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래함박스텍
7080 경양식, 그땐 그랬지
1970~80년대 한국 외식산업 격동의 시기, 우리에게 다가온 음식이 있으니 바로 함박 스테이크다. 외식산업의 틀이 어느 정도 잡히면서 타국의 음식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그중 일본식 서양 음식인 경양식 음식은 그야말로 대세로 떠올랐다. 특별한 날이나 선을 볼 때, 중요한 약속이 있을 때 옷을 차려입고 우아하게 칼질을 하며 경양식을 즐겼고 함박 스테이크와 돈가스는 그 중 단연 최고의 인기메뉴였다.
함박 스테이크는 사실 우리에게 익숙할 수밖에 없는 음식이다. 다진 고기를 메인 식재료로 해 성형해 만드는 떡갈비와 비슷하다. 최종 모습은 다르지만 우리에게 익숙하면서 완전한 서양식보다 부담도 덜하고 입에도 잘 맞았기 때문에 경양식이 그 시대에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경양식 레스토랑은 패밀리레스토랑이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이들의 추억 너머로 사라져갔다.
경양식의 주메뉴들은 화려한 옷을 벗고 대중적인 메뉴로 좀 더 친숙하게 스며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경양식이 재부상하고 있다. 경양식 레스토랑을 콘셉트로 해 오픈할 뿐 아니라 전혀 다른 인테리어에 다른 메뉴를 결합해 경양식 메뉴들을 선보이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금의 경양식은 예전의 경양식과는 비슷하지만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 세계를 돌아 ‘햄버그’로 재탄생
정확하게 따져보면 함박 스테이크는 국적이 없다. 여러 국가를 거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 역사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을 아우른다. 그 시작에는 몽골의 타타르족이 있다. 원래 몽골의 타타르족은 기마민족으로, 이동중 말안장 아래에 고기를 넣고 다니다가 부드러워졌을 때 먹었다고 한다. 이것은 칭기즈칸을 주축으로 한 몽골의 침략을 계기로 전 세계에 퍼졌다. 당시 타타르인들이 먹는 고기라고 해 타타르 스테이크라고 일컬었었다고. 타타르 스테이크는 헝가리와 동유럽에 전파됐고 이어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전역으로 퍼지면서 돼지고기, 소고기를 사용해 불에 익혀먹는 형태가 됐다. 칭기즈칸의 후손이 모스크바를 점령한 후 러시아에도 타타르 스테이크가 전해졌는데 러시아인들은 다진 날고기에 양파, 달걀 등을 첨가해 먹었다고 한다.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독일로 전달되면서부터다. 많은 상인이 독일의 항구도시인 함부르크를 거점으로 삼았고 이 메뉴는 순식간에 함부르크의 인기 메뉴가 됐다. 타타르 스테이크에서 햄버그로의 변신은 독일 한 영주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그의 요리사는 고기의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갈아서 모양을 만든 후 불에 구워 함부르크 스테이크를 만들었다. 이것이 19세기 후반에‘함부르크에서 만드는 불에 구운 스테이크 요리’라는 뜻으로 햄버그(hamburg)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 함박식당
또한 함부르크에 왔던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햄버그도 같이 전파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햄버그는 독일 이민자들이 챙겨 먹는 고향의 음식이었다. 좀 더 확대돼 전 세계적으로 퍼졌던 것은 1904년 세인트루이스 박람회장에서였다. 한 업자가 뜨거운 햄버그를 먹기 편하도록 둥근 빵에 끼워 만든 햄버거를 판매했던 것. 이 햄버거는 유명해져 레스토랑의 기본 메뉴는 물론 프랜차이즈의 대표 메뉴가 되면서 세계 각국으로 뻗어 나갔다.
일본식 서양음식, 한국에 퍼지다
햄버그 스테이크는 우리와 가까운 일본에도 전파됐다. 메이지 5년, 1200년 동안 지켜오던 육식금지령이 해지됐다. 하지만 서양에서 먹던 스타일로 고기를 섭취하기는 힘들었기 때문에 소스, 양념을 적절하게 매치해 일본풍으로 조리해 먹기 시작했다. 메이지 시대 중기에는 서양요리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바꾸어 가면서 ‘양식’이라는 새로운 일식문화를 만들기도 했다. 처음에는 소고기를 주로 먹었지만 양돈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돼지고기도 점차 보급되기 시작했다. 일본과 서양의 조리법이 절충된 메뉴는 밥과도 잘 어울리고 젓가락으로 먹어도 무리가 없었다. 또한 복잡했던 먹는 절차 등이 간편해지면서 부담이 적어지자 1890년대 후반에는 양식집이 많이 생겼다.
이후 카페에서도 양식을 팔게 되면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일본의 중장년층에게도 함박 스테이크는 소울 푸드 중 하나다. 일본에서는 이런 양식요리를 요쇼쿠(洋食)라고 부른다. 함박 스테이크를 비롯해 크로켓, 돈가스, 오므라이스, 카레라이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국 음식들을 살펴보면 일본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음식들이 많다. 일본화된 서양 요리가 다시 우리나라로 전파된 것이다. 원래대로 발음하면 햄버거 스테이크가 맞지만 일본을 거쳐 오면서‘함박 스테이크’, ‘함박 스텍’으로도 불린다.
추억을 매개체로 새로운 시장 형성
경양식집은 20대 젊은 층에게는 생소한 문화다. 함박 스테이크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음식점에서 판다는 것 자체가 재밌고 흥미로운 볼거리다. 게다가 30~40대에게는 추억의 메뉴로 어필할 수 있고 다진 고기를 베이스로 해 곁들어지는 데미글라스의 달콤하고 고소한 맛은 어린아이들의 만족도를 높이기에도 충분하다. 여러 세대를 공략할 수 있어 수용할 수 있는 고객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이 함박 스테이크가 지닌 메뉴의 강점이다. 데미글라스에 개성을 두고 전체적인 메뉴 구성에 차별성을 더해 스토리텔링을 한다면 고객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메인 메뉴와 사이드 메뉴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효율성이 높다.
- 모단걸 응접실
1920년대 경양식 스타일의 함박 스테이크 <모단걸 응접실>
경양식은 1970~80년대를 주름잡았던 음식 스타일이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격식을 갖춘 복장을 하고 우아하게 음식을 먹었다. 지하에 위치한 이곳은 빈티지한 스타일의 상들리에로 입구부터 시선을 사로 잡는다. 메뉴는 함박 스테이크를 비롯해 돈가스, 도리아, 김치 볶음밥 등의 식사 메뉴와 찹 스테이크와 치킨, 크로켓 등의 안주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함박 스테이크는 토핑, 소스에 따라 오리지널 함박 스테이크(1만4000원)와 크림소스 함박 스테이크(1만6000원), 치즈 함박 스테이크(1만6000원), 스파이시 함박 스테이크(1만6000원)로 다양화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39-1 지하 1F 전화 (02)3448-0815
정성이 듬뿍 일본스타일 함박 스테이크 <오지상 함박 스테이크>
한국에 전해진 함박 스테이크의 기본은 밥과 매치해 한 끼 식사로 만든 일본 스타일의 함박 스테이크다. 일본식 함박 스테이크는 음식에 대한 정성과 정갈하고 깔끔한 구성이 두드러진다. 함박 스테이크의 매인 식재료는 소고기 양지 차돌부위로 부드러운 식감을 한층 배가시켰다. 소고기는 호주산 청정우만 사용한다. 매일 매장에서 직접 성형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소금은 신안 천일염을 고집한다. 기본 함박 스테이크(1만1500원)에 베이컨(2000원), 달걀, 치즈, 마늘(각 1000원)을 토핑으로 추가해 맛볼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2동 662 1F 전화 070-4407-0712
새로운 개성과 가능성을 더한 퓨전 함박 스테이크 <함박식당含博食堂>
<함박식당>은 일본식 함박 스테이크를 캐주얼하게 풀어낸 곳이다. 함박 스테이크 패티는 호주산 소고기 목심을 사용해 만든다. 이곳의 함박 스테이크는 총 4종류다. 곤따함박(1만2000원)은 함박 스테이크와 신선한 샐러드가 어우러진 메뉴다. 이와 비슷한 꼰따꼰따(8900원)는 일반 접시가 아닌 철판에 올려 제공된다.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메뉴는 바로 오므함박(8500원)과 함박이퐁당(8900원)이다. 오므함박은 기본적인 함박 스테이크에 스크램블 에그를 매치해 부드럽게 어우러지는 식감을 고려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2-5 2F 전화 070-4409-0205
소박한 한국 스타일 함박 스테이크 <다래함박스텍>
투박하지만 정갈한 인테리어에 깍두기, 샐러드, 콩나물국, 스프를 더한 구성의 함박 스테이크, 돈가스, 비후가스를 판매한다. 함박 스테이크와 돈가스는 매운 맛을 따로 구성해 철저히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했다. 메인 메뉴인 함박 스테이크는 대부분 소고기만으로 만들거나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배합하는데 이곳은 돼지 등심을 사용해 만든다. <다래함박스텍>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주소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56-45 전화 (02)2241-7558
출처=월간외식경영 글 정민영 기자 사진 변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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