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산성은 두 말 필요 없이 유서 깊은 곳이다. 그 유서만큼이나 도립공원에 지정된 지도 오래됐다. 현재 우리나라 도립공원은 23곳이다. 남한산성은 경북 금오산 다음인 두 번째로 1971년 3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뿐만 아니라 남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월 27일 문화재청에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의 심사를 거쳐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랐고, 등재신청서는 오는 4월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5월 중 1차 결과가 통보된다.
남한산성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서울, 하남, 광주, 성남 등 4개 시에 걸쳐 있다. 찾아오는 등산객이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 방문객이 연 2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단위면적당 방문객으로 환산하면 국립공원을 포함해 전국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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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주봉 옹성 정상에서 등산객이 하남 쪽을 바라보고 있다.
남한산성 면적은 36.45km2다. 가장 넓은 지리산이 440km2다. 지리산 연 방문객 300만 명이라고 하면 남한산성의 좁은 면적에 그에 버금가는 방문객이 찾는다는 것이다. 같은 면적으로 환산하면 2,000만 명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는 남한산성을 지하철로 가 보자.
5호선 마천역 1번 출구에서 내리면 걸어서 10분 거리에 산행 들머리가 있다. 마천역에서 나와 10m쯤 앞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곧장 앞으로 가면 된다. 직진 도로 끝에 버스 종점과 군부대가 마주보고 있다. 시계를 보니 오전 9시20분이다. 등산객이 삼삼오오 모여 일행을 기다린다. 등산하는 길은 항상 즐겁다. 기다리는 사람들 모두 밝은 표정이다.
버스 종점을 지나 도로보다 조금 좁은 길로 들어서면 양쪽으로 식당과 등산용품점들이 즐비하다. 음식이 맛있어 뵈는 집들이 많이 보인다. 원점회귀 산행을 하면 이곳에서 식사를 해도 괜찮지 싶다.
골목을 따라 50m쯤 가면 더웨스트우드 등산용품점을 사이에 두고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왼쪽은 성불사 길이고, 오른쪽은 호곡사로 가는 길이다. 호곡사 방향은 조금 가파르지만 접근 거리가 짧고, 성불사 방향은 우회로로 완만하면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호곡사로 가면 30~40분, 성불사로 가면 50분 정도 걸린다고 용품점 주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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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한산성 남문에서 내려오면 유원지를 만나게 된다.
성불사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조금 늘어진 코스다. 조금 오르니 사람들이 성불사 방향으로 곧장 오르지 않고 왼쪽 샛길 등산로로 올라간다. 지도를 보니 남한산성까지 빙 둘러가는 코스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로 따라갔다. 가파른 길이 하나 없는 완만한 등산로다.
남한산성으로 가려면 호곡사나 성불사 쪽으로 가야 했다. 나중에 올라가 보니 참샘골 가는 삼거리에서 등산객들이 북쪽 하남 방향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왼쪽으로 가면 하남 금암산이 나온다. 삼거리에서 시계를 보니 오전 10시10분이다. 이미 산성에 도착했을 시간인데 1㎞ 가까이 남았다. 산성 쪽으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