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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처럼 차가운 손, 이유가 뭘까?

호젓한오솔길 2010. 12. 15. 19:57

 

 

얼음처럼 차가운 손, 이유가 뭘까?

 

 

 

 

찬 음료수를 들고 있을 때, 타일 등 찬 바닥에 서 있을 때 손발이 얼어붙는 느낌이 든다는 여성이 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수족냉증이 심해지는 여성은 필히 ‘레이노이드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마음만으로는 도저히 녹여 줄 수 없는 차가운 손,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레이노이드증후군, 수족냉증보다 한 수 위?

수족냉증처럼 손발이 심하게 찬 증상을 말하는 ‘레이노이드증후군’은 일종의 말초혈관 순환장애다. 차가운 곳에 가면 피부색이 푸른색으로 변하고, 차가운 물에 담갔을 때 통증이 오며, 손이 자주 저리고, 체온과 손발의 온도 차가 2°C 이상이면 레이노이드증후군을 의심해 본다. 증상이 비교적 가벼우면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약물치료를 하는데, 혈관이 막히면 폐쇄 혈관을 넓히거나 새로운 혈관을 이어 주는 이식수술을 한다. 증상이 심하면 혈관이 막혀 살이 썩는 피부괴사까지 일어난다.

보통 레이노이드증후군으로 진단을 받으면 혈관을 확장시키는 약물을 쓰거나 통증을 줄이기 위해 교감신경을 절단하는 수술을 한다. 대부분 이런 치료가 잘 듣는 편이지만, 극히 일부는 치료를 끝내도 혈액공급이 잘 안 돼 증상이 악화된다. 박호철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수족냉증이 나타난다고 해서 무조건 혈액순환제부터 먹으면 병을 키울 수 있다”며 “손발 저리다고 해서 나이 들면 으레 나타나는 증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원인 질환을 찾기 위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레이노이드증후군, 왜 여성에게 더 많을까?

최근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레이노이드증후군은 5년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박호철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혈관센터 교수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뢰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6876명이던 환자수가 2008년에는 1만9565명으로, 불과 5년 사이 284% 증가했다. 또한 여성이 남성보다 28% 더 많이 발생했다.

그 원인은 다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여성호르몬 영향을 들 수 있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임신과 출산, 폐경 등 호르몬의 변화가 자율신경계와 혈관의 수축·확장에 영향을 끼쳐 수족냉증을 심화 또는 완화시키는 일이 많다.

둘째, 여성은 정서적으로 예민하다. 여성은 사회적 약자로서 남성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지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스트레스가 혈액순환을 방해할 뿐 아니라 각종 심혈관 질환을 유발한다.

셋째, 환경적 요인이다. 여성은 설거지나 빨래 등 찬물에 많이 노출된다. 또한 짧은 치마나 배꼽티 등 하체를 차갑게 하는 경향이 많다. 특히 운동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외부에 신체 노출을 많이 하면 전체적인 혈액순환 시스템이 순조롭지 않다.
넷째, 신체적 요인이다. 여성은 남성에게는 없는 자궁이나 난소 등 내장기관이 많다. 내부 장기에 혈액이 몰리다 보니 말초 혈액순환이 느려질 수 있다. 또한 남성보다 여성은 혈관이 더 가늘기 때문에 수족냉증이 심해질 수 있다.

Do It! 증상 완화를 위한 행동 요령 7가지

1. 손발뿐 아니라 전신을 따뜻하게 한다. 몸이 추우면 손발 보온효과가 작다. 차가운 타일 위에 깔개를 깐다. 옷은 헐렁하게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이 체온유지에 도움된다. 침대는 자기 전에 따뜻한 물통 등을 넣어 덥혀 둔다.

2. 세수나 설거지를 할 때는 따뜻한 물을 사용한다. 차가운 물건을 취급하는 작업을 한다면 자주 따뜻한 물에 담가야 혈관이 풀린다.

3. 모자와 장갑을 활용한다. 외출할 때 보온을 위해 반드시 모자와 장갑을 착용한다. 특히 손가락 장갑보다 벙어리 장갑이 열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체온의 55%가 머리를 통해 방출되므로 매서운 추위에는 모자를 쓰는 것이 도움된다.

4. 차가운 물건을 만지는 것을 삼간다. 냉장고 안을 뒤질 때 장갑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심지어 차가운 컵을 잡을 때 냅킨을 사용한다. 또 겨울철 운전 시에는 핸들에 덮개를 씌워 손을 따뜻하게 한다.

5. 뜨거운 차를 마신다. 수은주가 떨어질 때는 뜨거운 차가 몸을 따뜻하게 하고 차 속의 당분은 에너지원으로 이용되니 일석이조다. 하지만 커피는 카페인에 의해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으므로 좋지 않다.

6. 금연과 금주는 필수. 흡연은 손과 발끝으로 가는 혈액을 더욱 적게 만든다. 또 알코올은 혈관을 이완시키지만 완전히 이완해 버려 열이 소실되고 더 춥다.

7. 간유구나 생선기름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3개월 이상 복용한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복용 전에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
사진 조은선 기자
도움말 박호철(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혈관센터 교수), 정청일(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