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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과 술 욕심은 한 쌍이다.

호젓한오솔길 2011. 3. 4. 08:45

 

 

[김형근 과학칼럼] 식욕과 술 욕심은 한 쌍이다.

  • 칼럼니스트 김형근

 

과학으로 해부해 보는 여자, 남자, 그리고 남자여자

물론 체질적으로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술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안주 킬러다. 술 마시면서 손에서 안주가 떨어지지가 않는다. 결국 비만에 이른다. 하복부에 지방이 낀 소위 ‘술배’가 나온다. 또한 알코올중독으로 이어진다.


식욕이 강해 배고픔 잘 타는 사람이 술에 욕심도 많아 술을 많이 마신다는 과학적 연구결과가 나왔다. 다시 말해서 식욕이 강한 사람은 알코올중독에 걸린 확률도 높다는 것이다.


 

 

식욕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술에도 작용


미국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데일리는 식욕과 술에 대한 의존성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도했다.


원래 그렐린은 위에서 만들어져 배고프다는 신호를 뇌로 보내는 호르몬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는 이 호르몬이 알코올 의존증(alcohol dependence)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식욕을 느끼게 하는 인체 속의 호르몬인 그렐린이 술도 많이 마시게 하며 이번 연구를 통해 알코올중독 치료제 개발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예를 들어 뇌 속으로 배가 고프다는 신호를 보내는 그렐린의 행동을 차단한다면 알코올을 요구하는 뇌의 행동 역시 상당히 감퇴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해서 식욕억제(appetite regulation)가 알코올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스웨덴의 예테보리 대학 생리학과 수잔네 딕손(Suzanne Dickson)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식욕 호르몬과 알코올 의존성과의 관련성을 밝히기 위해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 착수했다.


연구진은 쥐를 두 그룹(A와 B)으로 나누었다. A그룹의 쥐에는 그렐린을 주었고, B그룹에게는 그렐린의 활동을 억제하는 그렐린 수용체 길항제(GHS-R1A)를 주입했다.


그 결과 그렐린을 주입 받은 쥐는 알코올 섭취를 늘렸으며 그렐린의 활동이 억제된 쥐는 알코올 섭취를 줄였다.


연구팀은 “그렐린 호르몬의 작용은 음식뿐 아니라 술을 포함한 다른 중독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에 참여한 외르겐 엥겔(Jorgen Engel) 명예교수는 “그렐린을 억제하는 약을 개발하면 알코올 의존증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알코올 중독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알코올 의존증이란 만성 알코올중독의 새로운 말 


알코올 의존증이란 음주에 의한 사회적 또는 직업적 기능 장애와 더불어 술에 대해 내성이 생기거나, 음주의 감량이나 중지에 따라 금단 증상 생기는 현상을 가리킨다. 만성적인 알코올성 증상이다.


알코올 의존증이라는 병명은 최근에 사용된 용어이며 이전에는 만성 알코올중독이라 했다. 그러나 음주를 하는 동안에 일어나는 행동변화는 중독의 개념과는 다르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유럽과 미국은 그러한 행동의 변화에 주목하여 알코올 병(alcoholism)이라는 용어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인구 5%가 알코올 의존증인 스웨덴


스웨덴의 알코올 의존증은 심각하다. 전 인구의 5%가 이러한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고 있다. 이 병은 복합적이고 만성적인 질병으로 비단 환자뿐만 아니라 주위 가족들에까지 피해를 주며 국가의 막대한 재정지출을 초래하고 있다. 때로 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스웨덴 인구 약 890만 명 가운데 해마다 평균 8천여 명이 알코올 관련 질병으로 죽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세파(世波)에 찌든 근심을 잊게 한다 하여 망우군(忘憂君)이라는 이름의 술. 적당한 안주에 적당한 양의 술로 시름을 달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 그것이 술을 즐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