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여행한 일본 여대생 "대게와 온천, 잊지 못할 것"
"일본에서 먹은 대게보다 훨씬 맛있어요.", "수영복을 입고 온천욕을 즐기는 건 처음인데, 정말 재밌어요."
만다 노부에(22.이하 노부에)와 토모다 아야미(22.이하 아야미)는 부산 소재 대학교 교환학생으로 약 1년 동안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래서인지 학교를 벗어나 변변한 여행 한번 해보지 못해 항상 아쉬웠다. 그녀들은 오는 2월 말 다시 일본으로 떠나야한다.
지난 주말 아야미와 노부에는 큰마음 먹고 멀리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특히 아야미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여행을 원했고, 노부에는 추위를 벗어날 수 있는 온천을 좋아했다.
지금부터 그녀들이 떠나는 '경상북도 동해안 여행'에 동참해 보자.
- ▲ 경북 동해안으로 여행을 떠난 만다 노부에(22)와 토모다 아야미(22)
■ 경북 영덕에는 살 오른 대게가 제철이라는데…
일본에서 대게요리는 인기가 좋다. 특히 아야미는 훗카이도에 사는 할머니 덕분에 대게요리를 즐겨 먹었다.
'한국의 대게는 어떤 맛일까?' 그녀들는 요즘 제철 맞은 경상북도 동해안 '대게'를 맛보기 위해 영덕으로 향했다. 7번 국도의 아름다운 바다 경치를 지나 영덕군 강구항에 도착했다.
이곳은 '영덕대게'의 본고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규모의 '대게거리'가 이곳의 자랑이다. 100여개의 대게 상가가 밀집해 있는 이곳은 요즘 제철을 맞아 활기를 띠는 모습이었다.
- ▲ 영덕군 대게 공판장에서 살아있는 대게를 구경하고 있는 아야미와 노부에.
입구에서 대형 대게 모형을 본 아야미는 "우와~ 대게가 정말 커요. 게가 커서 대게죠?"라며 물었다. 이 말에 한 상인은 "커서 대게가 아니라 다리가 대나무처럼 길고 곧게 뻗어 있어 붙여진 이름이에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공판장에 도착한 그녀들은 대게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살아있는 대게를 처음 본 아야미는 "아직도 살아 있는 것이 신기해요. 한번 잡아봐도 돼요? 집게에 손가락을 물리면 안 되는데…"라고 말하고 대게 한 마리를 들어 보였다. 겁먹은 듯 긴장된 모습이었다.
이곳 대게는 인근의 깨끗한 바다에 서식하고 있어 다른 지역의 것보다 알차고, 신선하다. 특히 별다른 요리를 하지 않아도 '대게찜'은 특유의 담백함과 쫄깃함을 자랑한다.
공판장 곳곳에는 상인들과 손님들 간의 흥정소리로 가득했다. 갑판 위에는 대게들이 배를 하늘 위로 내보이며, 두 집게 발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야미는 노부에에게 "대게는 배가 딱딱한 것이 맛있데."라며 대게의 배를 눌러보게 했다. '쿡' 눌러본 노부에는 놀라며 "대게가 내 손을 물 것 같아."라며 주저앉고 말았다.
이 모습을 본 상인은 "굳이 눌러보지 않아도 색이 선명하고 큰 것이 맛있어요. 똑같은 크기라면 더 무거운 대게가 속이 꽉 차 있겠죠."라며 "간혹 손님 중에 게딱지 위에 붙은 까만 갑낭을 보고 이상해 여기는데, 이는 영양분이 풍부해서 그런 것이니 더 상품으로 보시면 되요."라고 친절히 설명해 줬다.
- ▲ 영덕대게찜을 먹고 있는 아야미에 노부에.
상인의 도움으로 마음에 드는 대게 몇 마리를 구입해 인근 식당으로 향했다. 일본 식당에서 요리된 대게만 봐왔던 그녀들에게 이번 경험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가격 또한 훨씬 저렴하다고 한다.
한 식당의 찜통에 들어간 대게는 20분 정도 지난 후 붉은 빛깔의 대게찜으로 재탄생했다. 식탁에 오른 대게찜을 본 그녀들은 "대게요리가 참 간단하네요. 스고이(대단해요). 진짜 맛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고 대게 다리를 하나씩 손에 들었다.
"가위로 대게를 직접 자르며 먹는 것도 재밌네요."라고 말한 아야미는 대게를 한 입 먹었다. 그리곤 "소스 없이 대게만 먹어도 참 맛있네요. 일본에서 먹어본 대게랑 또 다른 맛이에요. 오이시(맛있네요) 오이시~"라고 말했다. 옆에서 대게 맛을 보던 노부에는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수 온천 '덕구온천'
그녀들은 다음 여행지 경상북도 울진으로 향했다. 이곳은 영덕과 같은 대게의 고장이지만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대표하는 온천은 덕구온천과 백암온천 있는데 그 중 다양한 스파시설과 노천탕이 있는 덕구온천을 찾았다.
온천에 도착한 노부에는 "난 일본에 있을 때 도쿄 인근에 있는 하코네와 쿠사츠 온천을 자주 가봤어요. 한국 온천은 처음인데 어떨지 기대되네요."라고 말하고 입구로 들어갔다.
노부가 자주 찾은 쿠사츠는 일본의 대표적인 자연용출 온천으로 덕구온천과 비슷하다. 자연용출이란 온천수가 인위적인 시추과정 없이 스스로 땅을 뚫고 솟아오르는 것을 말한다.
이곳 온천수는 덕구온천이 있는 응봉산에서 솟아 난 것으로 송수관을 통해 온천장까지 보내진다. 온천장에서는 이물을 데우거나 식히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사용하며 그 양은 하루 4000톤에 이른다.
- ▲ 덕구온천 노천탕 폭포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일본 여대생들.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그녀들은 실내 온천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인공폭포수와 빠른 물살을 이용한 안마시설, 온천물에 수영을 즐길 수 있는 풀장 등이 있다.
그곳에서 그녀들은 물장구를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이후 야외 노천탕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레몬탕과 자스민탕 그리고 편백나무 욕조를 이용한 히노끼탕이 있었다.
자스민탕에 몸을 담군 노부에는 "색깔이 정말 예뻐요. 추운 겨울이지만 야외에서 이렇게 따듯한 온천을 즐길 수 있어 기분이 정말 좋네요. 피부에도 좋을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 ▲ 울진 덕구온천 노천 자스민탕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있는 아야미와 노부에.
함께 온천을 즐기던 아야미는 "저도 한국 온천을 처음 찾았는데, 수영복을 입고 온천을 이용하는 것이 이색적이네요. 일본에 가면 생각날 것 같아요."라며 수줍게 말했다.
그녀들은 노천탕을 옮겨 다니며 온천욕을 즐겼고, 욕탕에서 가벼운 샤워로 이번 여행을 마무리 했다.
돌아가는 차에서 그녀들은 "일본인이 한국을 여행한다면 보통 서울이나 제주도를 가는데 이렇게 한국의 맛과 자연을 느끼는 여행도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일본에 돌아가도 잊지 못할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 ▲ 울진 덕구온천 노천 원목온탕(히노끼)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있는 관관객.
● 경상북도 관광마케팅과 박장호 주무관 인터뷰.
"경상북도에는 대게명소가 많이 있습니다. 그 중 영덕이 가장 유명합니다. 오는 3월11일부터 3일간 영덕대게축제가 열립니다. 축제당일에는 맛있는 대게를 값싸게 즐길 수 있고, 다양한 체험 이벤트도 있어 관광객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 특히 정월대보름이 지나면 속이 꽉 차고 맛있는 대게를 맛볼 수 있습니다."
※ 2011년 영덕대게축제 일정
- 제14회 영덕대게축제 "천년의 맛 세계의 자랑 영덕대게축제"
기간 : 2011년 03월 11일(금) ~ 2011년 03월 13일(일)
장소 : 경상북도 영덕군 삼사해상공원 등
※ 경상북도 온천여행 정보
- 덕구온천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덕구리 575)
대중교통 : 동서울에서 덕구온천행 1일 2회(09:34, 14:14) 운행. 약 4시간 소요
- 백암온천 (경상북도 울진군 온정면 온정리)
대중교통 : 동서울에서 백암온천행 1일 5회(07:30, 08:50, 11:10, 13:30, 15:40, 17:00) 운행, 약 5시간 2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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