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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속 남신들의 ‘아담스 애플’ 여자에게는 왜 없을까?

호젓한오솔길 2010. 12. 15. 19:41

 

 

 

아테나 속 남신들의 ‘아담스 애플’ 여자에게는 왜 없을까?

 

 

 

SBS 드라마 '아테나' 방송화면 캡처

 

SBS 드라마 ‘아테나’는 13일 첫방송부터 엄청난 시청률을 올렸다. 아무래도 정우성이나 차승원과 같은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출연진들이 드라마에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큰 키에 마르고 탄탄한 몸매를 가진 드라마 속 남자배우들을 보다보면 남성들의 전유물, 일명 '아담스 애플(Adam's apple)'이라 불리는 목에서 튀어나온 뼈가 유독 여자들의 눈에 띤다. 여성에게는 없기 때문에 더욱 신비함을 가지게 되는데, 왜 여자에게는 이 뼈가 튀어나오지 않는걸까?

◆ 건강한 여성도 튀어나올 수 있어

 

‘아담스 애플(Adam's apple)’은 흔히 남성들의 전유물로 통한다. 얼마 전 MBC 프로그램 황금어장에서는 90년대 대표 청순가수 하수빈이 출연, 누군가 하수빈의 목젖을 봤다는 소문이 돌면서 여장남자라는 루머가 돌았던 것에 대해 “나는 여자”라며 “목젖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흔히 ‘목젖’이라고 불리는 곳은 구강 내에 있는 살의 일부이며 ‘아담스 애플’은 울대뼈(갑상연골과 윤상연골을 포함한 후두융기)를 뜻하고, 정확하게는 ‘갑상연골’이다.

‘갑상연골’은 갑상선의 가장 바깥 부분의 물렁뼈인데, 사실 갑상연골은 남녀가 모두 가지고 있다. 유년기까지는 남녀의 갑상연골의 크기가 비슷하지만, 남성은 사춘기가 되면서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증가와 함께 목소리가 바뀌고 후두가 커지면서 갑상연골 또한 튀어나오게 된다. 그 덕에 남자들은 깊은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

갑상연골 자체는 갑상선을 둘러쌀 뿐 특정한 기능을 하지 않는다. 갑상선은 인체의 대사를 돕는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기관으로, 대개 여성의 목에서 만져지거나 눈에 띠지 않기 때문에 튀어나오지 않아야 정상이다.

그러나 여자인 경우에도 다양한 원인으로 울대뼈가 외형적으로 남들보다 조금 더 나올 수 있는데, 테스토스테론의 과다분비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갑상선에 이상이 있거나, 이상이 없어도 다른 사람들보다 목이 길거나 마른 여성에서는 갑상선이 튀어나와 보일 수 있다.


◆ 갑상선에 이상 있으면 유난히 튀어나와 보일 수도

갑상선에 이상이 생긴 경우 중 하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인데, 방사성 요오드 치료나 수술 후에 갑상선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갑상선이 커지지 않는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꽂히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면역계통에 이상이 생겨 갑상선에 염증이 생기는 자가면역성 질환이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생기면 갑상선이 전체적으로 커져 목 앞부분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누르면 아플 수 있다. 또 갑상선 결절이 있을 때에도 주위사람들에게 목이 좀 튀어나와 보인다는 말을 듣거나 우연히 목에 작은 덩어리가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 결절은 매우 서서히 진행돼 증상을 뚜렷하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마른 몸이어서 목에 뼈가 튀어나와 보이는 것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위와 같이 갑상선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의심된다면 기능검사, 초음파 및 다양한 세포검사를 받아 악성여부를 진단하는 것이 좋다.

이은직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사람도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우울·피로 증상 등이 개선돼 삶의 질 또한 높아지기 때문에 최근엔 경미한 환자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한편, 박정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는 “목에 혹이 생겨 기도나 식도를 눌러 숨쉬기가 힘들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만 없다면 갑상선 결절이라도 굳이 치료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증상이 느껴진다면 갑상선암이 상당히 진행돼 혹이 커졌기 때문일 수도 있으므로 확실한 진단이 필요하다.


◆ ‘아담스 애플’보다 그 안의 ‘갑상선’에 관심 가져야

간혹 갑상연골 또는 윤상연골(후두 밑에 있는 발성기관의 한 부분)이 딱딱해서 이 연골을 갑상선암으로 잘못 알고 병원을 찾는 사람도 있다. 만져지는 부분이 연골이라면 다행이지만 혹으로 생각되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갑상선암은 그동안 대표적인 여성암으로 인식됐으나, 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받은 남성 갑상선 환자수를 집계해 본 결과에 따르면 최근 남성 갑상선암 환자도 크게 늘었다. 갑상선암을 포함한 갑상선 질환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훨씬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남성도 갑상질환이 생길 수 있으며 예후는 더 좋지 않으므로, 울대뼈 안에 있는 갑상선을 미리 살펴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KBS 1TV 대하사극 ‘근초고왕’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감우성 또한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앓고 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 임현주 헬스조선 인턴기자
<참고서적 = 헬스조선M -갑상선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