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보리섬

호젓한오솔길 2017. 8. 27. 15:15

 

 

보리섬

 

        솔길 남현태

 

아득히 먼 옛적부터

아름다운 바다 위에 떠있는

보리쌀 닮은 작은 무인도

일엽편주 몸 실은 시인 묵객들

한시 읊으며

세상 시름 달래던 곳


어지러운 신라 말기

전국 유람하던 고운 선생

아름다운 풍경에 심취하여

망망대해 바라보며 글 읽으며

암벽에 한시 새겨놓은

여덟 폭 병풍 바위


남포방파제 울타리 둘러

나락 익어가는

넓은 들판 한가운데 유배된

외로운 산봉우리

자동차 타고 놀러 나온

낮 술꾼들 맞이한다.



(2017.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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