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년 넘은 한옥과 흙돌담이 가을의 정취를 짙게 뿜어내는 거창 황산마을. 한국관광공사 최갑수
점점 차가워지는 계절에 전통미와 고향의 향기 물씬한 한옥 온돌방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 중 부산 경남에서 접근하기 좋은 몇 곳을 소개한다.
■경주 월암재-신라 천년의 향기 온돌방마다 그득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에 가면 탑동 월암재, 서악서원, 도봉서당, 종오정, 독락당 등에서 고택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이 고택들은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예전에는 정자, 서원, 재실 등으로 사용됐다. 은둔생활에 젖어있던 이 문화유산들은 묵은 때와 세월의 먼지를 말끔히 털어내고 이제 고택숙박체험지로 거듭났다. 대청마루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면서 경주 남산 줄기를 바라보는 조망의 즐거움이 그곳에 있다. 경주 고택들 주변으로는 나정, 삼릉, 무열왕릉, 서악동고분군, 옥산서원 등 문화유산이 즐비해서 하룻밤 머물며 역사의 향기에 취해보기에 더없이 편하다. 뜨끈뜨끈한 온돌방은 여행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좋다. 경주시 문화관광과 (054)779-6083
■거창 황산마을-수수한 시골마을 흙담길을 걷다
경남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 황산마을은 거창 신씨 집성촌으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건립된 한옥 50여 채가 밀집해 있다. 이 마을에서는 현재 10여 가구가 민박손님을 받고 있다. 아직도 장작불을 들이는 방을 가진 집도 있다. 한옥도 한옥이지만 마을 사이로 구불구불 흐르는 흙담길도 예쁘다. 담장 위에 얹어놓은 여러 겹의 기와가 독특하고 이채롭다. 황산마을의 흙담은 물빠짐을 위해 아랫단에는 제법 커다란 자연석을 쌓았고, 윗단에는 황토와 돌을 섞어 토석담을 쌓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06년 등록문화재 259호로 지정됐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만나는 황산2구 마을은 벽화로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다. 황산마을 바로 앞은 거창 제일의 명소인 수승대. 요수정이라는 정자에 앉아 바라보는 가을정취가 일품이다. 거창군청 문화관광과 (055)940-3422
■안동 옥연정사-부용에 기대어 하회를 바라보다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부용대 자락에 은거하며 낙동강과 하회마을을 앞으로 두르고 있는 옥연정사(玉淵精舍)는 서애 유성룡 선생이 10년에 걸쳐 손수 지은 뒤 거처한 고택이다. 43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소박하면서도 절제미가 어우러진 건물은 대문간채, 안채, 별당채, 사랑채 등 4동의 독립 별채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에 머물면서 서애 선생이 징비록을 저술하며 학문에 힘쓰던 임진왜란 이후의 상황 속으로 시간여행을 해 볼 수 있다. 바로 뒤로 오르면 부용대, 강을 건너면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에 이를 수 있는 것은 물론,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전통한지공예 등도 체험할 수 있다. 안동의 전통 문화와 자연을 한꺼번에 아우르는 여행을 경험하게 되는 곳이다. 옥연정사 (054)857-7005, (017)526-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