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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길을 찾아서] 계족산 황톳길

호젓한오솔길 2011. 3. 16. 08:28

 

[옛길을 찾아서] 계족산 황톳길
 
황톳길 맨발로 걸으며 에코 힐링 체험
20억 원 들인 럭셔리 길 13km…대청호도 한눈에 조망

숲속에서 맨발로 황톳길을 걷는다면…. 생각만 해도 상큼하다. 여름이면 온몸이 날아갈 것같이 시원한 느낌이 들겠다. 실제로 대전에서 그런 길을 만들어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계족산 황톳길이다.

대한민국에서 맨발로 숲속 황톳길을 걸을 수 있는 유일한 곳, 지구촌 유일의 맨발축제가 열리는 명소, 한국관광공사에 뽑은 ‘꼭 가봐야 할 곳’, 여행전문기자들이 뽑은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 등에 해당하는 길이다.

이 길은 봄부터 가을까지 맨발로 걷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이른바 ‘에코힐링(eco-healing)’을 즐기려는 사람들이다. 에코힐링은 ecology(자연과 생태)와 healing(치유)의 합성어로, ‘자연을 통해 몸을 치유한다’는 의미다. 맨발로 흙을 밟으면 발바닥에 느껴지는 시원한 촉감과 숲속에서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를 흠뻑 들이마실 때 느껴지는 상쾌한 기분은 우리 몸을 더욱 가볍게 만들어준다. 이것이 자연을 통한 치유, 즉 에코힐링인 것이다. 

계족산 황톳길은 2006년부터 조성이 시작됐다. 만들어진 계기부터 재미있다. 대전의 선양주조 조웅래 회장은 평소 계족산을 즐겨 찾았다. 어느 날 습관처럼 지인들과 같이 우연히 계족산에 갔다. 함께 간 사람들 중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온 여자 2명이 있었다. 그녀들을 위해 조 회장과 다른 남자 한 명이 운동화를 벗어주고 맨발로 걸었다. 이 ‘맨발사건’이 계족산 황톳길의 출발이다. 전혀 계획에 없던 맨발걷기를 경험한 조 회장은 그 순간 필이 꽂혔다. 발바닥은 화끈거렸지만 느낌이 너무 좋았고, 그날 밤에는 전에 없이 편안한 숙면을 경험했다. ‘아니 이렇게 좋을 수가…’ 조 회장은 작심했다. 모든 사람이 편안하게 맨발로 계족산을 걸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조 회장이 직접 사비를 들여 모든 사람들이 편안하게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황토를 깔기 시작했다. 처음엔 대전 시민들도 “무모한 짓”이라고 비아냥거렸다. 한 번 깐 황토는 비가 오면 금방 씻겨 내려갔다. 잔돌멩이 투성이로 울퉁불퉁했던 계족산 임도도 매년 황토로 수차례 복토하자 마침내 반들반들하고 깨끗한 황톳길로 거듭났다. 지난해까지 들인 비용만 20억 원이었다. 장마가 퍼부어도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조성됐다. 

이 길을 대전문화연대 박은숙 문화유산위원과 함께 걸었다. 박 위원은 황톳길을 걸으며 대전의 속살을 조금 더 들여다볼 수 있도록 비래골~옥류각~절고개(황톳길 갈림길)~계족산성~황톳길~장동산림욕장으로 가는 길을 권유했다. 그녀가 권하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 

경부고속도로가 머리 위로 지나가는 비래골에서 출발했다. 비래동은 고성 이씨 집성촌이다. 마을 입구에 수백 년은 족히 된 듯한 느티나무 두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밑동이 어른 대여섯 명이 양팔을 맞잡아도 연결되지 않을 만큼 두껍다. 대전에서 가장 두꺼운 나무이며, 비래마을의 당산나무라고 했다. 수령은 500년 이상 됐다고 한다. 느티나무에서 10m쯤 떨어진 근처에 청동기시대 유물인 고인돌 2기가 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하면서 발굴한 것들이다. 금강유역 주변에서는 처음으로 이 고인돌에서 비파형동금이 나왔다. BC 7~6경으로 추정되는 고인돌로 봐서는 군락을 이루고 있었을 텐데, 아쉽지만 지금 남아 있는 것은 2기뿐이다. 


▲ 1 계족산 황톳길에도 눈이 내려 황토를 완전히 뒤덮어 버렸다. 안내판만 황톳길을 표시하고 있다. 2 눈이 내리지 않았을 때의 황톳길. 진한 황토색이 그대로 난다. 3 황톳길에서 맨발걷기를 할 때의 모습. 박은숙씨 제공 4 총 둘레 1,037m나 되는 계족산성 성벽 위로도 하얗게 눈이 덮였다.

2006년부터 매년 계족산 임도 황토로 복토

느티나무와 고인돌을 뒤로하고 계족산으로 향했다. 박 위원은 “계족산 절고개로 향하는 이 길이 과거 선비들이 한양으로 가기 위해 신탄진 나루터로 가던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 옛날 과거시험 보러 갈 때는 흙길이었겠지만 지금은 거친 콘크리트가 깔려 있다. 

길 옆에 ‘超然物外’(초연물외: 물질에서 벗어나 초연하거나 세속에 얽매이지 마라는 의미)라고 새긴 암각이 눈에 들어왔다. 동국 18현 중의 한 사람인 동춘당 송준길의 글씨라고 한다. 벼슬을 마다하고 귀향해서 자연과 더불어 초연하게 산 그의 삶이 엿보인다.

초연물외 암각에서 계족산 방향으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거리의 계곡 위에 정자가 하나 있다. 옥류각(玉     閣)이다. 옥 같이 맑은 물이 처마 밑으로 흐른다고 해서 지은 이름이다. 동춘당 송준길·우암 송시열 등이 자연과 더불어 시를 읊으며 놀던 정자다. 계곡을 훼손하지 않고 지은 정자라고 박 위원은 감탄해 마지않았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은 우리 선비들의 지혜를 높이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또 옥류각 안에 있는 동춘당이 남긴 글 중에 ‘여기에 오는 젊은이들은 벽에 낙서하지 마라’는 글도 있다고 소개했다. 예나 지금이나 한국 사람들의 낙서습성은 여전한가보다. 

누각의 위쪽에 비래암이 있다. 과거엔 암자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비래사로 바뀌었다. 삼층석탑도 있고, 대웅전도 지어 제법 절 수준의 크기를 갖췄다. 비래사를 지나면서부터 길은 산길과 흙길로 바뀐다. 본격 계족산으로 접어든 것이다.

계족산(420m)은 일명 닭발산으로 불린다. 예로부터 계족산에는 지네가 많아 닭을 풀어 지네를 잡아먹게 했다고 해서 그 이름이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또 원래 이름은 봉황산이었으나 일제가 한국의 산 이름을 깔아뭉개기 위해 봉황을 닭으로 바꿨다는 얘기도 전한다. 정상 봉황정이 그 증거라고 말한다. 어느 게 정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여러 설이 있다.

대전이 지금과 같이 커지기 전에는 계족산이 대전의 진산이었다. 양반과 선비들이 주로 계족산을 중심으로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한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동춘당과 옥류각, 고택 등이 주변에 있는 것도 회덕이 대전의 옛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계족산 능선 올라가는 길은 참나무와 소나무가 듬성듬성 혼재해 있다. 산림은 별로 우거진 편은 아니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만한 높이라 많은 대전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절고개로 올라서자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를 알 만했다. 높지는 않지만 절고개만 올라도 사방이 확 트여 전체 조망이 가능했다. 또 절고개의 넓은 평지엔 다양한 운동시설을 구비해둬,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동쪽으로는 대청호, 서쪽으로는 대전도심과 금강으로 흘러가는 갑천, 남으로는 계족산 자락인 매봉과 경부고속도로, 북으로는 신탄진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절고개는 또 여러 갈래의 갈림길이기도 했다. 북쪽은 계족산성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서쪽과 동북쪽은 황톳길이 이어진다. 황톳길은 계족산성 북쪽 끝에서 다시 연결된다. 애초 계획대로 계족산성으로 향했다.

 

 

대전 산둘레잇기·대청호반길과도 연결

절고개에서 본 계족산 황톳길은 벚꽃나무가 가로수로 쭉쭉 뻗어 있다. 봄에는 벚꽃이 황톳길 전체를 뒤덮는 장관을 연출한다고 한다. 맨발로 벚꽃을 밟으며 걷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박 위원은 “계족산은 어디서나 올라올 수 있고, 어디로나 내려갈 수 있는 접근성으로 시민들이 많이 찾을 수밖에 없는 산”이라고 소개했다. 또 “봄이면 벚꽃과 진달래, 철쭉이 각각 다른 지역에 분포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꽃을 찾아 제각각의 길을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계족산 황톳길은 대전 둘레 산 잇기 5구간에 해당되고, 대청호반 둘레길 2구간으로 연결된다. 여기저기 걷는 코스가 얽히고설킨 산이다. 여러 갈래의 길과 다양한 꽃으로 구비된 산이다. 

계족산성으로 가기 위해 능선 위에 올라섰다. 절고개보다 훨씬 좋은 조망이다. 계족산 전체 능선까지 조망이 가능했다. 남쪽으로 계족산에서 뻗어 나온 매봉능선의 끝자락에 매봉초등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북서쪽으로 계족산 정상인 봉황정이, 북쪽으로는 계족산성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박 위원은 동쪽 대청호반을 바라보며 “대청호반 주변엔 동물이름을 가진 지명이 참 많아요. 말산, 꾀꼬리봉, 사슴이곶, 계족산(닭발산), 개머리산 등 전부 동물 이름이죠. 정확한 이유야 알 수 없지만 대청호 주변의 주요 특징 중의 하나입니다. 아마 옛날 이곳엔 각종 동물들이 많이 살아서 그런 지명이 하나씩 붙여진 것 아니겠느냐고 추정할 수 있겠죠”라고 말했다. 

능선은 완만해서 거의 평지를 걷는 수준이다. 나무가 별로 없어 불어오는 바람을 몸으로 막아야 한다. 춥다. 봄, 가을엔 걷기 좋은 길이겠지만 햇빛 내리쬐는 여름에도 햇빛을 몸으로 막아야 할 것 같다. 능선 정상 부근에 나무가 없는 이유는 아마 산성이 있어 그런가 싶다. 산성은 기본적으로 사방이 잘 보여야 적의 침입으로부터 방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어느 산성이나 공통적으로 지닌 속성이다.

 


▲ 1 대전문화연대 박은숙 위원이 옥류각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2 동춘당 송준길이 쓴 암각 ‘초연물외’. 물질에 초연하라는 의미다. 3 비래사 바로 위에 있는 약수터에서 박은숙 위원이 물을 받고 있다. 주변은 꽁꽁 얼었지만 물은 졸졸졸 흐르고 있다. 4 절고개에 올라서면 주변 조망이 확 트이고 네 갈림길이 나온다. 박 위원이 계족산성 방향으로 가고 있다. 5 옛날 선비들이 과거보러 한양으로 가던 옛길인 절고개로 가는 그 길로 걷고 있다. 6 비래골 초입엔 경부고속도로 공사를 하면서 발굴된 고인돌이 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7 계족산성 남벽 일부는 과거 삼국시대 석축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에 뽑혀

마침내 대전에서 가장 큰 계족산성의 남문에 도착했다. 대전엔 크고 작은 산성들이 40여 개나 된다고 한다. 그 중 성격이 파악된 24곳의 산성만 묶어 대전문화연대에서 <대전산성 트레킹>이란 소책자로 2009년 12월 발간했다. 대전의 가볼 만한 산성은 전부 소개하고 있다.

이정표의 기록에 의하면 사적 제355호로 지정된 계족산성은 계족산 정상부에 테를 두르듯 돌을 쌓아 만든 삼국시대 산성으로 성 둘레가 1,037m인 이 고장 최대의 산성이다. 성벽은 대부분 흙을 깎아내고 바깥쪽에만 돌을 쌓는 방법으로 만들었으나 동벽 일부는 안팎으로 모두 돌을 쌓고 내부를 흙으로 채우는 방법을 사용했다. 성내 시설로는 남문터 부근에서 봉수대터, 동벽쪽 낮은 지대에서 우물과 저수지가 각각 확인됐다고 한다. 그 외에 장수의 지휘소로 사용하던 장대지를 포함해 10여 개의 건물터가 발견됐다. 이 산성은 백제 부흥군이 활동하던 옹산성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계족산성 위로 올라서니 넓은 평지가 나왔다. 남쪽 끝부분 대청호가 바로 내려다보이는 곳에 봉수대가 있었다고 한다. 봉수대 흔적만 확인하고 다시 원상태로 보존하기 위해 덮어두었다고 박 위원이 밝혔다. 성벽은 대부분 근래 들어 복원했으나 남벽 일부는 과거 석축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복원한 성벽 위로 눈이 잔뜩 쌓여 있다. 그 위로 걸었다. 밤새 내렸던 눈이 석축 사이로 난 촘촘한 틈새까지도 꽉 채워 평지를 걷는 듯한 기분이다. 

성벽을 따라 걷다가 ‘장동산림욕장 1㎞’ 이정표에서 산림욕장 방향으로 틀었다. 경사가 조금 가팔랐다. 길에 눈까지 쌓여 있으니 더욱 미끄럽다. 조심조심 내려서니 황톳길로 연결됐다. 절고개 황톳길에서 계족산성 방향으로 올라 약 3㎞를 능선 위로 걸은 뒤, 북쪽의 황톳길 임도로 다시 내려선 것이다. 황톳길 임도는 계족산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박 위원은 “황톳길만 계속 걸으면 다소 지루하고 뻔하기 때문에 계족산성과 주변 조망을 감상하기 위해 일부러 계족산성 방향으로 둘러왔다”고 했다.

널찍한 임도 황톳길은 산책 코스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산림욕장 가는 길은 그런대로 나무가 제법 우거져 있다. 곳곳에 야영장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 데크를 놓아 사람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했다. 정자와 운동기구 등도 여러 개 구비해 놓았다.

황톳길 끝날 즈음엔 쉼터와 함께 손발 씻는 곳도 있다. 그 옆에 눈에 띄는 이정표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맨발걷기는 혈액순환 개선, 소화기능 개선, 두통해소, 당뇨예방, 치매예방, 피로회복, 기억력 향상, 불면증 치료, 아토피 치료 등의 효능이 있다.’ 이 이정표대로라면 맨발걷기는 거의 만병통치 수준이다. 실제 효능여부를 차치하고서라도 황톳길을 걷는 그 자체만으로 기분이 상쾌해지고 몸은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들겠다. 올 봄 더 많은 사람이 모이기 전에 계족산 황톳길을 한 번 걸어보자. 계족산에서 맨발걷기를 통해 건강을 지키고 에코힐링 문화가 뭔지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 1 계족산은 전체적으로 나무가 별로 없는 편이지만 간혹 쭉쭉 낙엽송이 나와 운치를 더한다. 2 2 모처럼 군락을 이룬 소나무를 만나 그 사이를 지나고 있다. 3 박은숙 위원이 능선 위에 서서 대청호를 가리키며 주변을 설명하고 있다. 4 눈 덮인 황톳길 사이로 군데군데 눈이 녹아 황토를 드러내고 있다.

 

 

2006년부터 매년 황토로 복토…
맨발축제·관리비용만 지금까지 20억 원 들어

  
계족산 황톳길은 2010년까지 계속 황토로 복토했지만 비만 오면 씻겨 내려가는 땅을 다지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발로 다지는 작업이 필요했다. ‘윈윈’할 이벤트를 기획했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참가하면서 재미있고 황톳길도 알리는 행사가 뭘까 고민했다. 바로 맨발축제였다. 땅을 다지는 데 맨발만큼 좋은 것도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게 마사이마라톤축제다.

모든 비용은 대전 선양주조(주) 조웅래 회장이 댔다. 2006년 황토로 복토하고 바로 마사이마라톤축제를 열었다. 축제는 가족맨발걷기코스 5㎞와 맨발달리기코스 13㎞로 나눠 실시했다. 첫해 600여 명이 참가했다. 나름 성공적이었다.

2007년 2회 대회엔 2,000명, 3회 대회엔 5,000명 등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2010년엔 세계 37개국에서 외국인 600여 명이 신청하는 등 총 5,500여 명이 참가하는 성황을 이뤄 대전의 대표축제로 자리 잡았다. 그 사이 황톳길은 완전히 다져졌다.
숲속 황톳길을 맨발로 걷고 달리는 축제의 참가비는 1㎞당 1,000원이며, 참가비 전액이 결식학생 급식비 후원금으로 지원된다. 또 청소년들의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30세 미만 참가자들은 무료다. 모든 참가자들에게는 메달과 기념품을 지급하고 다양한 문화예술공연과 이벤트도 제공한다.

지난 5년간 대회를 치르고 황토로 복토하는 데 지금까지 20억 원 정도 소요됐다. 조 회장이 모두 부담했다. 조 회장은 지역에서 거둔 이익을 다시 지역에 환원하는 자세로 기업을 운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한다.


탐방가이드Guide 비래골에서 출발하는 게 접근성 좋고 교통 편리해 제일 무난

계족산 황톳길은 다양하게 접근이 가능하다. 대전 산둘레 잇기나 대청호반길과도 연결될 뿐만 아니라 계족산 어느 쪽에서나 올라갈 수 있는 등산로가 잘 정돈돼 있다. 하지만 과거 대전의 중심지였던 회덕과 옥류각, 고인돌, 절고개 등을 살펴보기 위해선 비래동에서 접근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외지에서 올 때는 경부고속도로 대전IC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도 좋다.

대전의 길의 역사는 박은숙 위원이 추천한 대로 비래골~옥류각~절고개(황톳길 갈림길)~계족산성~황톳길~장동산림욕장 순서대로 걷는 것이 그나마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양반과 선비들이 노닐던 회덕의 중심지 비래골·옥류각과 선비들이 과거보러 가던 절고개길, 백제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계족산성, 최근에 생긴 계족산 황톳길과 장동산림욕장 등을 거치면 대충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부족하다면 비래골 바로 밑에 동춘당공원에 동춘당 송준길의 자취도 둘러보면 된다. 



교통

서울 출발 기준 승용차로는 경부고속도로에서 대전IC로 빠지면 불과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비래골이 있다. 경부고속도로 고가 밑에 몇 대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내비게이션으로 찾아갈 경우 선비마을아파트 4단지 또는 비래골·비래동으로 검색하면 된다.

서울에서 대전 가는 고속버스는 고속버스터미널에서 15~20분 간격으로 수시로 있다. 요금은 일반 9,200원, 우등 1만3,400원. 소요시간은 1시간 50분 내외.

비래골에 차를 주차하고 장동산림욕장으로 하산했을 경우 74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311번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다시 오면 비래동이다. 소요시간은 50분가량. 택시요금은 1만5,000~2만 원.



숙식(지역번호 042)

비래골 주변엔 두부·닭요리 등 옛날 요리를 하는 음식점들이 많다. 그 중 대전에서 두부요리를 가장 잘한다고 자신하는 비래골손두부(622-6595)가 있다. 순전히 국산콩만 사용해 직접 손을 갈아서 만든다고 자랑했다. 청국장·닭백숙·토종참옻닭 등도 요리한다. 장동산림욕장 주변은 허허들판이다. 주변에 음식점이나 숙박시설이 없어 어차피 시내로 나와야 한다.



/ 글 박정원 부장대우 jungwon@chosun.com
  사진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