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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숨은 알프스 '다테야마 알펜루트'

호젓한오솔길 2012. 9. 21. 23:22

 

아시아의 숨은 알프스 '다테야마 알펜루트'

  • 조선닷컴 미디어취재팀 손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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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계절 내내 숨겨진 매력 뽐내…
    신기하고 다양한 교통수단 이용해 즐기는 것도 매력적

    6월에도 설경을 볼 수 있으며, 해발 3,003m 높이에 신사(神社)가 있는 곳. 한국과 같은 아시아에 있는 이곳은 어디일까? 바로 일본 알프스라 불리는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이다. 아시아에 그것도 한국에서 고작 2시간 거리에 알프스라니... 상상이 잘되지 않는다. 알프스라면 아마 열에 아홉은 유럽의 스위스 풍경을 떠올릴 것이다.

    도야마에서 다테야마 알펜루트의 매력은 다테야마 역에서 시작된다. 교통수단을 이용해 이곳을 오를 수 있는 최고 높이는 무로도 고원까지. 다테야마 역에서 비조다이라 까지 오를 수 있는 케이블카를 타고 그곳에서 다시 고원 버스로 무로도 까지 오른다. 이 구간은 자연보호를 위해 이 버스 외 일반 차량의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다테야마 역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는 고원 버스로 갈아타는 비조다이라까지 연결된다. 고원 버스를 타고 고불고불 무로도까지 이어진 도로를 달린다

    고겐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무로도 까지 오르는 50분이라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한다. 다테야마의 숨겨진 첫 번째 비경은 폭포의 낙차가 350m로 일본에서 가장 큰 '쇼묘다키'이다. 4단으로 나뉘어 굉장한 폭음을 내며 시원하게 떨어지는 모습이 보는 이의 가슴까지 울린다. 알펜루트 관계자는 "폭포의 폭음이 마치 '나무아미타불'처럼 들린다 하여 이름이 지어졌다"고 말한다. 서로 이런 비경을 보기 위해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이런 다테야마의 숨겨진 비경에 승객들은 연신 "오~, 와~" 감탄사를 내뱉었다. 비경에 한참 취재 있을 즘에 꼬불꼬불한 길을 달려온 버스는 표고 2,450m의 무로도에 도착했다.

    표고 3,000m의 위엄을 뽐내는 '다테야마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모습

    변덕스런 산의 날씨 탓인지 산 아래와의 날씨와는 대조적으로 좋지 않았다. 구름에 가린 다테야마의 풍경은 보일 듯 말 듯 쉽사리 그 매력을 드러내지 않았다. 약 30분쯤 기다렸을까. 걷히지 않을 것만 같은 구름의 커튼이 걷히고 다테야마 알펜루트가 펼쳐졌다. 그 규모가 가히 '일본의 지붕'이라 불릴 만하다. 산행하던 관광객들도 카메라를 꺼내 연신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월드 스타가 따로 없다.

    무로도 고원에서는 무로도 산장에서부터 오야마 연봉을 거쳐 쯔르기 고젠 산장까지의 알펜루트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순간 옛 어느 광고의 "핸드폰은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바람, 소리, 향기... 이곳에선 오직 자연만이 존재한다. 이런 대자연 앞에 선 인간이 얼마나 미개한 존재인지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다.

    다테야마 산이 물에 빠졌다!? 무로도 고원을 걷다보니 눈을 휘둥그레 만드는 풍경과 마주친다. 한 폭의 산수화 같은 다테야마의 풍경이 연못에 담긴 것이다. 이곳은 미쿠리가 연못으로 600m의 폭을 자랑하는 거대한 화구호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연봉들이 투명한 수면에 비쳐 이색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미쿠리가 연못에 다테야마 산의 모습이 비친다

    그렇게 무로도의 비경을 뒤로하고 다테야마의 또 다른 매력을 찾아 다이칸보우로 이동했다. 이 구간을 이동할 때는 트롤리 버스를 타고 약 10분간 이동한다. 다이칸보우에서 구로베 댐까지 약 7분 동안 이어지는 로프웨이 구간은 알펜루트의 또 다른 백미로 꼽힌다. 360도로 창문을 낸 로프웨이에서 다테야마 연봉, 구로베 호수 등 인근의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구로베 댐은 초당 10톤의 물을 방류한다

    "콸! 콸! 콸!" 구로베다이라에서 다시 터널케이블카를 타고 드디어 구로베 댐에 도착한 우리를 가장먼저 반기는 것은 풍경이 아니라 굉음이었다. 해발 1,479m에 건설된 일본 최대 규모의 구로베 댐이 활짝 핀 무지개 사이로 초당 10톤의 물을 토해내고 있었다.

    이곳은 다테야마 산과 우시로다테야마 산 산봉우리 사이의 구로베협곡을 흐르는 구로베강 상류를 막아 해발 1,479m에 건설된 댐이다. 아치형 댐이라 다리 위에서 방류하는 물의 소리와 광경을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다. 단 이런 풍경은 댐 방류시기인 6월 하순~10월 중순에만 볼 수 있다.

    아슬아슬한 약 400개의 계단을 약 20분정도 오르면 댐 전망대에 도착한다

    이런 장관을 더욱 높은 곳에서 보기위해 댐 전망대로 향했다. 모든 일에는 수고가 따르는 법. 전망대를 오르기 위해서는 힘든 것은 고사하고 시멘트에 너트로 박혀있는 아찔한 약 400개단을 올라야 한다. 그렇게 숨이 턱까지 차오를 쯤 댐의 두 가지 얼굴이 드러난다. 잔잔한 댐 상류를 유람선이 지나가고 하류 쪽은 지옥의 입과 같은 아찔할 정도의 풍경이다. 한국에서 이곳을 찾은 관광객 유진학 (경기도 김포시.55)씨는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며 "댐 하나를 만들어도 이렇게 관광의 볼거리를 만든다는 게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다테야마 산 미다가하라에서 도야마현 밤하늘을 바라보면 마치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본 느낌이다

    어느새 해는 저 산 넘어 모습을 감추려 한다. 서둘러 다시 숙소가 있는 미다가하라로 돌아왔다. 그곳에서 바라본 풍경은 숨을 멎게 한다. 누가 하늘에 불덩이를 던졌을까. 붉게 타오르는 해는 구름바다 속으로 잠든다. 이제는 그 자리를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이 대신한다. 저 멀리 도야마 시내를 밝히는 가로등과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이 만들어 놓은 경계선 위. 마치 우주와 지구의 경계선에 서있는 듯하다. 이곳에 다시 설 수 있을까.

    ◆ 여행 Tip

    다테야마 케이블(다테야마 역~ 비조다이라): 편도 (700엔) / 왕복 (1,250엔)
    고원 버스(비조다이라~무로도): 편도 (1,660엔) / 왕복 (2,940엔)
    트롤리 버스(무로도~다이칸보우): 편도 (2,100엔) / 왕복 (3,150엔)
    로프웨이(다이칸보우~구로베다이라): 편도 (1,260엔) / 왕복 (1,890엔)
    지하 케이블(구로베다이라~구로베 댐): 편도 (840엔) / 왕복 (1,260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