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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여자의 병이 아니다! 남성유방질환

호젓한오솔길 2010. 12. 27. 08:48

 

 

더 이상 여자의 병이 아니다! 남성유방질환

 

 

헬스조선DB

가슴이 여자처럼 커지는 증상으로 심각한 고민에 빠진 남성이 늘고 있다. 처음에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없어지려니 생각하지만 부풀어 오른 가슴은 줄어들지 않는다. 딱딱한 멍울까지 만져져 혹시 큰 병이 아닐까 노심초사다. 남자들의 가슴 고민을 풀어 본다.

남자의 유방, 왜 커지는가

‘남성유방증’은 남성의 유방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여성의 유방처럼 커지는 증상인데, 의학용어로 ‘여성형 유방증’이라 한다. 원인은 혈압약·궤양치료제·호르몬제 등 약물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간기능 이상, 내분비 질환이나 종양 등과 관련한 2차적 증상, 사춘기나 노년기 체내 호르몬의 생리적 작용 등이다.

대부분 양쪽 유방 모두 커지며, 문제는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원인을 밝혀 치료하고, 원인을 모를 경우엔 수술하는 것이 원칙이다. 항호르몬제 같은 약물요법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장기간 약을 복용해야 하고 잘 재발하는 단점 때문에 오히려 수술을 선호한다. 수술 자체는 복잡하지 않다.

남자 유방에 잡히는 멍울, 괜찮을까?

남자 유방에서 멍울이 잡히는 것은 크기가 2cm 이상일 때인데, 남성의 여성유방화 현상으로 유방조직이 증식되었기 때문이다. 남성의 여성호르몬 분비가 비정상적으로 많을 때 발생하는데 신생아 때나 사춘기 때처럼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생리적인 경우가 많고 위장약, 호르몬제, 간질환, 남성호르몬 기능장애, 고환종양, 신장질환의 증상으로 동반될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때도 나타날 수 있다. 여성유방화 현상은 양쪽에 같이 오는 경우가 많으며, 통증과 함께 점점 커지기도 한다. 남성에게도 유방암이 있으므로 한쪽만 커진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다.

남자도 유방암에 걸린다?

조직이 적기는 하지만 엄연히 남성에게도 유방이 존재하며, 암이 생긴다. 최근엔 남성 유방암에 대한 이해가 늘면서 유방에 혹이 만져지는 증세로 병원을 방문하는 청소년이나 노인을 볼 수 있다. 단순한 ‘여성형 유방’은 만져지는 덩어리가 그리 딱딱하지 않으며 전체적으로 유방이 커져 있고 약간의 통증을 동반한다. 그러나 남성 유방암은 별다른 증상 없이 딱딱한 혹이 만져지는데, 대개 한쪽 유방에서 발견되며 젖꼭지 주변에서 발생한다.

남성의 유방암 발병은 상대적으로 드물어 여성 유방암의 1% 정도며, 전체 남성암 발생의 0.2%를 차지한다. 여성유방암 환자가 많은 지역에는 남성유방암도 많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남성유방암의 발생연령은 여성보다 5~10세 늦은 60세 전후다. 유방암에 잘 걸리는 집안의 남성, 정류고환이나 고환염 등 고환에 이상이 있으면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의 유방암 발병 가능성을 잊지 않는다!

남성유방암 증상은 유방에 혹이 만져지거나, 유두가 함몰되거나, 유두 주위 피부가 헐거나,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오거나, 통증이 생기며 겨드랑이 임파선이 만져진다. 여성유방암과 마찬가지로 유방 X선 촬영과 세포검사를 거쳐 조직검사로 확진한다. 치료는 수술이 일반적이며, 보조적으로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호르몬요법이 추가된다. 수술은 유방조직과 겨드랑이 림프절을 절제하는 근치유방절제술을 하며 경우에 따라 가슴근육을 제거한다.

수술 후 경과는 일반적으로 여성유방암보다 나쁘다. 가슴에 멍울이 있어도 유방암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치료를 늦게 시작하기 때문이다. 전이가 되면 고환절제술을 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남자에게도 유방암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 예방하거나 조기발견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 김태열 헬스조선 기자 kty@chosun.com
도움말 양정현(삼성서울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