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산행기

호남정맥 9구간- (방축재~ 봉황산~ 서암산~ 괘일산~ 무이산~ 과치재)

호젓한오솔길 2017. 6. 14. 00:20



호남정맥 9구간- (방축재~ 봉황산~ 서암산~ 괘일산~ 무이산~ 과치재)


* 위 치 전북 순창군 - 전남 곡성군

* 일 자 : 2017. 06. 11()

* 날 씨 : 맑음

* 동 행 : 알파인님, 산이좋아님, 당산님, 민트님, 호젓한오솔길

* 산행코스 :  방축재- 고지산(316.9m)- 늑곡 2- 이목고개- 봉황산(238.4m)- 일목재- 서암산(455m)- 서흥고개-

                    설산갈림길- 괘일산(441m)- 무이산(306.6m)- 과치재

* 산행거리 : 20.1 Km (호남정맥: 19.1Km)

* 산행시간 : 8시간 16분 소요(이동시간: 6시간 55)


여느 해 보다 일찍 찾아온 5월 무더위가 정국의 혼란과 함께 기승을 부리더니, 계절은 여름 문턱으로 접어든다는 6월도 어느덧 둘째 주말을 맞이한다. 개인적으로는 다니던 회사를 조만간 떠나게 되어 조금 아쉬운 마음은 들지만, 어쩌면 그 동안 하고 싶었던 취미생활에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홀가분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삶의 작은 변화가 예견되는 이번 주에도 지난 주 현충일에 다녀온 호남정맥 산행 길을 이어가기로 한다.


이번 주에 산행하게 될 호남정맥 9구간은 지난 번에 산행한 전북 순창군 강천산에서 광주 무등산을 잇는 중간 마루금으로, 전북 순창군 금과면과 전남 담양군 금성면에 위치한 방축재에서 출발하여, 88 올림픽 고속도로 대로변를 따라 잠시 걷기도 하면서, 고지산, 늑곡 2재, 이목이재, 봉황산, 일목재, 서암산, 서흥고개, 설산갈림길, 괘일산, 무이산, 과치재를 거쳐 연산, 방아재까지 이어지는 약 24Km 거리의 나지막한 산봉우리와 고개를 수 없이 오르내리는 조금은 지루한 산행 길이 예상된다.


토요일 밤 자정에 포항시 남구 이동 사거리에 모여서, 산이좋아님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 가는 도중 경남 지리산 부근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곳에 따라 찔끔거리는 비가 목적지 부근에 다와 가는데도 계속 내리고 있어, 산행지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행여 오늘 우중 산행이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다. 대부분 수풀이 우거진 호남정맥 길은 잠시 비라도 뿌려 이슬을 지우면, 온종일 축축한 산행을 해야 하기에 여간 성실겁지가 않다.

 

목적지가 가까운 지점에 24시간 영업을 하는 '강천산휴게소'에 들러 제육덧밥으로 아침을 먹은 후 새벽 4시 30분경 전북 순창군 금과면 방축리 마을 앞 주차장에 도착하여, 날이 밝아지기를 기다리며 잠시 차 안에서 눈을 붙인다. 모두 피곤한 기색으로 일어나 산행준비를 하고, 새벽 5시 15분에 마을 앞 24번 국도를 건너 농로를 따라 야산 자락으로 접어들면서 산행 길은 시작된다. 
 

* 전북 순창군 금과면 방리 마을 앞 주차장에 주차하고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 방축재 24번 국도를 건너서
 

* 시멘트 농로를 따라 잠시 걸어 가는데,


* 사방에 새벽 안개가 끼어

   몸이 축축한 기분이 들고 주위에 밤꽃이 피어 밤꽃 향기가 풍겨온다.


* 잠시 산길을 따라 야산을 걷던 걸음은

   안개 속에 이슬은 축축하고

   바람기 하나 없는 후덥지근한 날씨가 초반부터 땀이 나게 하니

   오늘도 체력을 많이 소모하는 무더운 산행 길이 예감된다.

 

   달리는 자동차들 거친 숨소리 들리더니,

   앞을 가로막은 88올림픽 고속도로에 내려선다.
 

* 정맥 마루금은 고속도로 건너편 작은 언덕을 돌아

   다시 건너 와야 하는 듯하지만,

   고속도로를 건너는 길이 없고,

   정맥 마루금에 고속도로가 포개져 있는

   선답자들의 지도를 따라 고속도로 우측으로 잠시 걸어가는 길
 

* 주위에는 온통 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비릿한 향기를 풍겨온다.
 

* 고속도로변을 걷고 있는데,

 

지나가던 순찰차가 세우더니

감시원이 다가와서 어디로 들어왔느냐고 하면 따져 묻는다

호남정맥 산행을 하다가 앞에 고속도로가 막혀

잠시 도로변을 따라 가다가

건너지 않고 다시 우측으로 다시 올라간다고 하니,

민원이 들어 올 수 있다고 하면서 도로를 건너지 말고 곧장 나가달라고 한다.   

 


밤꽃

음력 오뉴월에 피는 밤꽃은 옅은 노란색을 띠며암꽃과 수꽃이 길다란 미상꽃차례에 무리 지어 핀다. 암꽃은 꽃차례 아래 꽃에 달리며, 수꽃은 꽃차례 위쪽에 달린다. 그 형태가 마치 털이 많이 난 애벌레처럼 생겨서 징그럽기도 하거니와, 정액이나 락스와 비슷하게 구성된 독특한 냄새를 풍기는데, 밤꽃에는 액에 포함되어 있는 스퍼미딘스퍼민이 포함되어 있기에 이와 비슷한 냄새가 난다.

 

밤꽃 향기는 사람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여, 예부터 과부들이 송곳으로 허벅지를 찔러가며 엄동설한을 견딜 수는 있어도 밤꽃 냄새가 진동하는 오뉴월은 수절과부에게는 정말 견디기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밤꽃 피는 오뉴월은 불륜의 달’이라고 하였고, ‘밤꽃이 피는 달은 지독한 달’이라고도 했다이처럼 밤꽃 향기가 피어나는 오뉴월의 밤이면 모두가 불륜을 떠올리게 되는데, 밤꽃에서 소위 ‘남자냄새’가 나는 까닭이란다. 

 

 

하얀 달빛에 비치는 밤꽃 향기가 여자의 마음을 홀리게 한다더니,

안개 짙은 새벽 고속도로 주변에 지천으로 널린

가지 마다 함박눈처럼 드리운 은은 밤꽃 향기가 사방에 진동을 한다.

 

밤꽃 향기에 얼굴이 붉어지면 처자가 아니라고 하는데,

암꽃과 수꽃이 함께 피는 밤꽃의 수꽃 향기는 아낙네와 과부의 밤잠을 설치게 하여,

오뉴월 밤꽃이 필 무렵은 시어머니는 며느리만 단속하고 집 나간 딸년은 걱정도 안 하는 계절이란다.
 

* 88올림픽 고속도로를 따라

   약 1Km 정도 걷던 걸음은


* 노란 금계국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우측 도로변으로 내려서서


* 수풀 속에서 등산로를 찾아

   잠시 가파르게 오르막길 밀고 올라가니, 

 

* 고지산(316.9m)을 알리는 

   허름한 산봉우리에 올라선다.


* 밤나무에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고지산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걸음은


* 수풀 우거지고 

   넘어진 고사목들로

   거친 길을 따라 좌측으로 휘어져


* 평온한 언덕배기에 누운

   묘지 옆을 지난다.

 

* 걸음은 88올림픽 고속도로가 가로막은

   '늑곡 2재'에 내려서고

   고속도로를 건너기 위해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잠시 내려가서, 
 

* 도로 아래 터널로 들어서서


* 고속도로를 어렵게 건넌다.


* 다시 농로를 따라

   늑곡 2재를 따라 올라오는 길


* 가뭄 속에 모내기를 마친 들판이

   풍요롭게만 보인다.

 

* 고속도로를 따라

   다시 늑곡 2재로 돌아 올라와서


*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던 길은


* 이목이고개를 건넌다.


* 잠시 밋밋한 오르막 길 이어지던 걸음은  

 

 * 호남정맥 봉황산(238.4m)을 알리는

    나지막한 봉우리에 올라선다.

 

* 사방에 수목이 우거져 아무런 조망이 없는

   봉황산을 뒤로하고

 

* 우거진 수풀과 넘어진 고사목으로

   조금 지저분하고 거칠게 이어지는 등산로는


* 일목고개에 내려선다.


* 일목고개 2차선 도로를 건너

   이어지는 걸음은

 

* 시멘트 임도를 따라

 

* 송지농원 안으로 들어서서

   복숭아 농장 비탈을 지나

   잠시 가파른 오르막 길 할딱이게 하더니,


*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선다.

 

산불감시 초소 옆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후

앞쪽에 호남정맥에서 우측으로 조금 벗어난 자리에 우뚝하게 앉아 있는 서암산을

오늘이 아니면 언제 다시 올 기회가 있으랴 싶어

서암산 삼거리에 배낭을 풀어 놓은 체 휴대폰과 카메라만 들고,

잠시 가파른 길 따라 서암산(455m)에 오른다.


 

서암산(455m)

전라북도 순창군 금과면 방성리와 전라남도 담양군 금성면 봉황리, 무정면 덕곡리 경계에 있는 산으로, 서암산은 상서로운 정기가 서려 있고 산세가 좋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서암산은 일명 세암산으로 불리며 순창의 서남쪽 끝자락 호남 정맥에 솟구친 산이다. 물줄기는 서쪽은 영산강, 동쪽은 경천을 통하여 섬진강으로 흘러든다.

 

* 사방에 수목이 가려 조망이 별로 없는

   서암산 정상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후


* 올라온 비탈길 따라 

   배낭을 내려놓은 삼거리까지 내려선다.
 

* 이어지는 걸음은 시멘트 도로가 넘는 

   서흥고개에 내려선다

* 서흥고개 이정표

 

* 바람기 하나 없는 후덥지근한 날씨가

   햇볕에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시간 서흥고개 건너

   느슨한 오르막 길 걷다가


* 잠시 후 시멘트 임도를 건너고,


* 다시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길,

   새벽 3시 반에 이른 아침을 먹은 터라 오전 9시경인데

   모두 배가 출출하다고 하여, 

 

* 그늘 시원한 곳에 둘라 앉아 

   든든하게 점심을 먹은 후 괘일산을 향하여 걸음을 이어간다.


* 벌목을 하여 좌측으로 훤하게 트인 곳

   더워진 날씨에 땅에서 수증기가 피어 오르는지

   뿌연 박무현상으로 시야가 흐리고 내리쬐는 햇살이 따갑게 느껴지니, 


* 좌측 전방에 우뚝 솟은 설산은

   호남정맥에서 벗어나 있어

   오늘 산행에서 제외된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 무더운 산길에도

   밤꽃 향기가 진동을 하여


* 둘러보니 사방에

   밤나무가 많이 보이는 곳

   잠시 오르막 길 부지런히 밟아 오르니,

 

* 설산 갈림길

   삼거리 능선에 올라.

   가쁜 숨 고르며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 삼거리에서

   괘일산으로 가는 길은

   잘 단장된 등산로가 고속도로처럼 느껴지고,


* 모두 룰루랄라 발걸음이 가볍다. 


* 통나무 계단으로 조성된

   오르막 길 오르면,


* 다시 평온한 소나무 숲

   능선 길 이어지다가


* 전망 바위에서

   오늘 가지 못한 건너 설산을 바라보고,

 

* 고개를 돌리니

   올라갈 괘일산의 암봉이

   시기하듯 살며시 고개를 내민다.

 

* 괘일산 암봉에 올라 바라본

   전남 곡성군 설옥리 마을 풍경

   시야를 흐리게 하는 뿌연 박무가 야속하게 느껴지고,

 

* 좌측으로 바라본 설산은

   올라 갈 기회는 잃어버린 듯하여 미련을 남긴다.

* 설옥리 마을 풍경, 

 

* 살짝 당겨보니,

   작은 저수지 아래 모심기를 끝낸 논 도가리들 모습이 정겹다.

 

* 건너다 본 멋진 암봉이 괘일산 주봉인 듯하고,

   함께 온 일행들은

   건너 산으로 바로 간 듯하여 걸음을 재촉한다.


 

괘일산(441m)

전라남도 담양군의 무정면 서흥리와 곡성군 옥과면 설옥리 경계에 있는 산이다. 금성산성에서 남쪽 설산으로 내려서는 호남정맥에 위치하며, 영산강과 섬진강 수계의 분수령이다. 괘일의 뜻은 해를 받아 걸어 놓는 것으로 풀이하나, 의미는 생김새가 판자 같은 바위를 층층으로 얹어 놓은 것으로 이해된다. 옥과현에서 중시하는 산이다. 족자동에서 동쪽으로 가파르게 오르면 정상에 도달할 수 있고, 옥과로 넘는 고개는 개산재와 고갓재였다.
 

* 정상부에 이어지는 멋진 암봉과

   탁 트인 조망이 시원스러운 괘일산이

   오늘 산행의 백미인 듯하여 찬찬히 둘러보며 주봉 쪽으로 건너간다.

 

* 으스러진 바위덩어리들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롭게 보이는 듯한

   괘일산의 암봉을 바라보며

 

* 괘일산 정상에 오르니 정상석은 없고

   이정표만 설치되어 있다.


* 괴일산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 찍혀보고,


* 광주에서 온 산님들 덕분에

   단체사진을 찍혀본다. 

 

* 괘일산 정상에서 바라본 조망은

   조금 전 옆에 봉우리에서 바라본 조망보다

   조금 못 하다는 생각이 든다.

 

* 수직 바위에 붙어 사는

   가녀린 노송과


* 아래 쪽에서 바라보면

   병풍처럼 펼쳐진

   거대한 암봉들이 괘일산의 매력인 듯하다.

 

* 헝크러진 몰골로 보아

   삶이 참 고달파 보이는 바위 위에 노송이 측은해 보이는 괘일산,

   오늘 산행에서 괘일산이 없었으면 앙꼬없는 찐빵이 될뻔했다는 생각이 든다.  


*산골짜기에 박힌 오막한 저수지와

   건너가야 할 무이산 풍경 


* 사방이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오막한 운곡지 풍경은 낚시하기 참 좋아 보인다.

 

* 괘일산에서 목쟁이로 살짝 내려갔다가 오른 걸음은

   무이산(306.6m)에 올라선다. 


 

무이산(306.6m)

전라북도 순창군의 동쪽에 위치하고 구림면 구곡리에 자리 잡고 팔덕면 청계리와 경계에 있는 산이다. 대동지지에는 "북쪽으로 20리 지점에 있다."는 내용만 전해질 뿐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다른 고전에는 기록이 나타나지 않는다. 산의 형태가 무장을 한 장군과 유사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호남지도에 상치면과 무림면 사이에 지명과 함께 산지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 오르락 내리락 고도를 낮추며

   소나무 숲 속으로 이어지는 발걸음은  


* 좌측에 축사가 있는 쪽으로

   '과치재'를 내려서는 길

 

* 건너다 본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연산은

   자글거리는 햇볕 아래 얼른 건너 오라고 손짓을 한다.


* 과치재에 축사 앞으로 내려서서

   자동차들 쌩쌩 달리는 호남고속도로를 건너가기 위해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약 500미터 정도 내려가


* 호남고속도로 터널 아래 도착하여


* 지하 터널을 건너려고 하는데,

 

뒤에 따라 오던 일행 한 명이

어제와 오늘 양인간의 무리한 산행으로

심신에 컨디션 난조를 보여서 도저히 산행이 불가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최고봉인 연산을 넘어

방아재까지로 예정되었던 약 4Km거리의 남은 산행을

그냥 진행 할 수도 포기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잠시 망설이며 기다리다가.

 

모두 아쉬운 마음으로

오늘 산행을 이곳 '과치재'에서 접기로 하고

과치재 휴게소 쪽으로 돌아 올라온다.

 

* 과치재 휴게소에 돌아와

   신촌주유소 옆 그늘에 앉아 택시를 기다렸다가

   도착하는 택시를 타고 아침에 출발한 방축재로 돌아오니,

   택시비가 4만원이 나온다.


* 오늘 걸은 호남정맥 9구간 트랙,

 

* 오늘 걸은 호남정맥 9구간 고도표,

 

새벽 5시 15분에 안개 자욱한 순창군 금과면 방축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걷는 도중에 괘일산의 암봉을 제외하고는 별로 볼거리도 없는 조금은 지루하고도 후덥지근하게 무더운 산길을 약 19 Km 거리에 8시간 정도 소요되어 도착한 전남 곡성군의 '과치재'에서 오후 1시쯤 되는 이른 시간에 뜻하지 않는 사정이 발생하여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산행 길을 종료한다.

 

돌아오는 길에 순창군의 어느 마트에 들러 막걸리와 안주를 싸다가 마시면서 여유 있게 포항으로 돌아와 이동 사거리에 내려서 내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니, 어제 주말을 맞아 집에 다니러 왔던 큰아들 가족은 돌아가고 혼자 기다리고 있는 마눌과 함께 고기 구워 저녁을 먹으면서 호남정맥 9구간 산행 길을 갈무리해본다.

 

2017.06.11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