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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찾아온 가을

호젓한오솔길 2017. 11. 18. 19:22

 

문득 찾아온 가을



                  솔길 남현태



조석으로 불어오는 소슬바람

시린 가로수 은행나무

노랗게 질린 얼굴로

하나 둘 아쉬운 듯 잎 지우는 아침


눈길 사로잡던 화사한 연꽃들

사그라진 몰골로 맥없이 널브러진

작은 저수지에 울긋불긋

어수선한 가을 들어박히고

 

매연에 찌들어 빨갛게 울어버린

지친 벚나무 잎들은

발아래 뒹굴며 손짓하는데

햇살은 차가운 눈으로 바라본다.



(2017.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