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글

호남정맥 20구간 (노고치~ 송치~ 마당치~ 미사치)

호젓한오솔길 2018. 10. 3. 16:30


호남정맥 20구간 (노고치~ 송치~ 마당치~ 미사치)


                                         솔길 남현태


사진 산행기

http://cafe.daum.net/htnam226/N4IW/647


* 위 치 : 전남 순천시 승주읍- 순천시 서면

* 일 자 : 2018. 09. 22(토)

* 날 씨 : 맑음
* 동 행 : 알파인님, 산이좋아님호젓한오솔길
* 산행코스 : 노고치- 점토봉(611m)- 문유산(688m)- 만우재- 바랑산(619m)- 송치- 농암산(476.2m)- 장사굴재- 죽정치-

                   갈미봉(508.5m)- 마당재- 갓거리봉(688m)- 미사치- 심원리

* 산행거리 : 23.96Km (호남정맥: 23.36Km)
* 산행시간 : 8시간 44분 소요(이동시간: 약 07간 44분)



주말이 추석연휴로 이어지는 토요일에는 지난 6월 10일에 다녀오고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어오던 마지막 3구간이 남아있는 호남정맥 길을 다시 이어가기로 한다. 원래 다섯 명이 시작을 하였으나 도중에 직장 근무 여건이 바뀌는 등으로 전원이 참석할 수 있는 조건을 맞추다 보니, 차일피일 4개월째 미루어지고 있어 하는 수 없이 조건이 되는 사람들끼리 먼저 마무리하기로 한다.


개인적으로는 회사의 일이 때문에 도중에 4구간 산행이 빠져있어 조기에 끝을 마무리하는 것이 별로 의미가 없기는 하지만 일단 서둘러 종주를 끝내놓고, 중간에 빠진 구간들은 울산에서 호남정맥을 하고 있는 산악회에 가입을 하여 일일 회원으로 따라가는 보충산행으로 내년 초쯤에 마무리 하기로 한다.


오늘 산행하게 될 호남정맥 20구간은 지난번에 산행을 종료한 전남 순천시 승주읍의 노고치에서 시작하여, 점토봉, 문유산, 만우재, 바랑산, 송치, 병풍산 갈림길, 농암산, 장사굴재, 죽정치, 갈미봉, 마당재, 갓거리봉, 미사치에 이르는 정맥길 산행을 마치고 심원리 마을로 탈출을 하는 약 24Km구간에 9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토요일 새벽 1시에 포항시 남구 이동사거리에 세 사람이 모여 산이좋아님 차로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도중에 마지막 휴게소인 섬진강 휴게소에 들려서 차 안에서 모두 잠시 눈을 붙인 후 식당으로 들어가니, 야간에는 한식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떡라면과 공기 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아침 6시 30분경에 지난번에 산행을 마침 노고치에 도착한다.


노고치 길가에 주차하고 산행 준비를 하여, 바랑산, 문유산을 알리는 들머리 이정표에서 사진을 찍는데, 트렉 따라가기에서 자꾸 경로 이탈이라고 하여, 이곳이 아닌가 보다 하고 우측으로 돌아서 능선 임도를 따라 올라가니, 쇠사슬로 길을 막아 출입금지를 알리고 움막처럼 지은 허름한 집에서 잡종 진도개가 사납게 짖어댄다.


주인 노인이 나와 이 곳은 길이 아니라고 하며 못 올라가게 하여, 이 능선이 호남정맥 길이라고 하니, 이 곳은 개인 땅이고 위에 소를 먹이고 있으므로 무조건 올라가면 안 된다고 한다. 아래로 돌아가면 시 에서 길을 잘 만들어 놓았다고 하여, 하는 수 없이 다시 돌아내려와 아까 사진을 찍던 시멘트 도로를 따라 잠시 올라가다가 우측으로 나무 계단이 있는 곳에서 가파른 비탈길 올라가니 잠시 후 흐지부지 희미해진 길에서 방황하게 된다.


희미한 숲 속 길을 따라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서 능선 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니, 점토봉(611m)을 알리는 팻말이 달린 첫 봉우리에 올라 투덜투덜 정맥을 깔고 앉은 영감의 흉을 보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한 며칠 내리던 가을비가 간밤에 멈춘 촉촉한 낙엽 길 따라 아침 햇살을 받으며 걷는 걸음은 시원한 갈바람이 솔솔 불어주니 금방 기분이 상쾌해진다.


문유산 삼거리를 알리는 이정표에서 호남정맥 길에서 0.2Km 벗어나 앉은 문유산을 다녀오기로 하고 우측으로 방향을 튼 걸음은 그늘도 없는 곳에 둥그런 데크와 벤치가 설치된 문유산(688m) 정상에 도착을 한다. 문유산에서 바라 본 가야 할 능선과 산봉우리들은 아침 운무에 흐릿하고, 발아래 순천시 승주읍 도정리 마을은 가을 빛으로 물들어간다.


어느덧 가을 빛으로 변해가는 문유산 정상에서 잠시 머물던 걸음은 기념사진 한 장 찍어주고, 삼거리로 돌아 나와 촉촉한 능선길 오르내리던 걸음은 임도가 가로 지르는 고개에 내려선다. 전망대 쉼터 이정표를 지나 임도를 건너고 바랑산을 향하여 걸음을 이어간다. 우측으로 벌목을 하고 편백나무를 심어 놓은 능선 길 따라 오르내린 걸음은 다시 앞을 가로 지르는 임도에 내려서니, 길가에 알밤이 무더기로 떨어져 있지만 갈 길이 멀어 줍기를 포기라고 가면서 까먹을 것만 몇 개 주워 들고 걸음을 이어간다.


임도를 건너 서서히 고도를 높이면서 이어진 능선 길은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바랑산(618m) 정상에 올라서서 가을 빛 너머로 걸어온 능선과 가야 할 능선 길 바라보고, 산불감시 초소 아래 데크에 앉아 빵과 과일을 나누어 먹으면서 잠시 쉬어간다. 바랑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걸음은 오르내리면서 고도를 팍 낮추는 마루금을 따라 지금은 아래로 17번 국도 터널이 생겨 차량이 별로 다니지 않는 2차선 도로가 가로 놓인 송치에 내려선다.


넓은 광장 한 쪽에 새로운 건물이 지어져 있고, 코레일 객차 두 량을 옮겨 전시 해 놓은 송치재를 지나 시맨트 도로를 따라 오르막 길 이어간다. 등산로와 임도가 만났다 헤지는 길을 따라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는 길은 병풍산 갈림길 이정표를 지난다. 오랜만에 보이는 길가에 높은 바위들이 금이 가서 금방 허물어질까 위태롭게 보이는 아래를 지나 돌아보니, 가운데 구멍이 뻥 뚫리고 금이 간 높은 바위가 길가에 있으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도를 낮추다가 잠시 오른 농암산(476.2m) 정상은 그냥 지나칠 번 하다가 돌아서서 사진을 찍어보고, 걸음은 장사굴재로 내려선다. 빼곡한 편백나무 숲 속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오르막 길 걸어 올라 작은 무명 봉우리 넘어 내려서는 길 가에 돌배나무에 누렇게 익은 돌배가 주렁주렁 탐스럽게 달려 있어,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고 수확을 거두고 싶었지만,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은 터라 사진만 몇 장 찍어보고 아쉬운 걸음을 옮긴다.


오르내린 작은 봉우리 마다 리본을 달아가며, 임도를 건너면서 이어지는 오르막 길은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무명봉우리(478m)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획 틀어서, 고도를 낮춘 마루금은 임도가 가로 놓인 햇살 따가운 죽정치에 내려선다. 고개를 넘나드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그늘을 찾아 잠시 쉬고 있으니, 자전거 타고 넘는 사람들이 가끔 보이는 죽정치는 가을 햇살에 한가롭게 보인다.


죽청치 이정표를 지나 약간 후덥지근하게 이어지는 오르막 길은 이정표가 쓰러져 있는 갈미봉(508.5m)에 올라서서 리본 하나 달아 놓고 마당재에 내려선다. 마당재를 알리는 낡고 병든 몸이 서러워 소나무에 기댄 삶이 고달프게 보이는 이정표를 지나, 뙤약볕 길이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는 오르막 길에서 돌아본 갈미봉(수리봉)은 어느새 추억 속으로 아련히 멀어져 간다. 


커다란 산복숭아 나무가 있는 봉우리에는 바닥에 돌복숭아가 즐비하게 떨어져 있으니, 어느새 가을은 일년 동안의 결실을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있는 계절인 듯하다. 모처럼 조망 시원한 바위 능선이 이어지는 길 우측으로 발아래 청소마을 골짜기 건너, 여수지맥 능선들 너머로 다음 번에 가야 할 백운산 모습이 빼꼼히 보이는 듯하고, 앞쪽으로 636봉 건너 갓거리봉(688m)이 모습을 드러낸다.


산불감시 카메라와 초소가 있는 갓걸이봉(687.6m)에 도착하여, 기념사진 찍어주고, 오늘 처음으로 나도 한 장 찍혀본다. 어느덧 계절은 어김없이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바위 능선 길 오늘의 종점 미사치 건너 다음 번에 가야 할 월출봉 너머로 아련하게 머리 끝이 보이는 두 봉우리는 지리산 노고단과 천왕봉인 듯하다.

 

가을 빛 바위 능선 따라 이어지던 마루금은 서서히 고도를 낮추면서, 조망이 트인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시 황전면 풍경은 황금빛 가을이 익어간다. 미사치가 0.9Km 남았음을 알리는 쉰질바위 이정표 옆에 조망 시원한 쉰질바위에 올라서니, 가을 빛 아래 황전면 풍경과 건너 올망졸망한 산봉우리들이 겹겹이 이어지고, 발 아래 미사치 건너 이어지는 호남정맥 마루금과 깃대봉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갈래 친 여수지맥이 한 눈에 펼쳐진다.


쉰질바위에서 곤두박질 치듯 떨어진 마루금은 오늘 정맥 길 종점 미사치에 내려서니, 사방으로 설치된 벤치와 운동기구까지 설치된 미사치에 근처에서는 계족산이 명산인 듯 계족산 등산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미사치 이정표를 지나서 심원마을로 내려서는 길, 너무 일찍 택시를 불러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 택시에 도착하여, 택시기사의 도움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오늘 산행은 종료된다.


아침 6시 35분경에 전남 순천시 승주읍에 위치한 노고치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가을 바람이 있어 그리 덥지 않는 날씨에 간밤까지 내린 비로 낙엽 약간 미끄럽게 느껴지는 길을 따라 약 24Km 거리에 8시간 44분 정도 소요된 산행을 마치고, 오후 3시 20분경에 미사치에서 산행을 마치고 순천시 봉강면 심원마을로 내려오면서 산행 길은 종료된다.


산행 중에 전화를 하여 도착해 기다리고 있는 택시를 타고 노고치로 돌아오니 택시비가 2만 8천원 정도 나온다.  배낭을 풀어놓고 비닐 봉지를 들고 잠시 산행 들머리로 가서 아침에 보아 둔 알밤을 조금 주은 후 배낭에 남은 물로 간단하게 머리 감고 세수를 하고 느긋하게 포항으로 출발한다.


돌아오는 길에 포항에서 순천까지 약 300Km의 거리를 오고 가는 길이 너무 먼 것 같아 호남정맥 남은 약 50Km의 두 구간은 다음 주 토요일에 내려와서 산행을 하고, 광양 시내 여관에서 자고 일요일에 깔끔하게 마무리를 해버리자고 한다. 오는 도중에 휴게소에서 저녁을 먹을까 하다가 모두 명절인데 웬만하면 집에 가서 먹자고 하여, 저녁 7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포항에 도착하여 내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호남정맥 20구간 산행 길을 갈무리해본다. 

(2018.09.22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