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오솔길

금북정맥 마지막 13구간 (장재~ 안흥진) 솔길 남현테 남의 집 뒤꼍으로 들어가 울타리 안에 갇힌 금북 마루금은 사나운 개소리 눈치 살피며 끊어질 듯 농가 사이 비집다가 나지막한 봉우리 오르내리며 가을 익어가는 숲길 따라 서해 조망 트인 옥녀봉 지난 채소밭 길은 장승고개 건넌다 군..

금북정맥 12구간 (수량재~ 장재) 솔길 남현태 그물에 걸려든 고기떼처럼 우거진 칡넝쿨에 갇혀 빠져나갈 길 찾아 바둥거린 걸음 잔솔 사이로 헤집고 오른 물래산 가쁜 숨 고른다 국도 굴다리 여러 번 건너 생강 보고 산죽이라고 하는 평화로운 농촌 체험학습 산행 길 선조들 애환 서린 굴..

국립호텔 솔길 남현태 옛날 어릴 적엔 사람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절대로 가면 안 되는 곳 하나가 구치소라 하였건만 들락날락하면서 어야든동 별을 많이 달아야 나라의 주인이 된다고 웃기는 희한하게 뒤집어진 세상 쫓겨난 임금님 권세 누리던 고관대작들 내 집처럼 드나드는 구치소 ..

금북정맥 11구간 (무르티고개~ 수량재) 솔길 남현태 밝아오는 나지막한 은봉산 햇살 받은 파란 하늘에 불그스레 비늘 구름 방낮 불볕 더위 알리고 우거진 칡넝쿨 헤집으며 한발한발 전진하는 야산 길 구치소 울타리 지나 성연고개 건너 성왕산 오른다 햇살 달아오르는 시간 나지막한 봉우..

금북정맥 10구간 (서산 목장길) 솔길 남현태 햇살 따가운 초원에 한가롭게 흩어져 풀 뜯는 한우들의 표정은 삼복더위 아랑곳없고 이국정취 풍기는 목장길 가로막은 철문 지나 시멘트도로 따라 이어지는 뜨거운 정맥 마루금 서쪽으로 펼쳐진 광활한 초지 위를 굴러오는 녹색 바람덩어리 ..

금북정맥 10구간 (나본들고개~ 무르티고개) 솔길 남현태 동네 개들 텃세부리는 어둠 속에 곤한 농부들 새벽잠 깨워가며 농가 마당 뒤안길 울타리 둘러친 밭뙈기 가로질러 한 바탕 소란 피우고 이슬 촉촉한 산길 찾아 오른다 키 작은 잡목 우거진 능선 풀섶에 하얗게 맺힌 새벽이슬 아랫도..

고추잠자리 (금북 9구간) 솔길 남현태 금북정맥 우뚝 솟은 백월산 태안반도 바라보며 서쪽으로 가슴 열어 놓은 꼰드랍은 바위 꼭대기 위태롭게 살포시 내려앉아 날아갈 듯 망설이며 가는 날개를 펼쳐보는 빨간 고추잠자리 그 여인. (2018.06.18)

금북정맥 9구간 (아홉고개~ 나분들고개) 솔길 남현태 아홉고개 축사 앞 농로 따라 소풍 가듯 줄 선 걸음 단장된 묘지들 모인 언덕 길 장항선 녹슨 철길 건넌다 옛 사람 넘나들던 재 너머 사래 긴 밭은 어디 언덕 위에 묵은 밭뙈기 개망초 흐드러지고 비릿한 밤꽃 여름 알린다 살포쟁이 고개..

산정 (금북 8구간) 솔길 남현태 아련한 금북 마루금 거친 산봉우리들 사뿐사뿐 녹색바람에 날아갈 듯 풀향기 지르밟아 오르는 상큼한 연초록 능선 물길 가르는 살피마다 한 땀 한 땀 고운산정 수놓을 때 추억 잉태하는 그리움. (2018.05.23)

금북정맥 8구간 (아홉고개 가는길) 솔길 남현태 늦게 핀 아카시아 하얀 찔레꽃 향기 다투는 밭두렁 길 끊어질 듯 이어지는 다문다문 농가들 삼겹살 공장 돈사에서 풍기는 악취 숨 막힐 지경인데 잠시 지나기도 역겨운 고통스러운 길 운용리 마을 표지석 세워진 담배 밭 어린 시절 농사 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