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712> 경주 남산 금오봉
한적한 '황금능선' 따르니 서라벌 황금들판이 한눈에
'천년 왕국' 신라의 불교적 성취와 흔적, 설화와 전설이 가장 짙게 배어 있는 경주 남산은 흔히 금오산(金鰲山·467.9m)과 고위산(高位山·495m)을 합쳐서 일컫는 이름이다.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도 남산이라는 산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일반적으로 고위산이라고 부르는 최고봉 지점을 '금오산'으로 표기해 놓고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이들 두 개의 봉우리를 통틀어 남산이라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으며 '경주 남산 일원'이라는 이름으로 사적비(제311호) 옆 세계문화유산 안내판에도 그같은 내용을 기재해 놓고 있다. 영남의 산꾼들 뿐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경주 남산은 쉬운 접근성과 운치 있는 숲길, 예상치 못했던 암릉, 호쾌한 조망, 풍부한 유적과 볼거리 등으로 인해 아주 인기있는 산행지로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일반적인 나들이산행지로는 남북 8㎞ 동서 4㎞에 달하는 남산 산군 가운데 북쪽에 있는 금오산이 좀 더 인기 있는 편이다. 삼릉과 포석정, 상선암, 약수골마애대불, 매월당 김시습이 한국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집필한 곳이자 3층 석탑, 삼륜좌불 마애불 등이 있는 용장사터 남산부석 등 수많은 유적과 유물 볼거리가 흩어져 있고 걷기에도 비교적 편하기 때문이리라. 조금 더 산행의 맛을 진하게 느끼고 싶어하는 산꾼들에게는 남산 유일의 암릉코스인 공룡능선(일명 이무기능선)과 조망미 멋진 봉화대능선을 끼고 있는 고위산이 인기 있다. 또한 고위산 자락에는 또한 칠불암이라고 하는 남산 불상 가운데 예술성과 아름다움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불상과 많은 불자들이 기도를 올리는 신선대 마애불 등의 유명 유물이 자리잡고 있어 산행과는 별도의 유적답사지로도 선호되는 곳이다.
◇ 비파골 삼층석탑 거치는 3시간 간편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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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경주 남산 금오봉 아래 비파골 삼층석탑 옆에서 주변 풍광을 살피고 있다. 형산강 줄기 너머로 영남알프스 산군과 낙동정맥이 보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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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X & GTM 파일 / 고도표 jpg파일 | |
경주시 내남면 용장4리 비파마을 버스정류소에서 길 건너 '비파골 입구' 이정표를 보고 계곡으로 접어든다. 이정표에는 '금오봉 2150m', '삼층석탑 990m'를 가리키고 있다. 몇 갈래 길이 있지만 소나무 울창한 주 등산로를 따라 천천히 오르면 7분 만에 봉분 5개가 직선으로 서 있는 월성 이씨 묘를 만난다. 길 주변의 아름드리 소나무는 남산 자락의 여느 산길 주변과 다름없이 울창하기 그지없어 운치가 넘친다. 상수원보호구역인 비파골을 따라 10분쯤 더 가면 석가사지와 삼층석탑이 갈라지는 갈림길. 이정표에서 금오봉, 삼층석탑 방향인 왼쪽으로 계곡을 건너 곧바로 오르막을 치면 3분 후 삼층석탑이다. 자연석을 기단 삼아 3층으로 이뤄진 옥개석과 탑신이 조형된 고색창연한 탑이지만 발굴된 지 채 10년쯤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아래 신안 주씨 묘 옆에는 남산일원 폐탑 복원 사업을 위해 분묘 이장을 추진한다는 안내판이 서 있다. 석탑 앞에서 바라보면 형산강과 용장리 비파마을 비파골 일대가 내려다 보이고 가깝게는 고위산, 멀게는 영남알프스 일대 산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 바둑바위서 경주시가지 한꺼번에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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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시가지를 조망하기에 좋은 바둑바위 전망대. | |
◇ 황금대 주변 바위길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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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날머리에 있는 사적 제1호 포석정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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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기도하면 상사병도 고칠 수 있다는 상사바위. | |
◇날머리 포석정에서 신라 흥망성쇠 반추
이곳에서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가도 포석정까지 갈 수 있지만 취재팀은 직진, 작은 계곡 오른쪽 길을 따른다. 5분 후 작은 하천을 건너 마을 길로 접어들어 3분쯤 가면 통일신라 말기 견훤이 지휘하는 후백제군의 침입때 숨진 경애왕의 비사가 전해지는 포석정터 앞 주차장에 닿아 산행을 마무리한다. 포석정 우리나라 사적 제1호다.
# 떠나기 전에
- 비파골 전설엔 소탈한 석가모니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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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인 비파골로 입구의 운치 그윽한 소나무길. | |
이에 왕은 놀랍고 부끄러워 진신석가가 사라진 방향으로 수없이 절을 한 후 신하들에게 모셔오라 명했지만 찾지 못했다. 결국 남산 비파골 삼성곡 주변의 바위에 지팡이와 바리떼만 남겨져 있는 것이 발견됐을 뿐이다. 왕은 비파암 아래에 석가사를, 바위 주변에 불무사를 지어 석가를 공양했다고 전해온다. 소탈함의 미덕을 알아보지 못하고 겉모양의 화려함만을 좇는 세태를 꾸짖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할 것이다.
# 교통편
- 노포터미널서 경주행 버스 10분 간격 운행
부산 노포동 버스터미널에서 새벽 5시30분부터 10분 간격으로 경주행 시외버스가 운행된다. 요금은 4500원. 50분 소요.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남면 용장4리 비파마을까지 가려면 500, 503, 505~508번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20분 안팎 간격.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 경주IC에서 내려 요금소를 통과한 후 첫번째 사거리에서 언양방면 35번 국도를 따라 우회전, 4분쯤(약 3.5㎞) 가면 만나는 사거리에서 삼릉 방향으로 좌회전 한다. 150m 가다가 만나는 삼거리에서 우회전, 500m쯤 가면 용장4리 비파마을 버스정류소에 닿는다. 인근에 주차 가능하다. 산행 후 차량 회수를 위해서는 포석정터 앞 버스정류소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비파마을까지 가면 된다.
문의=주말레저팀 (051)500-5169 GPS 트렉=http://www.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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