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동대산

호젓한오솔길 2009. 12. 1. 20:27

 

 

동대산

 

 

           솔길 남현태 

 

 

경방골 밟고 올라선 바람 찬 봉우리

내연산 깊은 자락 뿌연 눈구름   

떡갈나무 쓰러져 죽은 썩은 둥치 속에서

계절 잊은 푸른 이끼 위에 

싸라기 고물 뿌려지고

하얀 옷 갈아입은 외로운 졸참나무

설렁한 아랫도리 춥다고

가지마다 휘파람 불며 엄살 부린다

   

검은 바위 분단장 한 미끄러운 비탈 

빽빽한 참나무 숲 적막강산인데 

가지 끝에 하얀 눈꽃 피우고

바위에 홀로 선 의연한 노송의 자태

부지런한 태양은 서쪽 하늘가에 

명품 유작 하나 걸었네

뫼 끝에 펼친 황홀한 꽃 구름

후닥닥 놀라 달아난 노루 한 마리 

하얀 옥녀암 계곡 따라 설국 가는 길.

 

(2007.0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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