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수필

호남정맥 마지막 22구간 (토끼재~ 천왕산~ 망덕산~ 외망포구)

호젓한오솔길 2018. 10. 26. 12:11

 

호남정맥 마지막  22구간 (토끼재~ 천왕산~ 망덕산~ 외망포구)


                                                     솔길 남현태


* 위 치 : 전남 광양시 진월면

* 일 자 : 2018. 09. 30(토)

* 날 씨 : 맑음
* 동 행 : 알파인님, 산이좋아님호젓한오솔길
* 산행코스 : 토끼재- 불암산(430.5m)- 탄치재- 국사봉(447m)- 상도재- 정박산(165m)- 뱀재- 잼비산(117m)- 

                   남해고속(지하차도)- 천왕산(229m)- 2번국도- 망덕산(197m)- 외망포구

* 산행거리 : 17.05Km (호남정맥: 17.05Km)
* 산행시간 : 07시간 52분 소요(이동시간: 약 06간 21분)


이틀 동안 걸을 산행이 50Km가 채 안 되는 거리를 어제 첫날 30.96Km를 걸은 터라 오늘 남은 거리가 약 17Km정도 된다고 하여 느긋하게 출발을 하기로 한다. 새벽 인기척에 눈을 뜨니 알파인님이 일어나 샤워를 하고 나오는데 몇 시냐고 물었더니 6시 30분이라고 하여, 모두 느긋하게 일어나 씻고 산행 준비를 하여 여관 밖으로 나와 어제 저녁에 알아둔 콩나물 국밥 집으로 가서 순한 맛 콩나물 국밥을 시켜서 아침을 먹은 후 오늘은 산행 날머리인 외망포구로 먼저 가서 주차를 해두고 택시로 산행 들머리인 토끼재로 가기로 한다.

 

외망포구에 도착하여 콜택시에 전화를 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부두가로 나가서 호남정맥 안내판과 포구 둘러보고 사진을 찍는 김치 국부터 먼저 마신 후 잠시 후에 도착하는 택시에 오르니, 나이가 많으신 택시기사가 길을 잘 몰라서 네비를 찍고 가는데 엉뚱한 곳으로 자꾸 가고 있다. 몇 번을 택시를 멈추고 네비를 확인하여 삥 둘러서 도착하여 택시비가 2만 3천 5백 원 나왔는데 2만원만 달라고 한다. 이런 촌 길에서 택시를 하는 사람이 타 지방에서 온 우리들 보다 길도 잘 모른다는 것이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오늘은 아침부터 뭔가 잘 안 풀리는 것 같다고 하면서, 아침 8시 40분경에 어제 산행을 종료한 토끼재에 도착하니, 포항에는 오늘도 흐리고 비가 온다고 했는데, 이 곳의 아침 하늘은 참 맑고 청명하기만 하다. 길 건너 가야 할 길은 철조망으로 꽉 막혀있어 선답자들의 트렉을 받아 따라가기 하여, 길 건너 사유지로 막힌 곳을 왼쪽으로 돌아서 도로를 따라 아래로 한참을 내려오다 보니 밤나무 아래 반가운 리본들이 주렁주렁 달린 밤나무 아래 알밤이 많이 떨어져 있어 걸음을 멈추고 견물생심이라 산행 시작부터 무리하게 무거운 알밤을 줍는다.


잠시 가파른 길 밀고 올라 벌목을 한 능선에 올라서니, 토끼재 건너 어제 걸어온 쫓비산 능선 길이 보이고, 북쪽으로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 지르는 섬진강 건너 하동군 하동읍 모습과 분지봉 뒤에는 가물가물 지리산 자락이 보일락말락 한다. 좌측으로 벌목 능선길 지나 이어지는 불암산 오르는 오르막 길은 생각보다 가파르고 고도 차가 심하여 만만히 보고 왔다가 초반부터 가쁜 숨을 몰아 쉬게 한다.


오늘의 첫 봉우리 불암산(431m)에 올라서니,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오늘 가야 할 아련한 섬진강 하류 쪽 풍경과 섬진강 건너 가을이 익어가는 하동군 풍경과 파란 하늘과 어우러지는 불암산 억새 풍경을 사진에 담다가 보니, 북쪽으로 멀리 가물가물 지리산 능선이 억새 끝에 걸려든다.


우측으로 광양시 진상면 수어저수지 풍경 둘러보고, 남쪽으로 바라 보이는 국사봉을 향하여 길가에 흐드러진 알밤을 줍다가 말다가 하면서 탄치재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알밤을 주워 부지런히 까먹어 가면서 이어진 걸음은 2차선 포장도로가 가로 지르는 탄치재에 내려서고, 바람 시원한 그늘을 찾아 아스팔트 위에 앉아 아침에 식당에서 싸온 막걸리와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등산로에 접어들어 잠시 후에 나타나는 임도를 따라 올라가다 다시 좌측으로 사유지에 출입금지를 알리는 등산로를 따라 접어들고, 오르락 내리락 고도를 높이는 지루한 길은 바람 시원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가며, 명세기 오늘의 최고봉이라고는 하지만, 조망도 없고 덥기만 한 잡풀 우거진 남루한 국사봉(447.3m)에 올라선다. 산님들의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국사봉에는 산불감시 카메라 시설이 설치되어 있지만, 칡넝쿨과 잡풀이 우겨져 잘 보이지도 않는 것을 보니, 오래 동안 관리가 안되고 있는 듯하다.


가을 뙤약볕이 따갑게 느껴지는 길에 거미줄을 걷으면서 걷는 걸음은 상도재에 내려서서 길가에서 쉬려고 하는데, 길 건너에서 장례식을 치르고 있어 사이로 조심스럽게 지나 감나무 농장 그늘에 앉아 잠시 쉬어간다. 해깔리는 길에 리본을 달아가며 칡넝쿨 우거진 사이로 난 토끼길 따라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길이 준.희님의 팻말이 달린 나지막한 봉우리 정박산(165.2m)에 올라서니, 헐떡거리며 힘겹게 올라온 고도가 겨우 165m라고 한다.


정박한 하산 길은 과수원 농로를 따라 내려서고, 밤나무 농장으로 들어서는 길은 발아래 알밤이 마구 밟힌다. 2차선 도로가 가로 지르는 뱀재를 건너고 시멘트 농로를 따라 이어지는 오르막 길은 밤나무 농장 사이를 지나서 힘겹게 오른 봉우리가 겨우 해발고도 116.8m 박에 안 되는 잼비산 이라고 한다. 우측으로 수어천과 황금빛 내려앉은 진상면 들판 풍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잼비산을 내려선 걸음은 시멘트 도로 건너 시원한 그늘을 찾아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작은 봉우리 하나 넘은 농로를 따라 이어지는 걸음은 하얀 참취꽃 만발한 밭두렁 길 지나서 호남정맥 마루금을 절개한 2번 국도 공사현장을 지난다. 잡풀 우거진 나지막한 야산에서 잠시 알바를 하고 대나무 숲 속 길을 지나 개소리 요란한 집 뒤안길로 내려와서 마을 골목길로 접어 들어, 가을이 익어가는 마을길 따라 남해고속도로 지하도를 건넌다.


남해고속도로 터널을 통과하여 도로를 건너고, 절개지 언덕을 올라서 바람 시원한 밤나무 언덕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걸음은 가파른 천왕산 오르는 길을 한발한발 무겁게 옮긴다. 천왕산 정상부에 있는 전망바위에서 돌아보니, 걸어온 나지막한 산봉우리들과 끊어질 듯 이어지는 호남정맥 마루금이 나란히 이어지고 고요한 수어천과 황금빛 들판이 평화롭게 펼쳐진다.


배낭에 주워담은 밤이 들어 더욱 무거워진 발걸음 천왕산 정상의 이정표를 지나서, 천왕산(229m) 정상의 조망 시원한 바위 전망대에 올라선다. 천왕산에서 바라본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망덕산과 섬진강 하류 풍경과 좌측으로 남해 고속도로와 진월면 황금빛 들판 풍경, 우측으로 이어지는 정맥 마루금 너머로 광양제철소 풍경이 펼쳐진다. 


기념사진 찍어보고 나무 그늘에 앉아 신발을 벗어 놓고 느긋하게 휴식을 즐긴 후 이어지는 마루금은 우측으로 돌아서 망덕산으로 향한다. 삼거리 이정표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망덕산으로 향하는 길은 2번 국도를 건너기 위해 만덕산 출렁다리를 건너야 한다.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선 출렁다리 입구에 도착하니,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고, 아래로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 위를 출렁다리로 건너는 것이 무엇을 떨어트리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출렁다리 건너 만덕산 오르는 입구에 설치된 이정표에는 정상이 0.9Km 남았다고 한다. 가파른 길 한발한발 밀고 올라가다가 조망 바위에서 잠시 쉬어가면서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만덕산 정상에 올라선다. 팻말과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곳이 정상인 줄 알았는데, 잠시 뒤쪽으로 이동한 봉우리에 망덕산(197.2m) 정상석이 설치되어 있는 곳에서 서로 바꾸어가면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바람이 올라오는 시원한 곳을 찾아 잠시 휴식을 취한 걸음은 망덕 포구로 향한다.


배알도 전경 망덕포구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조망을 바라보며 잠시 머물던 걸음은 가파른 내리막 길 달려 칡넝쿨 우거진 길을 지나 시멘트 농로를 따라 망덕포구에 내려선다. 호남정맥 종점 망덕포구 안내판 앞에서 자전거 타고 가는 사람 세워서 사진을 부탁하여 기념사진 찍고 나니, 소풍을 나온 아줌마 세 명이 기념사진 찍어주겠다고 하며 세 사람 같이 서라고 하여 다시 포즈를 취해본다. 덕분에 푸짐한 단체 사진을 남기고, 망덕포구 선착장 풍경과 한가로운 포구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가볍게 생각했던 오늘 산행길이 어렵게 종료된다.


남은 거리가 17Km 정도라고 하여, 아침 8시 40분경에 토끼재에서 느긋하게 출발을 했는데, 어제 산행에 체력을 소진한 상태에서 밤새 충전이 잘되지 않았는지 시작부터 발걸음이 무거워지면서, 생각보다 많은 작은 산봉우리들 하나 하나가 모두 태산을 넘듯 힘겹게 느껴진다. 오다가 바람시원하고 경치 좋은 곳에서는 신발을 벗어놓고 쉬어가면서 겨우 17.05Km 거리에 8시간 가까이 소요된 느림보 산행을 마치고 호남정맥의 종점 망덕포구에 돌아오면서 산행길이 종료된다.


포항에서 접근이 어려운 호남정맥 길을 각자 생활 패턴이 다른 다섯 사람이 함께 모여서 산행을 하다 보니, 겨우 2명이 완주를 하고 세 사람이 보충산행을 해야 하는 숙제를 남겨놓은 독수리팀의 호남정맥 종주 길은 작년 3월 전북 장수군의 주화산에서 시작하여 19개월 동안 우여곡절 끝에 이곳 망덕포구까지 이어진 마루금 길이 돌아보면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오늘 두 사람은 호남정맥을 완주를 하였지만, 나는 중간에 회사 업무로 인하여 함께하지 못한 4구간을 남겨 놓은 상태라서, 조금은 찜찜한 기분이 들어 조만간 서둘러 혼자 고독을 씹는 산행으로 숙제를 마무리 하기로 한다. 망덕포구 안내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주차장 옆에 있는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주위에 횟집으로 들어가서 전어회와 전어무침,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 구이로 푸짐하게 하산주 겸 종주 축하주를 나눈다.


오늘 산행 거리가 짧아서 일찌감치 마무리하고 포항으로 돌아갈 줄 알았던 산행 길이 산행을 느긋하게 진행하고 푸짐하게 하산 주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늘어질 대로 늘어져 저녁 7시가 넘어서 하산 주를 마치고 광양을 출발하여 밤 10시가 지난 시간에 포항에 도착한다. 이동 사거리에 내려서 내차를 운전하여 집으로 돌아오면서 호남정맥 마지막 구간 산행 길을 갈무리 해본다.

(2018.09.30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