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 온천으로 뜨끈해지는 여행
위 치 : 경상북도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
- ▲ 덕구온천 노천탕 <사진제공: 울진군청>
울진은 동해안 제일의 온천 휴양지이기도 하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덕구온천, 백암온천이 자리 잡았다. 죽변항에서 고포로 향하는 길의 덕구온천은 노천탕의 원조격으로 유래가 600년이 된 전통 온천이다. 고려말 사냥꾼에게 쫓기던 상처 입은 멧돼지가 계곡에 몸을 담그더니 쌩쌩해져서 달아났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79년 온천이 본격 개발되기 전까지 마을사람들은 계곡에 노천탕을 만들어 사용했다.
미끌미끌한 약알카리 성분으로 칼륨, 철, 나트륨 등 10여가지 광물이 포함돼 있어 보양 온천의 대명사로 여겨지기도 한다. 응봉산 중턱의 원탕에서 온천수가 솟구쳐 나오며, 직접 온천수를 마시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이 온천수는 덕구호텔 온천의 대온천장으로 이어지는데 온천장 위 스파월드의 자스민탕 레몬 노천탕이 연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곳에 몸을 담그고 숲 향기 맡으며 응봉산 너머로 해가지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 역시 운치 있다.
- ▲ 덕구온천에서 본 응봉산 <사진제공: 울진군청>
백암산 동쪽 기슭에 위치한 백암온천은 신라시대 때부터 유래가 담긴 온천으로 1997년에는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시기는 일제강점기인 1917년부터였다고 한다. 천연 알칼리성 라듐성분을 함유한 국내유일의 유황 온천으로 그 향내가 독특하며 만성 관절염··위염·피부병 등 치료에 뛰어난 효험이 있다. 백암온천은 수온이 48℃정도로 온천욕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인근 백암산 정상까지는 트레킹으로 2시간 쯤 걸린다.
- ▲ 백암온천 <사진제공: 울진군청>
울진의 포구는 정겹다. 태양은 낮게 기울고 포구에 기댄 사람들은 낮은 몸가짐으로 서성거린다. 대게 경매 때 흥청거렸던 포구 뒷골목에 들어서면 한가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바람 부는 날엔, 역시 비릿한 겨울 포구다.
귀가 먼저 잠을 깨는, 죽변항에서 맞는 새벽은 또 다르다. 포구의 새벽은 해 보다, 갈매기 보다 사람들이 먼저 연다. 새벽녘 잡어들의 거래로 시작된 경매는 대게 경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오전 10시 즈음까지 이어진다. 게가 사는 수온이 섭씨 3도라 일부러 새벽추위가 한풀 꺾인 시간에 경매는 시작된다. 위판장 앞 바닥에는 일주일간 먼 바다에서 지냈던 20t급 배에서 게가 쏟아져 나온다. 배를 드러내고 기선을 제압당한 게들이 쭉 도열을 마치는데 크기순도, 무게순도 분명 아니다.
- ▲ (좌) 죽변항 (우) 대게 경매<사진촬영: 여행작가 서영진>
대게는 배가 누리끼리 하고 물게는 배가 허옇다. 물게가 무거운 것은 물이 많아서이고 그런 게는 먹으면 짜고 푸석푸석 하다. 머리를 꾸~욱 눌러서 사람 숨구멍 처럼 딱딱하면서도 옹골져야 그게 바로 어민들이 최고로 치는 대게다.
대게는 몸통 옆구리의 줄이 두 줄, ‘너도 대게’라는 별칭을 지닌 청게는 줄이 두개에서 하나로 줄어든다. 최하품인 홍게는 배가 뻘걸 뿐 아니라 줄도 하나밖에 없다. 살 대신 물이 가득한 1~2만원 짜리 물게들은 길거리 좌판으로 실려 나가고 값비싼 대게들만 애지중지 대접을 받는다. 속이 알찬 대게의 속살은 짠맛이 아닌 단맛을 낸다. 최상품으로 치는 대게는 수심 500m가 넘는 곳에서만 잡히며 7,8년 된 것들이다. 속살이 90% 이상 실하게 찬 이놈들에게는 집게에 라벨이 채워져 특별 관리된다.
‘고향’은 같아도 양으로만 따지면 울진대게의 어획량이 영덕의 두 배 가까이 된다고 한다. 살보다 물이 많아서 대게로 치지도 않는 물게는 이곳에서 거래가 제한된다. 울진 대게는 4월까지 그 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는데 설을 전후로 해서 가장 맛이 좋을 때다. 알을 품고 있는 암게는 ‘빵게’로 불리며 어획이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 ▲ 울진 대게 <사진촬영: 여행작가 서영진>
대게는 쭉 뻗은 다리가 대나무를 닮았다고 해서 대게로 불리는데 찜으로, 탕으로, 회로 먹는다. ‘게맛’을 제대로 보려면 쪄 먹어야 하고 15~20분간 찌는게 요령이다. 한번 먹으면 그 맛을 잊지 못하는 게 원조 대게의 매력이다.
- ▲ (좌) 대게찜<사진촬영: 여행작가 서영진> (우) 대게찜 광경<사진제공: 울진군청>
대게로 배를 채운 뒤 죽변항 골목을 거니는 기분은 한갓지고 나른하다. 낚싯 고리처럼 도열한 선착장 사이에는 사람 하나 간신히 오갈 수 있는 골목들이 들어서 있다. 그 골목에서 아주머니들은 가자미도 말리고 빨래도 말리며 말을 건넨다. 포구는 비대해졌지만 추억의 어촌마을 풍경은 골목마다, 전하는 사연마다 담겨져 있다.
죽변항은 드라마 한편으로 운치를 더했다. 드라마 ‘폭풍속으로’의 배경이 된 죽변항에는 시장, 골목, 포구마다 드라마의 사연이 묻어 있다. 죽변등대가 위치한 포구 언덕 위는 세트장이 고스란히 남았다.
- ▲ (좌) 폭풍속으로 세트장 (우) 죽변등대 <사진촬영: 여행작가 서영진>
울진여행은 바다, 온천과 함께 숲과 계곡이 어우러져 즐겁다. 왕피천을 거슬러 불영계곡에서 통고산으로 이어지는 드라이브 길은 볼 것이 아기자기하게 담겨 있다.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36번 도로에는 겨울이면 눈이 소복히 내려앉는다. 도로 초입 내앞마을의 대나무길과 돌담길은 연인들이 한번 쯤 들리는 단골 코스가 됐다. 내앞마을 앞에는 한옥구조로 된 1917년경 건축된 행곡교회도 자리잡고 있다.
비구니 스님들의 사찰인 불영사를 지나면 36번 국도변 최대의 구경거리인 금강 소나무 군락지가 숨어 있다. 수십m를 올곧게 뻗어 자란 매끈한 금강 소나무들 중 나이가 500년 넘은 것들도 있다.
- ▲ (좌) 불영사 (우) 금강송 <사진촬영: 여행작가 서영진>
여행의 마무리는 다시 바다다. 왕피천과 동해가 만나는 곳,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에 올라 바닷 바람을 맞는다. 망양정에서 맞는 바람은 미역향, 온천향보다 진하고 푸르다.
- ▲ 망양정 <사진촬영: 여행작가 서영진>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울진군청 www.uljin.go.kr
-덕구온천스파월드 www.duckku.co.kr
○ 문의전화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9-6903
-덕구온천스파월드 054-782-0677
-백암온천 054-787-3047
○ 대중교통 정보
[ 버스 ] 동서울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 출발, 죽변항에서 중간에 하차 가능, 4시간 30분 소요.
○ 자가운전 정보
[서울-울진] 영동 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삼척
[광주-울진] 88올림픽 고속도로-대구포항 고속도로-7번국도-영덕
[부산-울진] 경부 고속도로-경주-7번국도-포항-영덕
○ 숙박정보
-한화리조트 백암온천: 온정면, 054-787-7001
-통고산 자연휴양림: 통고산, 054-782-9007
-구수곡 자연휴양림: 북면, 054-783-2241 gusugok.uljin.go.kr
○ 식당정보
-‘맛있게 회센타’: 대게찜, 054-782-6616
- 제일 회수산: 대게찜, 054-782-3416
- 행곡솔밭식당: 수육, 메밀전, 054-783-1073
○ 울진대게축제 : 2월, 054-789-6851
○ 주변 볼거리 : 공석마을, 옹기촌, 월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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