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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대나무의 정기를 먹다, 전남 담양

호젓한오솔길 2011. 2. 7. 20:39

 

푸르른 대나무의 정기를 먹다, 전남 담양

  • 한국관광공사

 

 

위 치 : 전남 담양군 담양읍 백동리

박물관앞집 대통밥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대나무가 자라기 좋은 기후와 토질을 가진 전남 담양은 어디에서나 대나무를 만날 수 있다. 담양 대나무의 주종은 분죽으로 결이 곱게 쪼개져 바구니 등 죽공예품을 만드는데 제격이다. 그래서인지 예부터 담양대나무로 만든 죽제품은 재질이 단단하고 무거우며 표면이 매끄러워 전국 제일로 손꼽혔다. 하지만 지금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중국산 대나무 제품들이다.

그렇다 해서 담양이 자기 고장의 대나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용도가 달라졌다. 쇳소리가 나도록 잘 구워 숯으로 사용하거나, 대나무 수액을 이용한 건강식품을 만들기도 한다. 가장 대중적인 것은 잘 불린 쌀을 넣어 자연스레 대나무의 영양을 모두 흡수한 대통밥을 만들어 먹는 것이다. 그 덕에 담양의 대나무는 “대나무=건강”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담양의 대통밥이 떡갈비와 더불어 담양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손꼽히게 된 것도 그런 까닭일 것이다.

대통밥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담양의 대통밥은 동남아시아의 대나무음식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기 시작했다 한다. 하지만 만들어진 결과물은 사뭇 다르다. 떡처럼 느껴지는 동남아시아의 그것과 달리 밥처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단순히 흰쌀만 사용하지 않고 영양가 높은 검은 쌀과 밤, 대추, 은행 등을 넣는 것도 다르다. 이렇게 지어낸 대통밥에서는 대나무 향기가 난다. 대나무가 가진 좋은 성분들이 밥에 스며들어 건강해지는 것이 느껴질 만큼 진한 향기이다.

그 향기를 돋워주는 것은 대통밥과 함께 상에 오른 죽순음식이다. 대통밥집의 주인들은 죽순이 솟아오르는 봄이면 유난히 바쁘다. 땅을 뚫고 솟아오른 죽순을 캐어 소금에 절여두어야만 1년 내내 손님상에 반찬으로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처 준비하지 못하면 손님에게 야박하다는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박물관앞집의 대통밥과 죽순회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또한 담양군 창평면에는 죽순만큼이나 손길이 많이 가는 음식들이 전해진다. 발효와 숙성을 거쳐야만 완성되는 한과와 생강쌀엿, 된장 등이다. 과일이 없는 겨울철 간식거리를 위해 만들었던 한과의 조리법은 다양하다. 과일이나 야채를 조린 정과를 비롯해 유과와 강정 등이 있는 것. 그 중 대표적인 발효식품은 유과. 유과가 어떻게 발효식품일까. 그것은 만드는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유과의 기본 재료인 찹쌀이 동그랗게 잘 부풀게 하려면 반드시 거쳐야하는 과정 중 하나가 쌀을 물에 담가 일주일정도 삭힌 후 씻어 건져 말려야 하는 것이다. 잘 삭은 쌀이어야만 익혀 꽈리가 부풀도록 치고 밀대로 밀어 말려 30도의 기름에 넣었을 때 고르게 부풀어 오른다. 유과를 잘랐을 때 단면 가득 부풀어 오른 구름공간을 만날 수 있는 것이 바로 발효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란다. 낮은 온도의 기름에 두어 차례 부풀어 오른 유과는 150도의 기름에 넣어 머금고 있는 기름을 빼내고 바삭하게 튀겨진다. 이렇게 만든 유과는 쉽게 변하지 않아 겨울동안 두고 먹을 수 있는 유용한 간식거리가 되었다.

한과는 이제 창평의 산업을 담당하고 있다. 집집마다 조금씩 만들었던 한과를 삼천리에 자리한 담양한과와 의항리에 자리한 안복자한과 등등이 세계의 한과로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그중 담양한과는 전통한과를 규격화해 대량생산하는 곳이다. 그 시작은 충남에서 창평으로 시집온 박순애 대표가 한과를 규격화하게 된 것은 한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저마다 크기가 달라 포장의 어려움이 있는 한과를 예쁘게 포장해 내놓으려면 규격화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한다. 전통방법은 고스란히 지키되 규격화된 모양을 만들기 위해 2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틀이 만들어졌다. 덕분에 대량생산과 밀폐포장이 가능해져 규격화된 포장과 맛을 가지게 되었다.


 

(좌) 창평면 담양한과의 인삼정과 (우) 한과에 대추와 잣으로 무늬를 넣고 있다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이에 반해 안복자한과는 고집스레 손맛을 고수하는 곳이다. 판매도 입소문을 듣고 찾는 소비자와의 직거래가 대부분이다. 그것은 인근에서 재배한 재료만을 원료를 사용하고, 기계가 아닌 사람이 직접 만들기 때문에 많은 수의 한과를 공급하기 어려워서 만든 나름대로의 규칙이다. 안복자 대표는 광주에서 담양으로 건너왔다.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잃고 내려온 담양에서 농사를 지으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한과이다. 올해로 9년째 안복자한과를 꾸려가고 있는 그녀는 ‘자신이 만든 한과를 가장 많이 먹는 사람은 자신의 아이들’이라는 생각으로 한과를 만든단다. 국산재료만 사용해 한과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만 한과 고유의 맛과 향을 지키려면 다른 재료를 사용할 수가 없다고. 투박한 손맛이 살아있는 그녀의 한과에는 주인을 닮은 정직한 쌀의 향과 맛이 담겨있다.

 

창평면소재지가 있는 삼천리는 한옥과 돌담이 잘 보존되어있는 곳이다. 황토와 작은 돌들이 층층이 쌓인 돌담이 키 높이를 넘기고 그 안에 잘 지어진 한옥들이 남아있는 것. 창평 고씨 집성촌이었던 이 마을에는 아직도 그 후손들이 살고 있다. 그 덕에 고택들이 고스란히 보존될 수 있었다고.


 

삼지내마을 돌담길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창평면사무소에서 넓은 들로 이어지는 돌담길을 따라 가다보면 중간 중간 창평전통쌀엿이라 쓰인 작은 간판들이 보인다. 그곳은 창평의 너른 들에서 생산되는 쌀로 엿을 만드는 곳이다. 예부터 풍요로운 들녘이 있는 남도의 관혼상제에는 엿이 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집집마다 엿을 만드는 비법이 전해진 것. 기나긴 겨울밤 간식거리로도 그만한 것이 없었을 듯하다.

이 마을의 엿집들은 벼의 가을걷이가 끝나면 곧바로 엿 만들기를 시작한다. 흑보리 엿기름을 사용해 쌀을 삭히고 고아 쌀엿 조청을 만드는 것은 겨울이 되기 전에 해놓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오면 만들어 놓은 쌀엿을 다려 붉고 진한 갱엿을 만든다. 두 사람이 갱엿을 잡아당겨 하얀 가락엿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은 달콤한 맛과는 달리 힘들고 고된 일이다. 요즘은 기계가 갱엿에서 하얀 엿 덩어리로 만드는 과정을 대신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공기를 섞어 적당한 굳기를 가진 가락엿으로 만드는 것만큼은 사람 손으로 해야 한다.

창평에선 숯가마 화로 위에 생강물 젖은 천을 놓아 수증기를 올리고 그 위에서 엿을 늘인다. 엿을 늘이고 나면 방문을 열어 찬바람이 들어오게 해 엿을 굳히고 가위로 쳐 적당한 크기로 잘라낸다. 이렇게 만든 엿은 전통의 쌀엿 맛을 간직하고 있다. 현재 삼천리에 쌀엿을 만드는 곳은 8곳이다. 엿의 종류도 생강을 넣은 생강엿과 쌀엿 두 가지로 겨울동안만 만든다.


 

창평 쌀엿만들기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담양군청 문화관광홈페이지 tour.damyang.go.kr/tourism
- 담양한과 www.damyang.co.kr
- 안복자한과 www.anbokja.co.kr

○ 문의전화
- 담양군청 문화관광과 061)380-3153
- 박물관앞집 061)381-1990
- 담양한과 061)383-8347
- 안복자한과 080)3828-080
- 창평 생강엿 061)382-8115
- 창평 쌀엿 061-382-8408

○ 대중교통 정보 : 주요 도시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
[ 기차 ] 용산역-광주역, KTX 하루 5회 운행, 3시간 소요
* 문의 : 한국철도공사 1544-7788, www.korail.com
[ 버스 ]
- 서울 → 담양, 10:10(일반) 16:10(우등), 약 3시간 45분 소요.
* 문의 : 이지티켓 www.hticket.co.kr
- 광주 → 담양, 직행버스, 05:50~22:45, 20분 간격 운행, 40분 소요
* 문의 : 광주광역시터미널 062-360-8800

○ 자가운전 정보
[서울-담양]
경부고속도로 진입 → 천안논산고속도로 천안분기점, 광주․전주․공주 방면 진입→ 천안논산고속도로 논산분기점, 광주․익산 방면 호남고속도로로 진입 → 고창담양고속도로 장성분기점, 순천․북광주 방면 진입 → 88올림픽고속도로 담양분기점, 함양․담양 방면으로 진입 → 88올림픽고속도로 담양IC → 29번국도 진입 → 백동사거리, 좌회전 → 박물관앞집 → 한국대나무박물관
[부산-담양]
남해제2고속도로지선 사상 IC → 남해고속도로 냉정분기점, 남해고속도로 마산․진례 방향 진입 → 호남고속도로 대덕분기점, 고창담양고속도로 고창․전주․북광주 방면으로 진입 → 88올림픽고속도로 담양분기점, 광주․함양․담양 방면 진입 88올림픽고속도로 담양IC → 29번국도 진입 → 백동사거리, 좌회전 → 박물관앞집 → 한국대나무박물관

○ 숙박정보
- 골든리버모텔 : 담양읍 백동리, 061)383-8960, www.goldenriver.kr. 굿스테이(관광공사 인증 숙박업소)
- 죽향테마마을 : 담양읍 운교리, 061)380-2690, bamboo.namdominbak.go.kr
- 담양리조트 : 금성면 원율리, 061)380-5000, www.damyangspa.com
- 추월산해피랜드 : 용면 월계리, 061)383-7759, 굿스테이(관광공사 인증 숙박업소)
- 한옥에서 : 창평면 삼천리, 061)382-3832, hanokeseo.namdominbak.go.kr

○ 식당정보
- 박물관앞집 : 담양읍 백동리, 대통밥과 죽순회, 061)381-1990
- 뚝방국수 : 담양읍 천변리, 멸치국수 댓잎계란, 061)382-5630
- 창평전통안두부 : 창평면 의항리, 두부․청국장, 061)383-9288
- 들풀산채정식 : 고서면 분향리, 산채정식, 061)381-7370

○ 이색체험 정보 : 영농조합법인 대나무바이오
담양읍 삼만리에 자리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 대나무바이오는 대나무숯공장이다. 이곳에서 숯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생겨난 죽초액을 첨가한 천연저온비누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장은 대나무바이오연구소 2층. 피부를 곱게 만들어주는 특허 받은 신물질도 첨가되어 아토피가 있는 사람들이 사용하기에도 좋은 비누이다. 체험은 예약 필수. 문의 061)383-9100

○ 주변 볼거리 : 메타세쿼이아 가로숲길, 소쇄원, 가사문학관, 식영정, 죽녹원, 관방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