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특집ㅣ만추의 바위 산들] 진도 동석산 르포
“워메! 산이 뭐 이렇게 생겨 부렀다요.”
창훈이네 가족, 동석산에 뜨다… 암릉 타며 가을 즐겨
- ▲ 동석산의 험난한 바윗길에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이제 일반 등산객도 다닐 수 있는 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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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동석산(童石山·219m)의 첫 인상은 아찔함이다. 마이산을 여러 개 겹쳐놓은 듯 독특한 산세는 처음 보는 이의 눈을 놀라게 한다. 나지막한 높이지만 그 깊이와 감동이 분명 남다른 산이다. 가을색이 완연한 10월 두 번째 주말 동석산을 찾았다. 이 달 산행에는 영암초등학교 4학년 이창훈 군의 가족이 동행해 즐거운 시간을 함께했다. 창훈 군의 부모 이재오, 박애숙씨는 영암군청에서 근무하는 부부 공무원이다.
진도 동석산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10여 년 전만 해도 이곳은 아무나 오를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워낙 산이 험해 사고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전장치 없이 바위 봉우리를 오르다 추락하는 사고가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2011년 현재 동석산은 일반인도 즐길 수 있는 산행지로 변신했다. 진도군이 여러 해 동안 작업을 통해 등산로를 정비했기 때문이다.
- ▲ 세방낙조전망대로 오르고 있는 창훈이네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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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조망 탁월한 큰애기봉 전망대
“아이고! 우습게 봤는데, 보통 산이 아니네요.”
세방낙조전망대를 오르며 만난 부천에서 온 등산객들이 혀를 내둘렀다. 이들은 새벽에 시작해 오전 10시경 종주를 마치고 내려오는 무박산행객들이었다. 야트막한 산이라고 얕잡아 봤는데 적잖이 힘들었던 모양이다. 한결같이 생각보다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입을 모았다.
“조그마한 산이라 해서 따라왔는데 걱정인데요.”
창훈이의 어머니 박애숙씨는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은근히 고민스러운 모양이었다. 등산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데다, 최근엔 발이 아파 운동도 삼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편, 아들과 함께하는 가족 산행은 분명 흔치 않은 기회였다. 오늘은 창훈이네 가족의 추억을 만드는 의미 있는 날이었다.
- ▲ 바위를 오르며 따가운 가을 햇볕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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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은 세방낙조휴게소 주차장에서 출발해 전망대를 거쳐 큰애기봉을 오르는 것으로 시작했다. 세방낙조가 유명한 것은 바로 앞 바다에 점점이 흩어진 크고 작은 섬들 덕분이다. 게다가 날씨가 쌀쌀해지며 저녁 무렵 피어나는 물안개까지 어우러지면 더욱 환상적이다. 세방낙조의 명성은 이러한 자연의 아름다운 조화가 만들어낸 것이다.
주차장에서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나무 계단으로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이 갔다. 계단 끝에 세워둔 전망대는 나무로 만든 2층의 구조물이었다. 자그마한 언덕 위에 위치해 있어 세방낙조를 조망하기 좋은 곳이었다. 바다가 곧바로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잠깐 올랐다가 산길을 따랐다.
동석산으로 가기 전에 들르는 큰애기봉 정상에도 널찍한 전망데크가 조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곳까지 오르는 길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가파른 오르막이 처음부터 우리를 괴롭혔다. 하지만 우리를 정말 놀라게 한 것은 따로 있었다.
- ▲ 동석산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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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이리로 와 보세요!”
후미에서 천천히 걷고 있는데 멀리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선두에서 커다란 독사가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독이 오른 가을 뱀은 등산로 가운데 버티고 서서 우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하는 수 없이 긴 나무막대로 뱀을 툭 건드려 숲 속으로 쫓았다. 모두가 긴장했던 순간이었다.
가파른 오름길이 끝나고 사면을 타고 잠시 돌아간 뒤 능선에 올라섰다. 산길은 여기서 두 갈래로 나뉘는데 왼쪽 길을 따르면 큰애기봉 전망대로 올라선다. 널찍한 목조데크가 있는 전망대에 서면 바다 풍광이 훨씬 입체적으로 조망된다. 지산면 세방리 일대의 아기자기한 해변은 물론 멀리 신의도까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일몰 즈음 이곳에 서면 더 없이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전망대에서 다시 능선 갈림길로 되돌아와 동석산으로 향했다. 능선은 큰 오르내림 없이 곧바로 남쪽의 봉우리를 향해 이어졌다. 산길은 비교적 뚜렷하지만 좁고 가시덤불이 많은 편이었다. 편안하게 능선을 따라 걷다 보니 멀리 보이던 바위산들이 차츰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워메! 산이 뭐 이렇게 생겨 부렀다요.”
창훈이네 가족, 동석산에 뜨다… 암릉 타며 가을 즐겨
- ▲ 진도 서쪽 해안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큰애기봉 전망대에서 가족사진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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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지나 바위의 날등에 오르다
제법 높은 봉우리 하나를 지나 고도를 낮춘 뒤 숲 속의 평지에서 점심을 먹었다. 가벼운 산행으로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러 속이 출출했기 때문이다. 넉넉한 김밥과 묵은 김치로 황제가 부럽지 않을 푸짐한 식사를 마쳤다.
우리 속담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구경보다 배를 채우는 것이 먼저라는 의미인데, 오늘은 의도치 않게 그 격언을 그대로 실천한 운행이 됐다. 식사를 마치고 오르기 시작한 바위지대의 풍광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면 숲은 사라지고 능선 주변은 온통 바위절벽으로 변했다. 사방으로 막힘없는 조망이 펼쳐지며 동석산 산행의 진수를 경험했다.
암봉 하나를 넘으니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밧줄이 나타났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동석산의 암릉이 시작되는 것이다. 밧줄을 20m 타고 내려서니 커다란 바위로 둘러싸인 널찍한 안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또 다른 웅장한 암봉이 솟아 있었다.
- ▲ 황제가 부럽지 않은 만찬을 즐기고 있는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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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아서는 암봉을 타고 넘고 싶었지만, 등반장비도 없이 암릉을 타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바위 앞에도 능선은 위험하니 우회길을 이용하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두말할 것 없이 오른쪽에 보이는 밧줄을 잡고 바위 사면을 타고 내려섰다.
바위 능선 서쪽의 숲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능선을 넘어 동쪽 사면으로 짧게 우회했다. 숲을 통과하는 구간이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녀 길이 뚜렷하고 정비가 잘 되어 있었다. 위험하게 날등을 타는 것보다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었다.
우회로를 통과해 다시 능선에 서니 만리장성처럼 웅장하게 뻗은 바위 성벽이 솟아 있었다. 하지만 그 위에는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큰 위험 없이 다음 봉우리로 이동이 가능했다. 성벽 같은 능선을 지나 오른 봉우리 위에는 진도군에서 지난 8월 15일 세운 ‘동석산 219m’라는 정상석이 있었다.
- ▲ 우회로의 바위 지대에 설치된 밧줄을 잡고 오르고 있는 등산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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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산이 정말 신기하게 생겼네요. 꼭 한 번쯤 와볼 만한 곳입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일망무제라는 표현이 잘 어울렸다. 우리가 걸어온 큰애기봉에서 연결되는 능선은 물론이요 남쪽으로 이어진 바위능선도 한눈에 들어왔다. 산 주변으로 낮게 깔린 황금빛 간척지 풍경 또한 환상적이었다. 햇볕은 따스하고 바람은 서늘한 전형적인 가을날이었다. 바위산에 올라 맞는 가을 냄새가 구수했다.
동석산에서 가족사랑 확인
정상석을 지나면 능선은 다시 칼날처럼 변했다. 전문 등반가도 선뜻 나서기 어려울 정도로 날카롭고 험한 코스였다. 우회로는 오른쪽 바위 아래로 이어져 있었다. 하지만 돌아가는 길이 그리 멀지 않아 곧바로 건너편 봉우리에 올랐다. 칼바위 다음 봉우리 동쪽에는 커다란 수직 절벽이 형성되어 있었다. 가만히 서 있는 것도 어려울 정도로 현기증이 나는 곳이었다.
암봉을 지나면 또다시 아슬아슬한 바위능선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곳에는 철봉을 박고 와이어로 고정한 난간이 있어 큰 어려움이 없었다. 암릉을 통과하면 넓고 안락한 계단과 데크 시설이 기다리고 있었다. 데크 끝에서 왼쪽 전망대 봉우리로 오르는 산길이 뚜렷하게 이어졌다. 봉우리 위에는 노래를 부르며 망중한을 즐기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 ▲ 천종사 뒤편에 솟은 아찔한 바위 봉우리 정상. 뒤로 칼날암릉이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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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봉우리 직전의 안부에서 비탈길을 타고 천종사 방면으로 내려서기 시작했다.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흘러 하산을 서둘렀다. 능선을 계속 이어타고 종성교회까지 갈 수도 있지만 창훈이 엄마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무리했는지 걸을 때마다 한쪽 다리에 심한 통증이 왔던 것이다.
“역시 산에 자주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힘이 많이 드네요. 하지만 가족끼리 이렇게 함께 산에 갈 기회는 없었어요. 그래서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따라왔습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산이 너무 좋네요.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오고 싶을 정돕니다.”
그녀는 후미에 처져 남편과 함께 천천히 산을 내려왔다. 선두에 서서 신나게 바위를 오르던 창훈이는 산행이 끝난 뒤에야 엄마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박애숙씨의 담담한 표정을 보고는 안심이 됐는지, 옆에 앉아서는 한마디 툭 던졌다. “엄마는 산에도 안 다니시면서 왜 따라 왔어요.” 아들의 퉁명스런 질책에도 엄마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 무뚝뚝한 말 속에 깊은 사랑이 담겨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워메! 산이 뭐 이렇게 생겨 부렀다요.”
창훈이네 가족, 동석산에 뜨다… 암릉 타며 가을 즐겨
- ▲ 동석산 능선의 기묘한 바위 형태가 독특한 풍광을 만들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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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가이드
암릉보다 우회로 이용하는 것이 안전해
세방낙조전망대 주차장에서 큰애기봉 전망대와 동석산을 넘어 천종사로 내려설 경우 도상거리 5.5km에 불과하다. 하지만 능선을 형성하는 바위지대를 우회하며 오르내리다 보면 산행에만 3~4시간가량 소요된다. 중간에 경치 좋은 곳에서 쉬며 즐기다보면 5~6시간이 쉽게 지나간다. 인원이 많고 초보자가 낀 팀은 산행시간이 훨씬 더 걸릴 수도 있다.
위험구간은 피해갈 수 있도록 우회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손잡이와 발판 역할을 하는 철제 링을 박아뒀고, 철봉과 밧줄을 곳곳에 설치해 뒀다. 추락 위험이 있는 암릉구간 입구에는 우회로를 이용하도록 안내판을 세웠다. 이 지역 등산동호인들에 의하면 산 전체가 바윗덩어리라 산불예방기간에도 특별히 통제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봄가을 입산통제 기간에는 산행을 금지한다는 표시판이 들머리에 서 있으니, 사전에 진도군청 녹색산업과(061-540- 3423~4)에 확인해 입산신고를 하는 편이 낫다.
동석산 산행 들머리는 남쪽 천종사나 북쪽 세방낙조 전망대 주차장이다. 취재팀은 차량을 세우기 쉬운 북쪽에서 산행을 시작했지만,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바위산 풍경의 핵심 지역인 남쪽을 들머리로 선호한다. 조금 짜릿한 경험을 원하는 이들은 천종사보다 아랫동심마을 종성교회에서 산행을 시작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코스는 초반부의 안전시설이 미비해 초보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 ▲ 동석산 정상석 앞에 모여 기념촬영을 한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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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성교회에서 산행을 시작할 경우 정면에 솟아 오른 바위 봉우리를 향해 고도를 높이다가 바위벽을 만나면 오른쪽으로 돌아 슬랩을 오른다. 가파른 구간 두 곳에 밧줄이 설치되어 있지만 추락하면 크게 다칠 수 있는 곳이니 주의가 필요하다.
첫 번째 봉우리를 지나 날카로운 봉우리를 횡단하면 아슬아슬하게 내려서는 구간이 나타난다. 이곳에도 밧줄이 설치되어 있으나 추락하면 크게 다치거나 사망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이곳만 지나면 천종사에서 골짜기를 타고 올라오는 길과 만나 데크와 난간이 설치된 안전한 구간이 펼쳐진다.
칼바위 구간을 서쪽으로 우회하면 동석산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이후 암릉 동쪽으로 내려섰다 능선을 넘어 서쪽으로 크게 우회하면 지형도상의 석적막산이라 표기된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오르게 된다. 이후 평범한 숲길을 통해 큰애기봉 전망대까지 능선길이 이어진다. 세방낙조전망대로 가려면 큰애기봉 직전의 삼거리에서 서쪽의 가파른 내리막길을 이용하면 된다.
교통
서울→진도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에서 하루 4회(07:35, 09:00, 15:30, 16:35) 운행하는 진도행 고속버스 이용. 요금 우등 3만3,600원, 일반 2만2,600원. 소요시간 5시간50분. 또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2회(05:55부터 20:10) 운행하는 진도행 직행버스를 이용한다. 요금 1만1,400원. 2시간30분 소요.
동석산 산행기점인 아랫심동까지는 진도공용버스정류장(061-544-2141)에서
하루 6회(7:20, 8:20, 10:30, 13:00, 16:40, 18:30) 운행하는 가학리행 군내버스(061-544- 2062)를 이용해 하심동에서 하차한다.
서해안고속도로 종점인 목포나들목에서 나와 시내를 통과한 뒤 영산호 하굿둑과 영암방조제, 금호방조제를 지난다. 이후 77번국도를 타고 우수영을 지나 진도대교를 건너면 된다. 동석산은 진도대교를 건너 18번국도로 진도읍 소재지를 거쳐 임회면에서 지산 방면으로 우회전, 지산면을 거쳐 천종사로 갈 수 있다. 세방낙조전망대 방면은 가치리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5분 거리다.
숙식(지역번호 061)
진도읍 소재지에 시설이 괜찮은 업소가 몇 개 있다. 남강모텔(544-6300), 태평모텔(542- 7000), 프린스모텔(542-2251), 대동모텔(543-5188) 등이 있다. 2인1실 4만 원 선. 동석산 자락인 세방낙조전망대 부근
지산면 가학리의 낙조펜션(542-3006)은 낙조를 즐기기 좋다. 임회면 죽림리의 자운토방(544- 4555)도 조용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식사는 진도대교 해남 방면에 위치한 임하기사식당(535-3121)의 백반이 가격에 비해 푸짐한 편이다. 만수복식당(544-3564)은 자연산 미꾸라지만을 쓰는 추어탕으로 진도에서 유명한 집이다. 진도읍내에 있는 문화횟집(544-2649)은 진도 별미로 이름난 간제미(노랑가오리의 전라도 방언) 찜과 무침이 별미다. 다도해관광회센터(543-7227)는 세방낙조전망대에 가까워 오가며 이용하기 좋은 곳이다.
- 명소
■남도석성
아담하지만 역사적 의미 있는 곳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역사적 의미만큼은 남다른 곳이다. 고려 원종 때 배중손 장군이 삼별초군을 이끌고 진도로 남하해 대몽항쟁의 근거지로 삼고 최후까지 격전을 벌인 장소라고 전한다. 5m 높이의 석성이 민가를 사각형으로 빙 두르고 있다. 총 길이는 610m로 잠깐 시간 내서 한 바퀴 돌아봐도 부담이 없다. 서문 옆에 주차공간이 있으며, 성벽 위로 계단이 연결돼 있다. 성 안에 옛 관아가 복원돼 있고 민가 여러 채가 그대로 있다. 내년쯤에 이들 민가도 철거될 예정이다. 성 바깥의 개울에는 수백 년도 더 됐다는 홍교와 150년 된 쌍홍교가 걸쳐 있다. 크기는 자그마하다.
■진도대교와 울돌목
11노트의 세찬 조류가 흐른다
진도군 군내면 녹진과 해남군 문내면 학동 사이에 놓인 길이 484m, 폭 11.7m의 사장교. 1984년 10월 18일 준공되어 관광 명소로 각광받았다. 2005년 12월 15일 제 2진도대교가 개통되었다. 특히 낙조와 야경이 아름답고 다리 아래 울돌목의 물살 또한 장관이다. 울돌목은 이충무공의 3대 해전 중의 하나인 명량대첩지로 잘 알려진 서해의 길목으로, 해남과 진도 간의 좁은 해협을 지칭한다. 바다의 폭은 한강 너비 정도의 294m 내외다. 이 물길은 동양 최대인 11노트의 속도로 조수가 흘러 배가 거스르기 힘든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