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산
솔길 남현태
경방골 밟고 올라선 바람 찬 봉우리
내연산 깊은 자락 뿌연 눈구름
떡갈나무 쓰러져 죽은 썩은 둥치 속에서
계절 잊은 푸른 이끼 위에
싸라기 고물 뿌려지고
하얀 옷 갈아입은 외로운 졸참나무
설렁한 아랫도리 춥다고
가지마다 휘파람 불며 엄살 부린다
검은 바위 분단장 한 미끄러운 비탈
빽빽한 참나무 숲 적막강산인데
가지 끝에 하얀 눈꽃 피우고
바위에 홀로 선 의연한 노송의 자태
부지런한 태양은 서쪽 하늘가에
명품 유작 하나 걸었네
뫼 끝에 펼친 황홀한 꽃 구름
후닥닥 놀라 달아난 노루 한 마리
하얀 옥녀암 계곡 따라 설국 가는 길.
(2007.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