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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밤… 곰처럼 자고 싶다”

호젓한오솔길 2012. 1. 6. 07:29

 

 

 

“긴~긴~ 밤… 곰처럼 자고 싶다”

 

겨울철 수면장애 극복하려면

활동량 부족ㆍ일조량 줄어 생체시계 혼란… 자칫 감기등 질환 초래

잘땐 서늘해야 숙면에 도움… 자기전 심한 운동ㆍ양 세는 건 역효과

 

겨울밤에 적응하지 못하면 잠을 너무 많이 자거나 잠이 안 와서 고생할 수 있다.

 

수면 전문의들에 따르면, 겨울철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신체 활동량과 햇빛을 쬐는 양이 줄어드는 것과 관련이 깊다. 날씨가 추워 실내에만 있게 되면 신체 활동량이 줄어 잘 시간이 돼도 피곤함을 덜 느끼게 되므로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또한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우리 몸의 일주기 리듬(햇빛 양에 따라 생기는 일정한 생활리듬)이 변하면서 생체시계가 자칫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아침에 유독 일어나기 힘들어하거나, 남들 다 잘 때 홀로 밤을 지새우는 증상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추위로 인해 가뜩이나 몸이 경직되고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에 잠의 리듬마저 깨지면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감기 등 감염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잘 때는 서늘하게, 깰 때는 환하게 = 겨울철 침실이 너무 추우면 몸이 긴장되고 스트레스를 받아 잠들기 어렵고 자주 깨게 된다. 반대로 너무 더워도 수면에 방해가 된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는 “겨울도 여름과 마찬가지로 평소 실내 생활공간보다 2, 3도 낮게 서늘한 곳에서 자는 것이 좋은데, 우리 몸은 체온이 떨어지면서 졸리기 시작해 잠이 들기 때문”이라며 “실내 거실이 22~23도 정도면 침실은 19~20도 정도로 난방을 조절하면 알맞다”고 설명했다.

 

실내온도를 덥게 하고 얇고 짧은 속옷 차림으로 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실내를 건조하고 숨쉬기 불편한 환경으로 만들어 오히려 몸을 자주 뒤척이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정기영 교수는 “반소매, 반바지 잠옷을 입을 바에는 침실 온도를 더 낮추고 긴 잠옷에 이불을 덮고 자는 편이 인체의 수면 생리에 더 잘 맞는다”고 조언했다.

 

부족하기 쉬운 활동량과 일조량을 채우기 위해 낮 시간에 외부 활동을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늦은 밤에 운동을 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호흡장애센터 신철 소장은 “아침에 일어나서 첫 해를 본 후 15시간이 지나면 수면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뇌에서 분비돼 잠이 오게 되는데, 밤에 무리한 운동을 하면 대뇌가 각성돼 되레 신체리듬이 깨진다. 산책 등 간단한 걷기운동을 40분가량 한 뒤에 늦어도 취침 5, 6시간 전에는 끝마쳐야 한다”고 권했다.

 

겨울 잠의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아침 잠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기나긴 밤 동안 멜라토닌 분비량이 늘어나고 수면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침에 일찍 깨기 어렵다. 제때 일어나려면 햇빛 대용으로 밝은 조명을 활용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 교수는 “정해진 기상시간 30분 전에 방안의 형광등을 밝게 켜두면 빛이 우리 눈을 통해 뇌 시상하부의 생체시계를 자극해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고 자발적인 각성을 도와주게 된다”고 조언했다. 설령 눈을 감고 있어도 밝은 빛은 눈꺼풀을 통과해 시신경에 감지될 수 있다고 홍 교수는 설명했다.

 

저혈압이 있는 사람은 침대에서 일어날 때 갑자기 현기증을 느끼는 기립성 저혈압을 조심해야 한다. 일어서면서 중력에 의해 피가 하체로 몰리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뇌로 가는 혈액이 순간적으로 모자라서 발생한다. 이때 낙상 사고를 당할 수 있으므로 천천히 기둥을 잡고 일어서는 것이 좋다. 평소에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과로를 피해야 한다.

▶일시적 불면증엔 ‘양 숫자 세지 마라’ = 불면증세를 극복하려면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러나 억지로 노력하는 것은 오히려 더 정신이 또렷해져 잠을 못 이루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한 마리, 두 마리 세던 양이 수천 마리로 불어나도 잠이 안 올 수 있다.

 

홍승봉 교수는 “증세가 수일에 그치는, 스트레스에 의한 일시적 불면증의 경우 TV를 보거나 재미있는 책을 읽으면서 잠을 자려는 노력을 중단하면 그 순간 잠이 쉽게 들 수 있다”며 “잠을 꼭 자야 한다는 강박감과 불안을 완화시켜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면증은 잠이 들기 어려운 경우, 중간에 자꾸 깨는 경우, 한번 잠이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려운 경우를 포함한다. 만일 잠이 너무 일찍 깼는데 20분 이상 다시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자리를 벗어나 거실이나 다른 방으로 가서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등 다른 일을 한다. 그러다 다시 졸음이 올 때 잠자리에 들면 된다. 계속 잠이 안 오면 그런 행동을 반복한다.

 

일시적인 불면증이 아니라 수개월씩 진행되는 만성불면증의 경우 본격적인 수면장애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홍승봉 교수는 “불면증은 우울증 등 심리적 요인이나 생활습관, 신체질환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한국인의 15~20%가 앓고 있는 만성불면증 절반가량은 수면무호흡장애나 주기적 사지운동증(밤에 잘 때도 팔다리를 휘젓는 증상) 등 신체적인 원인 때문이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