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고 지는 것은 태곳적부터 반복되는 일상사이지만 유독 세밑에 각별하게 부산을 떨며 의미를 두는 것은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기 위한 다짐의 발로이리라.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지난 1년간의 묵은 때를 털어내고 밝아오는 새해를 보며 향후 1년 간의 새로운 삶을 설계해보자. 점점이 떠 있는 섬들 사이로 붉은 기운을 토해내는 일출도 좋고, 어둠을 헤치며 숨가쁘게 오른 후 맞이하는 산상 일출도 기가 막히다.
아쉬운 일년, 해넘이 명소
통영 달아공원=미륵도 남단 해안가에 위치한 소공원이다. 남해안에서 손꼽히는 멋진 해안 드라이브 코스 중의 하나인 산양일주도로(23㎞)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그림같이 아름다운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풍광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전문가들로부터 나라 땅 최고의 일몰 명소로 손꼽힌다. 달아공원에는 한산대첩의 전승을 기리기 위해 세운 관아정과 정자 양편으로 꽃망울을 터뜨린 빨간 동백꽃이 또한 눈길을 끈다. 시간이 허락되면 용화사 입구의 '전혁림 미술관'도 둘러보고 통영대교 바로 아래에 위치한 십오야 숯불장어구이(055-649-9292)에서 바다 장어 구이도 맛보자. 기가 막히게 맛있다.
부안군 변산반도=낙조가 워낙 유명해 예부터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다녀갔을 만큼 서해안의 보석으로 알려져 있다. 해안가의 외변산이나 내륙 산악지대인 내변산 모두 일몰 명소로 유명하다. 외변산에서 가장 붐비는 곳은 채석강이 있는 격포해변. 환상적인 일몰에다 책을 쌓아놓은 듯한 모습의 거대한 해안절벽의 경관 때문이다. 내변산의 명소는 낙조대. 들머리인 남여치에서 월명암으로 넘어가는 쌍선봉 옆에 위치해 있다.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하다. 일몰 전 전나무숲이 아름다운 천년고찰 내소사와 개암사 곰소염전 등도 둘러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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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땅끝 일몰(해남군 제공) | |
희망찬 새해, 해돋이 명소
사천 창선·삼천포대교=국립공원 한려수도의 심장부를 가로지르는 창선·삼천포대교 일대는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서 대상을 받은 곳. 인근 '실안 일몰'은 예부터 알아주는 해넘이 명소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일출의 아름다움은 '두 말 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황홀하다. 한마디로 그림같은 창선·삼천포대교에서 아름다운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명소인 것이다. 축제는 내년 1월 1일 창선·삼천포대교 일대에서 열린다. 참가자들에겐 소망 떡국도 나눠준다.
다양한 울산 해돋이 축제=울산시에 따르면 한반도 육지해안에서 새해 일출이 가장 빠른 곳은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등대. 해서, 시는 내년 1월 1일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를 주제로 이틀에 걸쳐 축제를 연다. 송년행사의 포인트는 자정 무렵의 새해 맞이 카운트 다운과 불꽃놀이. 대망의 새해가 시작되는 순간 간절곶 바닷가에서는 수십 발의 폭죽이 터지며 밤하늘과 밤바다를 수놓는다. 또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힘차게 국궁을 쏘아 올리는 '태양을 향해 쏴라' 등의 이벤트가 마련된다. 또 울산시 북구 강동해변 야외공연장에서도 '강동해변 해맞이 축제'가 열리며, 동구 일산동 대왕암 공원 일대에서는 '울산 대왕암 해맞이 축제'도 각각 성대하게 펼쳐진다.
대게 원조 영덕 해맞이=경북 영덕 강구면 삼사해상공원에서는 영덕 해맞이 축제가 열린다. 새해 전야인 31일 오후부터 농악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음악회 등 송년행사가 열리고 새해 오전에는 해맞이 축하비행, 연날리기 등이 펼쳐진다. 삼사해상공원 내 새로 생긴 영덕어촌민속전시관도 꼭 챙기자. 영덕을 찾으면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빼놓을 수 없다. 강구항에서 고래불해수욕장까지 30여 ㎞의 구간이 무척 아름답다. 워낙 바다와 근접해 있어 차장 밖으로 파도소리까지 들린다. 간혹 보이는 차들도 모두 드라이브 나선 타지 차량이라 쉬엄쉬엄 간다. 도중 만나는 두 곳의 해맞이 공원 역시 빠뜨리지 말자. 지난 1월 새로 조성한 20m 높이의 '대게등대'가 유난히 눈길을 끈다. 해맞이공원 맞은편 둔덕 쪽엔 풍력발전단지도 멋있다. 영덕 대게 맛보기도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의 기쁨이다. 영덕대게협동조합직매장(054-734-0691). 전국을 대상으로 대게 택배를 전문으로 하며 강구항 내 대게집보다 가격이 20%쯤 싸다. 경보화석박물관을 지나 삼사해상공원에서 300m쯤 못 미친 7번 국도 대로변에 있다. 맞은편엔 오션뷰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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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호미곶 일출(포항시 제공) | |
여수 향일암 일출제=올해 2012년 세계 엑스포를 유치한 여수의 돌산도 맨끝인 금오산 중턱에 자리잡은 향일암에서도 일출제가 열린다. 향일암은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으로 이른 새벽 바다에서 떠오르는 붉은 해와 주변의 동백나무 숲이 어우러져 황홀경을 연출한다. 바닷가 150m 높이의 절벽 위 기암괴석에 자리한 향일암에서 바라보는 해돋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숙연한 마음을 갖게 한다. 향일암을 찾았다면 금오산 정상까지 올라가보자. 30분이면 올라선다. 비록 해발 323m로 낮지만 다도해 국립공원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향일암 주변의 특산물은 뭐니뭐니해도 돌산갓김치. 돌산도의 비옥한 토양과 해풍 때문에 타 지방에서 흉내낼 수 없는 고유의 향과 맛이 있다. 초원횟집(061-644-7287)이 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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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향일암 일출(국제신문 자료사진) | |
산상 해맞이
산행과 함께 시작되는 태백산 해맞이는 정상 천제단에서 소원빌기 등을 통해 새해 출발을 기원한다. 일출 행사 후에는 당골광장에서 등산객들과 떡국을 나눠 먹는다. 양산 천성산에서도 일출 행사가 열린다. 군부대가 주둔해 정상이 통제돼 있지만 이날 오전 5~9시 개방된다.
선상 해맞이
첫 아침해를 바다위에서 맞는 선상 해돋이 행사도 내년 1월1일 새벽 부산과 경남 남해안 해상 곳곳에서 진행된다.
테즈락크루즈(051-463-7682)는 새해 첫날 오전 6시 선상에서 해맞이 행사를 갖는다. 부산해상관광(051-742-2525)은 내년 1월 1일 오전 7시 미포유람선착장에서 해맞이를 위한 유람선을 띄우며, 태종대 곤포유람선 등대유람선 수연유람선 태종유람선 선착장에서도 각각 오전 7시께 해맞이 유람선이 출발한다.
통영에서는 충무유람선협회 주최로 내년 1월1일 오전 6시30분 통영항을 출항해 비진도와 매물도를 일주하는 해돋이 유람선이 뜨고 거제에서는 장승포와 와현 학동 구조라 해금강 도장포 등의 선착장에서 유람선들이 해맞이 행사를 위해 출발, 매물도 선상에서 아침해를 맞거나 외도에 상륙해 섬에서 일출을 보는 행사를 마련한다. 사천에서도 남해 창선대교 기념공원과 대방동 유람선 선착장을 출발해 수우도 근해에서 새해 첫 해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해맞이 유람선이 출항하며 남해군은 상주해수욕장에서 '러브 크루즈'와 '진달래'호가 선상 일몰 일출 행사를 오는 31일 오후 4시, 새해 1일 오전 6시40분 두 차례 계획하고 있다.
◆ 떠나기 전에
- 해맞이 관광상품 '골라 골라'
부산지역 답사단체와 여행사는 전국 유명 해맞이 명소를 찾아가는 상품을 내놓았다.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051-463-9009)은 31일 1박2일 일정으로 서해안으로 해맞이 여행을 떠난다. 완주 화암사~위봉사~송광사~개암사~변산반도 해넘이~도리포 해맞이~목포~왕인박사유적지~다산초당~벌교홍교 순. 오전 7시 국제신문 맞은편 한양아파트 앞 출발. 12만3000원(어린이 11만8000원).
우리강산테마여행(051-818-4762~3)은 31일 무박 2일 일정으로 추암 해변으로 해맞이를 떠난다. 추암해변~대관령 삼양목장~오대산 월정사~봉평 허브나라. 오전 7시30분 출발. 4만5000원. 같은 날 호미곶으로 신년 일출을 보러 간다. 밤 11시30분 출발. 3만5000원. 각각 서면 ABC메디컬센터 앞 출발.
그루와 송이(051-518-1849)는 31일 무박 2일 일정으로 정동진 일출여행을 떠난다. 정동진~추전역~대관령 목장~방아다리 약수~웰컴 투 동막골 세트장. 밤 10시 부산역 앞 출발. 6만8000원.
새부산관광(051-851-0600)은 31일 무박 2일 일정으로 강릉 정동진으로 떠난다. 밤 10시 지하철 1호선 연산동역 14번 출구 앞 출발. 4만9000원. 또 용평리조트 발왕산에서 일출을 구경하고 오대산 월정사를 둘러보는 상품도 판매한다. 5만9000원.
뉴부산관광(051-806-8811)은 30일 2박3일 일정의 정동진 선상 일출 상품을 내놓았다. 김해~양양 비행기, 화암사~정동진 유람선 일출~낙가사~척산온천. 37만 원. 31일에는 2박 3일 일정으로 환선굴~금진온천~정동진 유람선 일출~설악산 순으로 둘러본다. 오전 7시 지하철 1호선 서면역 3, 5번 출구 앞 출발. 34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