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 떠난 일본인 유학생, 서해 바닷길 보며 "대박"
서해안 최대 크기의 바지락양식장과 다양한 체험거리들이 있는 '선재도'
동이 틀 무렵. 섬을 둘러싸고 있던 바닷물이 서서히 빠져나가고 섬과 섬 사이를 연결하는 모랫길이 나타난다. 이곳은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인천의 섬, '선재도'다. 이곳에 꼭 가보고 싶다는 일본인이 있어 함께 동행 했다.
우라베 리에(29.여)는 지난해 10월 한국 문화를 공부하기 위해 찾은 학생이다. 한국에서 보내는 여름은 이번이 처음인 그녀는 방학기간에 바다를 여행하고자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서해의 조수간만의 차와 갯벌이 흥미롭게 여겨졌고 여행지를 선재도로 결정했다.
- ▲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선재도'의 모습.
그녀는 함께 공부를 하고 있는 카와하라 타카코(21.여)와 함께 여름휴가를 떠나기로 했다. 서울에서 출발한 그녀들은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약 2시간을 달려 '선재도'에 도착했다.
이곳은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춤을 추던 곳이라 하여 '선재도'라 이름 붙여진 곳이다. 지난 2000년 선재대교가 개통하기 전까지 배로만 들어갈 수 있었던 곳으로 때 묻지 않은 자연환경을 만날 수 있다.
차에서 내린 그녀들은 마을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포구 앞에는 물이 빠져나간 바람에 바다로 나가지 못한 선박들과 그 위를 날아다니는 갈매기 때가 어촌만의 정겨운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포구에 다가간 그녀들은 "일본의 어촌과 풍경이 비슷해요. 하지만 이곳이 일본의 갯벌보다 더 넓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곳은 서해안 최대 규모의 바지락양식장으로 유명하다. 단위 면적 당 바지락 생산량이 국내 최대인 곳이다.
- ▲ 선재도 인근의 갯벌은 서해안 최대 규모의 바지락양식장으로 유명하다.
그녀들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목섬으로 향했다. 이곳은 하루에 두 번 드나들 수 있는 곳으로 하루에 두 번 열리는 모랫길을 통해서만 갈 수 있다.
이른 아침부터 빠져나간 바닷물은 그녀들을 목섬으로 안내했다. 물이 금방 빠져나간 탓인지 모랫길 곳곳에 촉촉함이 남아있었다.
느린 걸음으로 약 15분이면 충분히 목섬에 도착할 수 있다. 건널 수 있다. 이 길을 지나던 중 갯바위에 붙어있는 굴과 갯벌의 여러 해양생물들을 보며 "와~ 대박, 대박"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대박'이란 말은 한국인 친구에게 들었다고 한다.
- ▲ 하루에 두 번 열리는 모랫길을 통해서 '목섬'에 들어갈 수 있다.
갯벌에서 꽃게를 잡은 리에(29.여)는 "물이 생각보다 깨끗해요. 일본에 있는 동생이 엄청 좋아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 주변의 갯벌에 함부로 들어가는 것은 실례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이곳은 선재도 주민들의 '바지락양식장'이 있기 때문이다. 갯벌 체험을 하려면 선재도에서 운영하는 '어촌체험장'을 이용하면 다양한 해양생물을 만날 수 있다.
목섬을 둘러본 그녀들은 허기가 졌는지 선착장 앞에 있는 '횟집'을 찾았다. 이곳은 선재도에서 직접 잡은 바지락을 이용해 칼국수를 만드는 곳으로 인근 다른 식당과 달리 바지락이 통째로 그릇에 담겨져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 ▲ '목섬' 주변에서 해양생물을 잡고 있는 리에와 타카코의 모습.
식당 사장은 "이곳에는 바지락이 엄청 많아요. 누구든 한 시간에 20㎏ 정도는 거뜬히 잡을 수 있어요."라며 "지금 이것도 오늘 오전에 잡은 바지락으로 만든 칼국수에요. 국물 맛이 참 좋죠?"라며 칼국수를 가르쳤다.
칼국수에는 수북하게 쌓여진 바지락과 손으로 직접 반죽해 만든 면발, 호박, 당근, 감자, 양파, 청양고추 등이 들어 있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먹으니 매콤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났다.
면발은 쫄깃함과 특유의 바지락 향을 가지고 있었다. 국수를 먹던 타카코(21.여)는 "전 매운 음식을 못 먹는데 이건 맛있어요.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에 자꾸 손이 가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 ▲ '선재도'에서는 직접 잡은 바지락을 이용한 칼국수를 곳곳에서 맛볼 수 있다.
식사를 마친 그녀들은 선재도를 떠나 영흥도로 향했다. 무더워진 날씨를 피해 해수욕장을 찾은 것이다. 그녀들은 영흥대교(1.8㎞)를 지나 영흥도 북쪽에 위치한 '십리포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약 4㎞의 왕모래와 자갈이 섞인 해변과 1㎞의 고운 모래밭을 볼 수 있다. 또 900여 평의 소사나무 숲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해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소사나무 숲은 여름에는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을 만들고, 겨울에는 바람을 막아주는 병풍 역할을 한다. 때문에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좋다.
- ▲ 영흥도 북쪽에 위치한 '십리포해수욕장'에 뛰어드는 리에와 타카코의 모습.
그녀들은 해수욕장에 도착하자마자 바다로 뛰어 들어갔다. 조금 이른 시기 때 찾아서인지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들은 시원한 바닷물에 발을 담구고 물장구를 치며 더위를 식혔다.
물놀이를 하던 리에(29.여)는 "이곳은 수심이 얕아서 놀기 좋은 장소인 것 같아요. 물놀이와 갯벌체험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물놀이가 끝난 그녀들은 영흥도 서남쪽에 위치한 '장경리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이곳은 1.5㎞의 백사장과 1만 평이 넘는 노송지대가 펼쳐져 있다.
- ▲ 영흥도 서남쪽에 위치한 '장경리해수욕장'은 풍력발전기와 어울려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해수욕장 좌측으로는 대형 풍력발전기 날개가 보이는데 이는 영흥화력본부에서 건설 중인 영흥풍력단지이다. 넓게 펼쳐진 해수욕장과 어우러진 현대적 기계는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모든 일정을 마친 그녀들은 서울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오전에 물이 빠져있던 목섬에 물이 차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목섬 주변으로 바닷물이 차오르는 모습을 본 타카코(21.여)는 "바다가 만들어 준 길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신기해요. 일본에서는 볼 수 없었던 광경이에요."라며 놀라워했다.
이어 리에(29.여)는 "한국의 바다는 해수욕장 이외에도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이 있어 좋은 것 같아요. 다음에는 가족과 함께 놀러 오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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