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시아 정상 오르다

 

삼성, 아시아 정상 오르다

강호철 기자

 

 

 

日 꺾고 아시아시리즈 첫 제패
장원삼 1실점 호투 MVP에… 오승환 2이닝 던지고 세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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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가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한국 챔피언 삼성은 29일 대만 타이중 야구장에서 열린 2011 아시아클럽챔피언십 시리즈(아시아시리즈) 결승에서 선발 장원삼의 호투를 앞세워 일본 챔피언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5대3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전 0대9 패배를 깨끗이 설욕하며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한 삼성은 우승상금으로 1500만 대만달러(약 5억 5000만원)까지 챙겼다. 올해까지 다섯 차례 아시아시리즈에서 한국 팀이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은 2005년 준우승, 2006년 예선 탈락에 이어 세 번째 도전에서 축배를 들어 올렸다. '야통(야구대통령)' 류중일 감독은 감독 데뷔 첫해 정규리그, 한국시리즈에 이어 아시아 시리즈까지 정복하는 위업을 이뤘다.

◇화려하게 빛난 좌완 선발 장원삼

이선희, 구대성, 류현진, 김광현. 국제대회에서 일본에 강했던 투수들은 좌완 투수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2011년 삼성엔 장원삼이 있었다. 선발등판한 장원삼은 140㎞대 후반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절묘하게 섞으며 6과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 5개, 볼넷 1개만 내주고 1실점 했다. 1회 박한이의 부상으로 평정심을 잃으면서 2사 3루에서 마쓰다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준 게 유일한 실점이었다. 장원삼은 대회 MVP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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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대만 타이중야구장에서 열린 아시아클럽챔피언십 시리즈 결승에서 일본의 소프트뱅크를 5대3으로 꺾고 아시아 정상에 오른 삼성 선수들이 류중일 감독을 헹가래 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의 불펜은 장원삼이 2안타를 허용하며 1사 1·2루 위기에 몰린 7회부터 가동됐다. 정현욱은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삼성은 세 번째 투수 권혁이 8회 연속 안타를 얻어맞고 무사 1·2루가 되자 곧바로 오승환을 내세웠다. 오승환은 다소 긴장한 듯 3안타를 내주며 5―3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9회엔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아시아 끝판 대장'의 위용을 과시했다.

◇집중력으로 만들어낸 5회 5득점

삼성 타선은 4회까지 소프트뱅크 선발 투수인 이와사키의 호투에 눌려 1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5회 5점을 뽑으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1사 후 이정식이 우전안타, 김상수가 몸에 맞는 볼, 배영섭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배영섭이 9구까지 가는 끈질긴 대결을 벌인 끝에 상대의 유인구를 잘 참아내며 볼넷을 골라낸 게 사실상 경기의 '숨은 승부처'였다. 이어 정형식과 박석민은 배영섭의 대결로 인해 집중력이 흐트러진 이와사키의 초구를 공략해 2타점 중전안타, 1타점 좌월 2루타를 터뜨렸다. 삼성은 2사 후엔 강봉규가 소프트뱅크 두 번째 투수 양야오신으로부터 좌전안타를 뽑아내 순식간에 5―1로 달아났다.

◇정신력, 집중력에서 일본을 앞섰다

삼성은 경기 전 불운에 시달렸다. 포수 진갑용과 2루수 신명철이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바람에 이정식과 손주인 등 백업 요원을 투입했다. 1회말 수비에선 우익수 박한이마저 부상으로 교체됐다. 하지만 오히려 잇단 악재가 오히려 선수들에겐 자극제가 됐다. 삼성은 이날 안타 8개 외에도 볼넷 6개를 얻어내며 끈질긴 대결을 벌였다. 그동안 일본 투수들의 능란한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을 수없이 당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소프트뱅크는 다소 방심한 듯 한 박자 늦은 투수 교체로 5회 대량 실점을 자초하며 일본 첫 준우승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