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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깊은 유적 탐방 겸하는 남한산성

호젓한오솔길 2009. 4. 17. 22:15

 

 

 전철 명산]

 

 유서깊은 유적 탐방 겸하는 남한산성

 

 

유서깊은 유적 탐방 겸해…면적당 방문객 전국서 으뜸

          마천역(5호선))~남한산성~남한산성역(8호선)…4대문 환주만 7.7km 3시간
 
남한산성은 두 말 필요 없이 유서 깊은 곳이다. 그 유서만큼이나 도립공원에 지정된 지도 오래됐다. 현재 우리나라 도립공원은 23곳이다. 남한산성은 경북 금오산 다음인 두 번째로 1971년 3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뿐만 아니라 남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월 27일 문화재청에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의 심사를 거쳐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랐고, 등재신청서는 오는 4월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5월 중 1차 결과가 통보된다.

남한산성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서울, 하남, 광주, 성남 등 4개 시에 걸쳐 있다. 찾아오는 등산객이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 방문객이 연 2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단위면적당 방문객으로 환산하면 국립공원을 포함해 전국 최고다.

▲ 연주봉 옹성 정상에서 등산객이 하남 쪽을 바라보고 있다.

남한산성 면적은 36.45km2다. 가장 넓은 지리산이 440km2다. 지리산 연 방문객 300만 명이라고 하면 남한산성의 좁은 면적에 그에 버금가는 방문객이 찾는다는 것이다. 같은 면적으로 환산하면 2,000만 명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는 남한산성을 지하철로 가 보자.

5호선 마천역 1번 출구에서 내리면 걸어서 10분 거리에 산행 들머리가 있다. 마천역에서 나와 10m쯤 앞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곧장 앞으로 가면 된다. 직진 도로 끝에 버스 종점과 군부대가 마주보고 있다. 시계를 보니 오전 9시20분이다. 등산객이 삼삼오오 모여 일행을 기다린다. 등산하는 길은 항상 즐겁다. 기다리는 사람들 모두 밝은 표정이다.

버스 종점을 지나 도로보다 조금 좁은 길로 들어서면 양쪽으로 식당과 등산용품점들이 즐비하다. 음식이 맛있어 뵈는 집들이 많이 보인다. 원점회귀 산행을 하면 이곳에서 식사를 해도 괜찮지 싶다.

골목을 따라 50m쯤 가면 더웨스트우드 등산용품점을 사이에 두고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왼쪽은 성불사 길이고, 오른쪽은 호곡사로 가는 길이다. 호곡사 방향은 조금 가파르지만 접근 거리가 짧고, 성불사 방향은 우회로로 완만하면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호곡사로 가면 30~40분, 성불사로 가면 50분 정도 걸린다고 용품점 주인이 전했다.

▲ 남한산성 남문에서 내려오면 유원지를 만나게 된다.

성불사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조금 늘어진 코스다. 조금 오르니 사람들이 성불사 방향으로 곧장 오르지 않고 왼쪽 샛길 등산로로 올라간다. 지도를 보니 남한산성까지 빙 둘러가는 코스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로 따라갔다. 가파른 길이 하나 없는 완만한 등산로다.

남한산성으로 가려면 호곡사나 성불사 쪽으로 가야 했다. 나중에 올라가 보니 참샘골 가는 삼거리에서 등산객들이 북쪽 하남 방향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왼쪽으로 가면 하남 금암산이 나온다. 삼거리에서 시계를 보니 오전 10시10분이다. 이미 산성에 도착했을 시간인데 1㎞ 가까이 남았다. 산성 쪽으로 올라갔다.

 

북분~동문 2.9km로 가장 길어

드디어 남한산성 연주봉 옹성에 도착했다. 10시30분이다. 출발한 지 1시간10분 만이다. 연주봉 옹문 바로 앞에 수어장대 610m, 서문 290m, 반대 방향 동쪽으로 쌍바위약수터 290m가 표시돼 있다. 연주봉 옹성은 국가 사적 제57호라는 안내판도 보인다.
암문을 통해 남한산성 안으로 들어섰다. 남쪽으로 서문 0.3km, 동쪽으로 북문 0.8km 이정표가 서 있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사람 많은 곳으로 따라갔다. 남문 방향이다. 남한산성은 산성까지 오르는 길이 등산로로, 산성 내부 대부분은 평지에 가까운 산책로이고, 약간의 오르내리막이 있을 뿐이다.


▲ 마천역에서 내려 샛길로 빠져 남한산성으로 올라가는 등산객들.
10시54분 서문에 도착했다. 바로 아래 국청사가 보인다. 국청사는 조선시대 인조 3년 각성대사가 창건한 절로, 병자호란으로 수모를 다시 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승군을 훈련하고 군기, 화약, 군량미 등을 비축했던 곳이다. 절은 조용했다.

10분도 지나지 않아 수어장대가 나타났다. ‘종로까지 1.2km’ 이정표가 있다. 종로는 서울 시내에 있는 종로가 아니고 남한산성 정중앙에 종(鍾)이 있었던 자리를 말한다. 수어장대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1호로, 지휘와 관측을 위한 군사적 목적에서 지은 누각이다. 제일 우뚝 솟아 있다. 인조 2년(1624년) 남한산성 축성 때 단층 누각으로 지어 서장대로 불리던 것을 영조 27년(1751년) 이층 누각으로 다시 증축하면서 수어장대로 이름을 바꿨다.

400m쯤 걸어 누각만 있는 영춘정을 지나 11시50분 남문에 도착했다. 지하철 마천역에서 출발한 지 거의 3시간이 지났다. 남문은 남한산성 4대문 중에서 유일하게 현판 글씨가 남아 있다. 조선 정조 3년 성곽을 개보수할 때 지화문으로 불리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남문 바로 아래는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성을 떠받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파른 지역에 성을 축성할 때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느티나무를 심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간이 어중간했다. 계속 성문을 돌자니 식사할 장소가 없을 것 같았다. 종로로 내려가서 식사하기로 했다. 여기서 남문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남문에서 남한산성 유원지를 거쳐 8호선 남한산성역까지는 약 1시간이 소요된다.

시간이 어중간했다. 계속 성문을 돌자니 식사할 장소가 없을 것 같았다. 종로로 내려가서 식사하기로 했다. 여기서 남문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남문에서 남한산성 유원지를 거쳐 8호선 남한산성역까지는 약 1시간이 소요된다.

식사 후 나머지 성문을 전부 둘러보기로 했다. 1시간 가까이 식사를 한 뒤 북문으로 올라갔다. 10분도 안 돼 북문이다. 원체 유적지가 많아 한눈 팔 수가 없다. 종로에서 북문까지는 0.4km밖에 안 된다.

▲ (왼쪽) 8호선 남한산성역~남한산성(유원지)입구 (오른쪽) 5호선 마천역~남한산성 입구

북문에서 동문으로 방향을 잡았다. 문과 문 사이가 가장 긴 약 3km 거리다. 사람들은 보통 북문에서 동문 쪽으로 가지만 연주봉에서 이미 남문까지 돌고 온 터라 거꾸로 가기로 했다. 연주봉에서 서문을 지나 남문으로, 종로를 거쳐 북문으로, 다시 연주봉으로 가는 코스는 약 4km로 1시간30분 가량 걸린다. 마천역에서 출발한 거리와 시간을 감안하면 한나절 코스로 제격인 등산로다. 마천역 방향으로 하산한다면 총 7km 남짓 되는 거리에 3시간 조금 더 걸린다. 한나절 원점회귀 산행 코스다.

 

등산안내센터도 있어

북문을 출발한 지 10분 만에 군포지가 나왔다. 군포는 성을 지키기 위한 초소 건물이다. 조선시대엔 남한산성 내 군포지가 125곳에 달했으나 지금은 한 군데도 남아 있지 않고 그 흔적만 있다.

다시 10여 분쯤 지나니 동장대 암문이다. 성문 밖으로는 벌봉이 0.6km 앞에 보였다. 벌봉까지 가지 않고 성을 따라 계속 나아갔다. 장경사신지옹성에 이르렀다. 이 옹성은 암문을 통하여 안팎을 연결하고 있다. 본 성에 대한 외적의 공격을 막고, 성문을 가리는 일차적 방어시설물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장경사에 도착했다. 조선 인조 2년(1624년) 남한산성을 쌓을 때 팔도 도총섭으로 임명된 승려 각성(1575~1660년)이 전국의 승려를 징집해 사역하면서, 이들의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인조 16년에 건립한 절이다.

오후 2시5분쯤 동문에 도착했다. 남문까지 1.7km다. 북문에서 동문까지 2.9km에 비하면 훨씬 짧은 거리다. 동문에서 남문으로 가는 길은 성 외곽 공사로 우회로가 많다. 공사를 한다고 파헤쳐진 흙길이 많다. 이에 더하여 오후가 되니 날씨가 조금 풀리면서 얼었던 땅이 조금씩 녹았다. 흙이 신발과 옷에 마구 달라붙었다.

오후 2시34분 다시 한 번 남문에 왔다. 하산 길로 잡은 유원지로 바로 향했다. 길이 잘 닦여 있어 헤맬 일도 없다. 사람 따라, 길 따라 가면 된다. 면적 대비 방문객이 전국 최고 수준인 공원에는 사람 끊일 날이 없다.

하산하는 순서대로 남한산성체육관이라 적힌 헬스장과 산성약수터, 곧이어 고당약수터~백련사~남한산성 생태학습장~영도사와 덕운사 방향 이정표~남한산성 탑공원을 거쳐 바로 옆길로 약사사, 마지막으로 민속공예전시관으로 가면 등산로 끝이며, 역방향 길의 출발지점이다. 민속공예전시관 맞은편으로는 성남시 등산안내센터가 있다.

▲ 남한산성 개념도

등산로나 시간을 물어보면 자세히 가르쳐 준다. 여기서 을지대학을 거쳐 8호선 남한산성역까지는 걸어서 20분 가량 걸린다. 다소 멀지만 어차피 걷기 위해 온 등산 아닌가. 5호선 마천역에서 시작해 연주봉을 거쳐 서문~남문을 지나 유원지로 하산해서 8호선 남한산성역으로 끝나는 남한산성 산행은 총 7km 거리에 4시간 안팎이 소요되는 등산로다. 딱 한나절 코스 등산길이다.


/ 글 박정원 차장
  사진 이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