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절대 안 일어난다는 학생들을 보며..
나이가 조금 드신 분들께서는 어릴 적 배웠던 도덕 교과서의 내용을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북한의 인민들
은 다 못 먹고 못 살며 허름한 옷차림에 집안 곳곳은 거미줄이 처져 있고 그 와중에도 김일성의 사진은 걸어
놓는 삽화들과 함께 공산당을 무찌르자는 구호가 넘치고 빨갱이들은 늑대 얼굴에 완장을 차고 총을 든 모습
으로 묘사하는 그런 내용들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군요.
실제 선생들로부터 받은 저런 내용의 교육들 덕에 북한은 우리보다 절대적으로 못 사는 나라이며 김일성을
비롯 그 일당들만 배부르게 밥을 먹고 그외 모든 인민들은 모두 다 굶주림에 시달리며 도심은 초라하기 짝이
없고 형편없으며 거기에 언젠가는 빨갱이들을 몰아내야 한다 단단히 맘을 먹었던 것도 사실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차츰 나이를 먹게 되고 또 남북간의 교류가 조금씩 이뤄지기 시작했으며 우리 눈에 비친 평양이라는
시가 그동안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깨끗하고 발전되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고 우리가 배웠던 만큼 그
렇게 다 굶어 죽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고 솔직히 교과서에 나왔던 내용이 다 사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
기도 하더군요.물론 예전이나 지금이나 어려움에 처한 주민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죠.
그렇게 생각에 변화가 있던 우리의 현실과는 사뭇 다르게 북한의 주민들은 아직도 김정일을 장군님이라 하
고 시도 때도 없이 그를 칭송하는 노래를 부르고 미국을 때려 잡아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며 흥분하는 현실이
나 김정일 사진이 비를 맞고 있다며 눈물을 흘리고 마치 신처럼 따르고 받드는 행태를 보며 과연 이렇게 만
든 가장 큰 힘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무엇 때문에 그들이 그렇게 광적으로 변했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저는 감히 태어나면서
부터 받은 교육 때문이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그런 교육들로 인하여 세뇌가 되도 단단히 된 것이라 여기는
데 아마도 크게 틀린 생각은 아니지 않을까 합니다.그래서 태어나고 자라나면서 국가로부터 받는 교육이라
는 것이 무엇보다도 더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언제인가 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며 놀던 고등학생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저
는 요즈음 학생들이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어 웃으며 이런 질문을 했었죠.
" 우리나라에 누군가가 쳐들어오고 전쟁이 난다면 학생들은 다 총을 들고 나가 싸울 자신있지? " 라고 했더니
" 에이~ 아저씨 무슨 그런 질문이 있어요.전쟁이 왜 납니까? 전쟁은 절대 안 일어납니다 " 며 자신있게 대답
하더군요.그래서 " 전쟁이 왜 안 일어나겠니? 가깝게는 북한도 있고 또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 같은 강대국들
이 우리를 노려보고 있다 생각하지 않니? 우리 역사를 봐도 얼마나 많은 침략을 당했는지 너희들도 배워서
잘 알잖아 " 라며 태평한 생각에 빠져있는 학생들에게 그 심각성을 일깨우려 노력했지만 돌아온 답은..
" 지금이 땅을 빼앗고 뺏기며 싸우는 시대는 아니잖아요.또 미국이 있는데 누가 감히 쳐들어 올 생각을 할 수
있겠습니까? 설령 쳐들어와도 미국이 한 방에 보내버릴텐데요 " 라며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그런 문제
는 전혀 걱정이 없다는 듯이 편안하게 말하더군요.
물론 미국이라는 나라가 우리 최대의 우방이라는 것에는 부인하지 않겠으나 솔직히 우리 학생들이 언제부터
미국이 꼭 우리를 지켜주고 돌봐줄 것이라 믿게 되었는지 또 전쟁이 안 일어난다는, 전쟁에 무관심한, 전쟁
이라는 것은 꼭 남의 나라에서나 있을 것으로 여기게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이런 현실을 보고 '이러면
안되는데'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그리고 사실 제가 원했던 답은 " 당연히 나가서 싸워야지
요 " 라든지 " 우리 스스로 국방력을 키워서 다른 나라가 함부로 못 쳐들어오게 만들어야지요 " 라든지 뭐 이
런 식의 대답을 바랬는데 조금은 실망스럽더군요.
저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비록 자랑스러운 역사는 아니며 또 왜곡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
지만 강대국들 틈에 끼여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때론 심하게 두들겨 맞고 약탈당하고 팔려가고 아름다운
강산이 훼손되고 조공을 바치고 머리를 조아리고 살려달라 울부짖고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위안부로 끌려가
몸과 마음을 갈기갈기 찢겼던 이런 가슴 아픈 역사를 우리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낱낱
이 알리고 다시는 그와 같은 불행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준비하자 가르쳐야 합니다.
사실 '국영수' 보다 중요한 것은 역사를 가르치는 일입니다.자기 나라의 역사도 모르면서, 또 나라를 빼앗긴
설움과 고통을 모르면서, 내 한 몸 불살라 우리나라를 꼭 지켜야겠다는 조국에 대한 사랑과 희생정신이 얼마
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지 못하면서, 단지 '국영수'를 잘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런 교육의 중요성
을 잘 알기에 우리 아래에 있는 일본은 초등학교 때부터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고 가르친다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면 또 독도는 우리땅 이라며 자신있게 말하겠지요.
내일 8월15일은 한반도가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된 지 꼭 65주년이 되는 아주 뜻 깊은 날이지만 현재 우리 학
생들은 광복절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을까요? 또 광복절 노래나 부를 줄 알까요? 그럼 삼일절 노래
는요? 각종 국경일에 태극기 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비열한 친일 행위에 대하여 실감이나 할까요?
6.25 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물어보면 자신있게 대답하는 학생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독도가 무슨 도
에 속해 있느냐 물었더니 강원도라고 답한 학생들도 꽤 많았다는데 이런 현실이 과연 누구의 책임이겠습니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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