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봉어
솔길 남현태
안강 들 넘어 안개 자욱한 형산 벌
흐릿한 동양화 한 폭
올망졸망 산줄기 사이 가을 운치 머물고
발아래 옥산서원 단풍 속에 고요한데
돌탑 외로운 자옥산 등지니
봉곳한 도덕산 홀 벗고 기다린다
운무 드리워진 유령 골짜기
어래산 허리 가른 임도 흉물스러운데
바스락 낙엽 따라 올라선
앙상한 가지 사이 바위봉우리 봉좌산
화사한 가을 끝자락 위로
어래산 능선길 꼬불꼬불 기어간다
상수리나무잎 밟고 오른 어래산
안강읍 옹기종기 억새 사이로 모여드니바쁜 발걸음 잠시 솜털 위에 머물고
일몰 준비 서두르는 서쪽 하늘가
얼굴 일그러진 늙은 해
자옥산 꼭지 붙들고 마지막 숨결 토해 낸다.
* 자도봉어 : 자옥산, 도덕산, 봉좌산, 어래산
(2006.11.18 / 2009.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