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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산정 금강정맥 마지막 7구간 (칠거리고개~ 점방산~ 군산 도선장)

호젓한오솔길 2017. 6. 17. 18:37

 

 

고운산정 금강정맥 마지막 7구간 (칠거리고개~ 점방산~ 군산 도선장)



                                                        솔길 남현태



국내외로 유래 없이 다사다난 했던 병신년 한 해도 기우는 국운처럼 힘없이 저물어가고, 별로 희망도 없어 보이는 서글픈 정유년 새해 달력이 덩그러니 벼룸박을 차지한다. 열강들의 틈바구니 속에 표류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최순실 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은 탄핵되어 청와대안에 식물인간이 되어 있고, 국정을 책임져야 할 여소야대 정국의 대통령 권한 대행인 총리는 국회에 불려나가 한심한 야당 국회의원들의 말도 안 되는 야유와 입방아 질에 진을 빼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가만히 두면 잘 할 수 있으련만, 어야든동 정부를 흔들어 무기력화시키기에 여념이 없는 국회의원이란 양반들은 국민을 대표한다면서, 어려운 민생은 외면한 체 권력 탐욕에만 혈안이 되어 있느니 서민들의 삶은 점점 팍팍해진다고 한다. 와중에 권력에 눈이 먼 어떤 정치인은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을 해야 된다고 여론 몰이를 하며, 대권의 기회를 잡아보려 바둥거리고 다니는 꼬라지가 인간의 야비함과 욕심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정신이 똑바로 박힌 사람이 보기에는 그저 눈살이 찌푸려질 따름이다.


얽히고설킨 세상사 지 아무리 시끄럽고 험난해도 우리 산꾼들은 주말이면 어김없이 산으로 간다. 12월 셋째 주 이번 일요일에는 고운산정 산악회 회원들과 1월부터 함께 해온 금남,금강정맥의 마지막 구간 졸업 산행을 가는 날이다. 오늘 산행하게 될 금남정맥 마지막 구간은 지난 달에 산행을 마친 전북 김제시 칠거리고개에서 출발하여, 평야지대 해발 고도 100m 전후의 나지막한 무명 산들을 오르내리다가 전북 군산시 금강 하구의 도선장까지 이르는 약 21Km 거리에 7시간 정도 소요되는 느긋한 산행이 예상된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버스 이동 거리가 먼 관계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새벽 4시에 포항시 남구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하여 바로 간다고 하여, 북구 회원 5명은 재무이사님 차를 타고 3시 45분에 차고지 근처 나루끝에서 버스에 탑승하고 출발지인 종합 운동장으로 향한다. 운동장에서 회원들이 모두 탑승을 하고 가는 도중에 함양 휴게소에서 대표님을 태우면, 오늘 산행에 참여한 인원이 22명이 된다고 한다.


간단하게 인사 나누고 모자라는 잠을 보충하면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에 휴게소에 두 번 들리고, 아침 8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지난 달에 하산을 한 전북 김제시 칠거리고개의 주유소 앞에 도착하여, 모두 버스에서 내리니, 조금 흐리기는 하여도 예상 보다 춥지 않는 날씨가 산행하기에 좋은 듯하다. 각자 산행준비를 하고 산행 들머리인 길가의 묘지 앞에 모여서 단체로 기념 사진을 찍은 후 촉촉한 언덕을 오르면서 금강정맥의 마지막 산행 길은 시작된다.


소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편백나무 묘목은 심어 놓아 시원하게 조망이 트인 언덕에 올라서니, 좌측으로 영생골과 대위제저수지가 눈에 들어오고, 이어지는 발걸음은 66봉에 올라서니 동쪽 하늘 구름 사이로 붉은 빛이 조금 보일 뿐 흐린 날씨에 시야가 별로 없어 보이지만, 저수지 주위 풍경이 한 폭의 은은한 수채화를 드려다 보는 느낌이 든다. 


군데군데 벌목을 하고 있는 곳이 많은데, 이 곳에도 소나무 재선충이 발생하여 토종 소나무들은 거의 멸종의 위기로 몰려 남은 이끼다 소나무들을 모두 베어내고 차츰차츰 실용성이 있는 편백나무로 수종을 변경해 가고 있는 모습이다. 산책로처럼 부드러운 능선 길은 나무 숲 속을 지나, 대나무가 많이 있는 곳 좌측 골짜기가 댓골이고 마을 이름도 죽동 이라고 하는 댓골 아쟁이 사오정 길로 들어선다. 빼곡한 대나무 숲 길을 지나고 벌안을 모두 대리석을 깔아 치장한 황당한 묘지 옆을 지나, 잠시 오르막 길 걸어 청암산에 오르니 좌측 발아래 죽동마을 정겹다.


살짝 당겨본 마을 풍경 청암산(115m) 정상의 이정표에는 좌우 모두 군산(옥산)저수지 제방으로 가는 거리만 표시되어 있다. 청암산에서 바라본 우측으로 군산저수지 풍경 촉촉한 아침 운무 속에 은은하게 펼쳐진다. 사각 정자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 소나무 숲 능선으로 내려서는 산책길 같은 등산로에는 여기저기 이끼다 소나무를 베어내는 전기톱 소리가 앙칼지게 울려 퍼진다.


평야지대에 맥을 이어가는 귀중한 산을 깎아낸 자리 황량한 채석장의 위태로운 벼랑 위를 걸어 계단식 묘지를 지나고 돌아보니 따라 오는 대원들 모습이 정겹게 이어진다. 잠시 낙엽 길 걸어 오르니 중계탑 봉우리에 올라서고, 빼곡한 편백나무 숲을 지나 금성산 오르는 발걸음 가볍다.


칡넝쿨 널브러진 능선 길 낙엽 내려앉은 봉우리 지나 우측으로 골짜기 금성리 작은 마을로 내려서고 왼쪽 길가에 작은 마을 회관 정자를 지나는데, 옥류정 이라는 현판이 눈에 들어온다. 마을 지나 농로를 따라 걸으니 정맥은 물을 건너면 안 되건만, 인간이 만들어 놓은 콘크리트 물길(수로)을 건넌다. 


수로를 따라 잠시 걸으니 칠다리 사거리를 지나고 정맥 산꾼들에게 알려져 있는 칠다리슈퍼에 도착한다. 여느 산님들처럼 우리도 칠다리슈퍼 안으로 들어가 막걸리와 맥주를 나누어 마시며 잠시 여유를 부리다가 밖으로 나와 잠시 포즈를 취해보고, 2차선 도로를 따라 이 곳이 정맥 마루금이라니 믿어지지 않는 평야를 건너 간다. 


길가에 구불길이 표시된 한림마을 표지석 앞에서 잠시 따라 들어가니, 뒤에서 알바를 했다고 돌아 나오라고 한다. 다시 한길 가로 돌아 나와 앞에 보이는 골프 연습장을 지나 좌측으로 들어가야 한단다. 돌아본 발걸음들 느긋하게 정겹고,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를 지나 마을 골목길 따라 백석교회 앞을 지나니, 차분한 언덕길 오르고 우측으로 트인 조망은 넓은 평야 위의 은은한 구름 속으로 나지막한 산봉우리들이 꼬물꼬물 기어 다닌다.


고사리가 많이 나는 봉우리 돗대산(91m)에 올라서니, 잠시 후 갑자기 앞이 훤하게 트이고, 우리 인간이 금강정맥 마루금을 도륙 내고 있는 끔찍한 공사장에 들어선다. 마지막 금강정맥이 피를 흐리는 공사장 황토 길을 걸어 내려와 정맥과 생을 같이 하는 주막처럼 생긴 허물어져가는 폐가 앞을 지나 죽어가는 정맥의 아린 속살을 밟으며 올라간다.


매장 문화재 보호구역을 알리는 표지판 앞을 지나니, 여기저기 고분을 발굴한 흔적들이 보이고 속살을 깎아 내는 산아래 하얀 연기가 봉화처럼 피어 오르는 곳에 잘 단장된 기와집들이 아련히 멀어져 간 옛 영화를 그리워한다. 잘려 나가는 피투성이 금강정맥 속살 위를 걸어서 옛 무덤 문화재 발굴 구역을 지나 가시덩굴 우거진 능선에서 잠시 허우적대던 걸음은 2차선 도로 위로 내려서고 21번 국도 지하 터널을 지난다.


국도 아래를 지나 언덕 위를 올라가는데, 울타리를 쳐서 막아놓은 밭이 나오고 주인 아주머니가 앞을 막으며 못 올라가게 한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돌아내려와 국도 옆 길을 따라 잠시 청미래덩굴 가시 우거진 숲 속을 헤집으며 능선을 찾아 올라간다. 등산로를 만나 국도 절개지 위를 잠시 걸어서 이어지는 걸음은 한창 개발 중인 마루금 황토 길을 걸어 숲 속으로 들어가 잠시 헷갈리던 길은 2차선 포장 도로에 내려서고 도로를 따라 걸은 걸음은 커다란 하느님의 궁전 같은 은파교회 앞을 지난다. 사거리 대로에서 좌측으로 접어들고 넓은 2차선 도로를 따라 군산 시가지를 걷는 발걸음 여유롭다. 차분한 미제저수지 옆을 지나고 '리츠플라자호텔' 앞을 지나 이어지는 시가지 행진은 '타워발리스 관광호텔' 사거리 건널목을 건넌다. 


음식점이 있는 길거리를 지나 가다가 돌아와 오늘 도시락을 싸오지 않은 독수리 오 형제는 중국 음식점에 들러 얼큰한 짬뽕으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얼큰한 짬뽕에 소주 한 잔 나누고 느긋하게 마루금 길에 오르니, 산에서 도시락을 먹은 다른 대원들은 이미 멀리 가버린 듯하다.


오르락 내리락 낙엽 정겨운 길 걷다가 가시덩쿨 얼크러진 길 내려선다. 편백나무 우거진 공원 산책길 따라 걷는 길 빼곡한 편백나무 숲에 산림욕을 즐기기 위한 벤치가 여기저기 놓여 있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니, 오는 길에 이끼다 소나무들을 베어내고 대체 수종으로 편백나무를 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월명호수 옆 능선을 따라서 오르락 내리락 우측으로 목포 시가지를 바라보며 석치산을 지나고 이어지는 산책로 위에 여유로운 발걸음은 산림욕을 즐기기 위한 벤치와 침대들이 여유로운 빼곡한 편백나무 숲을 지나 월명공원 주차장에 내려서니, 짬뽕을 먹는 동안 앞서가던 대원들을 만나고, 이어지는 걸음은 정맥 길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점방산으로 향하는 길 좌측으로 바라본 월명호수 풍경 포근한 겨울 햇살에 아련하다.


날씨가 포근하니 길가의 동백나무에는 동백꽃 몽우리들 터질 듯이 맺혀있고 딱 두 송이 피어 있는 동백꽃을 찾아 잠시 걸음을 멈추고 몇 장 접사를 해본다. 빨간 동백꽃 모습 사진에 담아보고. 나무계단 길 따라 언덕길 올라 점방산 정상에 있는 월명공원 전망대에 도착한다.


월명공원 전망대 안내판을 지나 철골로 만들어진 전망대 위로 올라서고, 전망대에서 바라본 금강 하구의 금란도와 동백대교 풍경, 강 건너 충남 서천군 장항읍 모습과 군산 시가지 풍경, 월명호와 걸어온 산봉우리들 군산항과 대죽도 쪽 풍경, 금강 하구의 금란도와 대죽도 풍경, 오늘의 하이라이트 점방산 전망대 위에서 사방을 한 바퀴 돌아보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잠시 쉬어간다.


점방산 봉수대 사적비를 둘러보고, 돌아선 걸음은 금강정맥의 마지막 봉우리 장계산(108.2m)에 올라선다.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장계산에서 단체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하다가 얼굴에 마스크를 하고 올라오는 지역 주민 아주머니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했더니, 거절은 못하고 귀찮다는 듯이 이럴 줄 알았으면 올라오지 않는 건데, 하면서 속으로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비 맞은 중처럼 구시렁거리면서 사진을 찍는데, 가유~ 또 가유~ 하면서 셔터를 누르니, 저절로 웃음이 나와 모두 표정이 밝아진다. 진한 사투리를 쓰며 사진을 찍어주고 간 충청도 아줌마는 아마도 강 건너에서 시집을 온 모양이다.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고 장계산을 내려선 걸음은 삼일운동 기념비 앞을 지나니, 삼일운동 기념비 만세상 삼일운동 기념비 만세상 안내판, 뒤에서 알바를 했다고 다시 돌아올라 오라고 한다.


발걸음은 수시탑 쪽으로 향하고, 야경이 화려하다는 사진 촬영장소 수시탑 안내판을 지나 수시탑 계단을 오른다. 수시탑 아래서 바라본 금강 하류와 군산시 풍경, 계단을 따라 수시탑을 내려선 걸음은 금강 하류가 내려다 보이는 해병대 전적비 앞에 걸음 멈춘다. 6.25 사변 때 이 곳이 해병대가 처녀출전 했던 곳임을 알리는 기념비라고 한다.


그네를 타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여유도 즐겨가며, 내년에 완공 예정이라는 동백대교 공사장 앞에 내려선다. 동백대교 앞 물가에서 금강정맥 발걸음은 멈추어지고, 공사 중인 동백대교를 잠시 바라보며, 마지막 걸음은 군산도선장 앞에 이른다. 아침 8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김제시 칠거리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오후 3시경에 이곳 금강하류에 도착하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물 빠진 갯벌 위에 드러누워 쉬고 있는 고깃배들을 바라보면서 군산시 관광 안내도 아래 재물을 차리고 고운산정 산악회의 금남정맥, 금강정맥 종주를 마무리하는 종산재를 올린다. 금남, 금강정맥 무사완주를 하게 해주신 신령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정갈한 제물을 차려놓고, 모두 정성을 다해 제사를 올린다. 산도 없는 바닷가에서 종산제를 올리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신기한 듯 바라보는 속에 경건한 마음으로 종산제를 올리고 모두 기념사진을 찍은 후 버스로 돌아온다.


지난 1월 전북 진안군 모래재에서 시산제를 올리고 펑펑 내리는 함박눈 속으로 어렵게 운장산을 넘으며 시작하여, 꽃피는 춘삼월에 명산 대둔산을 지나 실록이 넘실대는 오월 영험한 계룡산을 넘어, 7월 무더위에 부여 백마강 구드래나루터에서 금남정맥을 금강의 물속으로 배웅하고, 이어 무더운 8월 금만봉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 금강정맥은 크고 작은 산봉우리들을 넘고 넘으며, 곡창지대를 가로질러 어렵게 맥을 이어온 희미한 마루금이 오늘 군산시 금강 하구의 도선장 앞에서 금강의 갯벌 속으로 스며든다.


일년 동안 어렵게 이어온 금남정맥, 금강정맥 종주 산행을 마치고 종산제를 지낸 후 버스를 타고 군산 시내 한정식 집에 들려서 쇠고기 무우국으로 저녁을 먹는데, 음식점에는 가지고 온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여 간단하게 하산 주를 나누고, 버스에 돌아와서 포항으로 돌아오는 길에 술잔을 돌리면서 모자란 하산 주를 보충하게 된다.


포항으로 오는 도중에 휴게소에 두 번 들리고, 주말 드라마' 월계수양복점 신사들'을 보면서 저녁 9시경에 포항시 남구 종합운동장에 도착하여 남구 회원들을 모두 내리고, 북구 회원들은 아침에 탑승한 나루 끝에 내려서 재무이사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고운산정 산악회와 함께한 금남정맥, 금강정맥 산행 일정은 종료된다.


지난 일년 동안 수고해주신 산행대장님과 대표님, 매번 산행 때 마다 차를 태워주신 재무이사님과 함께 걸은 모든 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아울러 명색이 부대표라는 이름만 올려놓고 아무것도 한 것이 없어 송구스러운 마음도 함께 올리며, 우리 고운산정 산악회와 함께 걸은 금남정맥, 금강정맥 완주 산행 길을 성공리에 갈무리해본다. 

(2016.12.18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