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고향 나들이..
그저께 금요일 저녁에 시골 어머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수화기를 드니 느닷없이 '야야 동대산 언제 가노?' 하신다. 속으로 시골에 다니러 갈 일이 생겼구나 하면서, '비 오는데 산에는 뭘 하러 가는 기요' '갈 일 없니 더' 하면서 시침 뚝 뗀다. 뭣 때문에 그러시는데요? 했더니, 뽕나무 오디를 좀 따 두었는데, 내가 술을 싸러 가기도 힘들고 하니 가져다가 술을 담그라 하신다. 알았니더 모래 일요일에 들어갈게요. 했더니 이거 때문에 일부러 올 필요는 없고.. 이쪽으로 산에 갈 일 있으면 들리란다.
토요일 비가 갠 후에 대우산에 잠시 다녀오니 저녁에 대학을 다니는 큰놈이 왔다. 일요일 아침에 내가 시골 간다고 하니 아들이 어머니 차로 내가 갔다 올께요 한다. 아들이 대신 갔다 오겠다고 하기에 그렇게 하라고 했다가 잿길에 혼자 운전하여 보내는 것도 그러하고 하여서 이왕 말이 나온 김에 함께 가자고 하여 내차 키를 가지고 아들과 같이 나선다.
평소에 늘 필요한 것은 즈그 엄마하고 연락하여 해결하고 하니, 아비는 별로 필요 없는 존재가 된 지가 오래인지라 나 하고는 별로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옆자리에 앉은 큰놈하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시골로 향한다. 시골에 도착하니 손자만 오는 줄로 알고 기다리고 계시던 어머님께서 작은 차가 아니고, 아들과 손자가 탄 큰 차가 마당에 숙 들어오니 놀라신다.
마루에 앉아 작년에 담가 놓으신 오디주도 한잔하고, 나는 수도꼭지에 호스를 끼우고 마당에서 오랜만에 세차를 하는데, 평소에 세차를 전혀 하지 않고 타기만 하다가 시원한 상옥의 생수를 뿌리고 퐁퐁으로 오래 묵은 때를 벗기니 까무짭짭하던 애마가 놀란 듯 번쩍번쩍 빛이 난다. 아들은 할머니와 집안에 매실도 따고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낸다.
* 집안 모퉁이 작은 매실나무에서 청 매실도 따고.
* 할머니의 매실 액기스 설명에 아들은 신기한 모양이다.
* 손수 액기스를 담가서 학교에 갈 때 가져간단다.
* 작은 나무에 제법 달렸네요.
* 장독대 옆에 장미.
* 신기한 모양이다.
* 세차하고 나니 마당에 물이 고였다.
* 담장에 장미.
* 장미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기가 어려워서 평소에 사진을 잘 찍지를 않는데.
* 늘 시골에 오면 사진을 찍는다.
* 담장 위에 올라간 장미 가지에 집중적으로 셔터를 눌러댄다.
* 역시 장미는 화사합니다.
* 작은 나무 매실 수확도 끝나고..
* 세차도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산소에 다니러 갑니다.
* 할아버지 산소 가는 길에.. 개망초.
* 초록 오솔길.
* 할아버지 산소 앞에서.
* 매미는 매미인데 처음 보는 매미입니다. 똥파리보다는 조금 큰 것이 매미치고는 너무 작습니다.
* 너무 작은 것이. 아마도 토종 매미는 아닌 듯하네요.
* 자동차 앞에는 온통 인동초 덩굴입니다.
* 인동초는 꽃이 길어서 벌이 꿀을 빨지 못하는 줄 알고있었는데.
* 오늘 보니 벌들이 우글우글 꿀을 빨고 있네요.
* 꿀이 많은지.. 정신없이 설쳐댑니다.
* 아버님 산소 뒤에 뽕나무에 오디가 주렁주렁 입니다.
* 알맹이는 조금 잔 편이나 단맛이 그만입니다.
* 입안에 들어가니 살살 녹네요.
* 잠시 달콤한 오디로 배를 채웁니다.
* 그냥 신이 났네요.
* 밭둑에 복숭아나무.
* 작은 이 나무는 풋복숭 액기스가 몸에 좋다는 산북숭(돌복숭,까칠복숭) 입니다.
* 오지게도 달렸네요.
* 비닐 봉지에 풋복숭을 땁니다.
* 길가 쪽으로 디러진 가지만 따도 충분합니다.
* 액기스 담글 만큼 몇 대박 땁니다.
* 언덕 쪽으로도 많이 달렸네요.
어머님은 오늘 경로당에서 점심 먹고 노는 약속이 있다고 하시어 시골집으로 돌아와 내려 드리고, 선걸음으로 포항으로 돌아오면서 오늘 큰아들과 함께한 고향 나들이 길, 청 매실과 오디, 풋복숭아를 따고 채소 한 보따리 싸들고 돌아오면서 마무리해본다.
2010.06.20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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