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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상황 건강 대처 요령

호젓한오솔길 2011. 3. 20. 10:32

 

 

재난상황 건강 대처 요령

 

 

일본대지진 사태 여파가 심상치 않다. 방사능 유출 등의 위험성 때문에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일본에 있는 자국민들을 탈출시키고자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센다이 등 피해지역 주민들은 추위, 배고픔, 전염병 우려, 방사선 피폭 위험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노약자 사망도 잇따르고 있다.

이렇게 재난상황이 되면 재난을 당한 사람들의 고통이 가중된다. 구호물품이 충분치 않고 대피소 상황이 열악하다보니 겨우 재난의 위험에서 벗어난 사람들에게는 이중고가 겹친다. 점점 자연재해가 많아지고 있는 요즘 일본 대지진을 통해 본 재난 시 올바른 대처법에 대해 한강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왕순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 노약자는 1:1 관리 인력을

재난상황이 닥치면 노인, 장애자, 어린이 등 취약 계층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과거 통계로도 재난의 주 피해자는 이러한 취약 계층이었다. 이들의 추가피해를 막으려면 보호자가 없는 경우 대피 장소에 있는 피해자 중 취약 계층에 대해 1:1로 관리할 수 있는 건강한 인력을 맺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 인력은 취약계층의 식사현황과 상태를 기록, 관리하는 일을 맡게 된다. 개인적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 스트레스도 경감시켜주고 상호간 정신적인 지지에도 도움이 된다. 

■ 물은 전용식수만, 감염병자는 격리수용

대피상황에서는 영양상태 등이 좋지 않아 면역상태가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인플루엔자와 같은 심하지 않은 감염병이라도 돌게 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감염될 우려가 있다. 약품 등도 부족한 상황에서 감염병이 돌면 급속도로 확산될 우려가 높다. 대피소 생활 중이라고 해도 감염병에 걸린 사람이 있으면 격리조치 할 수 있어야 한다. 

재난 시에는 하수도관, 상수도관, 가스관, 전기 및 통신선 등이 모두 파괴될 수 있기 때문에 식수와 하수도의 물이 섞여버린다. 여기에 각종 오물, 시체 등이 범벅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깨끗한 물만을 식수로 사용해야 한다. 많은 경우 재난 시 전염병 발생의 원인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위생 관리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주위 악취가 많거나 시체가 썩어가는 환경 그 자체와 전염병 발병은 위생관리만 잘 유지된다면 전염병 발병과는 무관하다고 볼 수 있다.

■ 만성질환자는 가능한 선에서 충분한 약 비치

당뇨, 혈압 등 평소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질환별 지켜야할 생활습관 및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할 약물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생활 방식과 약 복용이 지속될 수 있도록 최대한 관리해야 한다. 응급 상황 시 대피 자체는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다르지 않으며 특히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는 질환보다 대피가 우선이다. 단 대피 후 일반인과 다르게 반드시 의학적 사항을 확인, 본인이 기록해두면 좋다. 나중에 진료를 받을 때에도 참고가 된다.

그러나 재난은 이러한 환경을 심하게 방해할 수 있어 평소에 예방 관리가 중요하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자신의 의학적 관리 사항을 정리하고 몸에 지니며 타인에게 적극적으로 알린다.
2. 평소 충분한 분량의 약을 유통기한 고려하여 비축한다.
3. 자신의 의학적 사항을 가족과 동료가 알 수 있게 해 유사시 도움을 받도록 한다.

■ 저체온증 예방에 만전

난방이 잘되지 않는 대피소에서 있다보면 많이 우려되는 것 중 하나가 저체온증이다. 실제 현재 일본 대피소에서 사망하는 상당수의 노약자들이 저체온증이 원인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한, 차고 창백한 피부, 멍함, 판단력저하 등의 증상이 오면서 배가 차가워지고 호흡이 느려지면서 졸려 한다면 저체온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저체온증은 심해질 경우 혼수상태와 사망까지도 일으키므로 빨리 알아차려야 한다.

핵심은 더 이상의 열손실을 막고 천천히 체온을 높여주는 것이다. 추위나 바람을 피하고 젖은 옷은 벗긴다. 따뜻한 음료와 사탕과 같은 음식도 도움이 되지만 의식이 없거나 정신이 혼미할 때는 음식을 줘서는 안된다. 모포와 같이 얇은 것을 겹겹이 덮으면 체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위기상황에서 모포 또한 구하기 어렵다면 서로 안아주는 것도 체온을 높이는 한 방법이다.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