찾아간 야박한 점봉산 차가운 안개 바람 몰아 허망한 꿈 꽁꽁 얼려놓는다 박달나무 단목령 지킴이터 새벽녘 몰려든 졸음 쫓으며 달..

백두대간 26차 (진고개~구룡령~왕승골삼거리) 솔길 남현태 캄캄한 진고개 가쁜 숨소리 동대산 산정 서성이고 잠시 한눈팔면 머리 쥐어박는 고목들 넋두리 들으며 두로봉 언덕 일출 반긴다 먹이 찾는 멧돼지 분주한 출입금지 구역 신배령 별처럼 모여든 야생화 무리 무료함 달래는 길 응복..

백두대간 25차 (버리미기재~ 이화령) 솔길 남현태 이슬 맺힌 철망 아래 개구멍 찾아 가쁜 숨소리 밟고 오른 장성봉 어렴풋한 동녘 여명 밝아오고 자락자락 드리워진 정겨운 산줄기들 초록 위에 솟아오른 앙상한 고사목 가지에 힘이 넘친다 길가에 떠있는 하얀 구절초 위에 선선한 가을바..

백두대간 24차 (하늘재~ 이화령) 솔길 남현태 광복의 밤 여운이 남은 하늘재 차분한 여명의 발걸음 탄항산 바위 전망대 우아한 고사목 하늘 빛 곱다 덩그런 암릉에 걸터앉아 대머리에 비녀 꼽은 쓸쓸한 바위 허물어진 산성길 따라 노송 가지 끝에 부봉 걸린다 암행어사 마패 걸던 산정 겹..

백두대간 23차 (밤티재~ 버리미기재) 솔길 남현태 간밤 소나기 풀섶 이슬 지우는 안개 자욱한 어둠 속으로 흐릿한 랜턴 불빛 터널 만들며 오른 낡은 이정표 궁색한 청화산 홀로 앉은 작은 정상석 외롭다 여명 밝아오는 녹색 암릉 안개 자락 휘감은 동양화 속으로 거친 바위길 더듬거리는 ..

백두대간 22차 (고치령~ 벌재) 소백산 120리 솔길 남현태 긴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자정 고치령 어둠 속으로 분주한 발걸음들 망국의 한 눈물로 달랜 마의태자 하얀 베적삼 휘감긴 국망봉 숙연한 어의곡 삼거리 지나 부처님 광명 잠든 비로봉 넘는다 밝아오는 여명에 잠 설친 졸리는 고통 ..

백두대간 21차 (도래기재~ 화방재) 솔길 남현태 풀잎에 맺힌 새벽 여운 속으로 성실겁은 발걸음들 태풍 참흠 달려 온 발소리 들으며 숨 고른 구룡산 아래 곰넘이재 입 벌린 산죽 길 지나 쓸쓸한 신선봉 무덤 하나 외롭다 행락객 쉬어가던 차돌배기 비 맞은 초록 넘실대는 깃대배기봉 우거..

백두대간 20차 (화방재~ 피재) 솔길 남현태 간밤 단비 이슬 지운 화방재 햇살 머금은 초록 아랫도리 적시고 빨간 산딸기 걸음 멈추니 가쁜 숨 토한 한가로운 함백산 걸어온 수리봉 운무 쌓인다 초록 둘러 쌓인 갑갑한 주목 희멀건 눈빛 독야청청 삼동 기다리며 썩은 육신 깁스한 채 담담하..

백두대간 19차 (피재~ 댓재) 솔길 남현태 새벽 비 뿌리고 지나간 삼수령 촉촉한 아침 공기 마시며 워밍업 하듯 초록 마루금 위에 발걸음 가벼운데 먹음직스러운 빨간 산딸기 잎새 뒤에 쉬어가라 유혹하는 오솔길 흔들리는 카메라 셔터 누르며 왠지 달리고 싶은 충동에 빠져든다 잠시 가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