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5구간
(아랫삼승령~ 맹동산)
솔길 남현태
세 명의 승려 동행하여 넘는 고개
새벽 바람에 추억 남기고
서숙 쉰섬 수확한 고갯마루
찔레꽃 마지막 향기 토해낸다
초록 위에 뒹구는 빨간 산딸기
바지가랑이 잡고 애원하는 길
초상화 찍으며 침 삼키니
다투어 입 속으로 뛰어든다
가파른 헬기장 봉우리 독경산
산님들 오색리본 펄럭이고
자동차 날랜 창수령 건너
풍력발전기 모여 꼼지락거린다
초지 위에 평화로운 한우들
물끄러미 바라보는
마루금 위에 분주한 바람개비
추억처럼 아련히 멀어진다
풍차 날개에 귀퉁이 잘려나간
덩그런 반쪽 짜리 봉우리
모진 바람에 풀만 자란 맹동산
걸어온 하룻길 바람결에 사라진다.
(201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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