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잦아지는 연말 간에 좋은 음식 챙겨드세요
알코올 해독 돕는 식품
송년모임 등으로 술자리가 부쩍 늘기 쉬운 연말이다. 잦은 음주가 건강을 해치는 것은 당연지사, 그중에서도 간은 알코올로 인한 직접적인 손상이 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간질환과 알코올 해독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알아봤다.
■연말 지나친 음주, 급성 간질환 주의해야
통계청에 따르면 간질환은 한국 40~50대 남성의 사망 원인 중 세 번째를 차지한다. 간질환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크게 바이러스로 인한 간염과 술로 인한 알코올성 간염을 들 수 있다. 알코올은 그 자체가 지닌 독성도 해롭지만 간이 해독할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설 경우 치명적인 질환을 부른다. 알코올의 80%가 간에서 처리되는데, 음주량이 많을 경우 지방간·지방간염·간경화·간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소화기내과 전문의 김범수 박사는 "술은 간에서 일차로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로 변한 후 최종적으로 유해하지 않은 초산으로 변한다"며 "하지만 간이 해독할 수 있는 양을 넘어설 경우 독성물질이 초산으로 변하지 못하고 축적되면서 간을 파괴하기 시작한다"고 했다.
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에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급성 간질환이다. 어떤 원인에 의해 간 기능이 급격하게 저하되거나 이상이 생기는 것을 말하는데, 간질환이 없던 사람에게 갑작스레 발생하기도 한다.
■간이 좋아하는 새콤한 과일, 녹황색 채소
지방간이나 간염 등 기존에 만성 간질환을 앓고 있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김 박사는 "간 기능이 약해진 사람의 경우 과도한 음주나 스트레스는 치명적일 수 있다"며 "간염 예방접종은 물론 적당한 음주와 충분한 수면으로 평소 간을 보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처럼 80%가 망가져도 이렇다 할 자각증상이 없어 더욱 위험하다. 간경화가 시작되면 정상으로 회복되기 어렵고, 급성간염의 경우 7~10일 이내 사망할 수도 있다.
알코올 해독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음주가 잦은 이들이 간을 보호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해장 메뉴로도 잘 알려진 북어와 콩나물은 알코올 해독에 도움을 주는 식품의 대표선수다. 북어에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메티오닌(methionine)이 풍부한데, 메티오닌은 체내에서 알코올 분해를 돕는 성분인 글루타티온(glutathione)의 원료가 된다. 콩나물에는 숙취 해소에 탁월한 물질인 아스파라긴산(asparaginic acid)과 비타민 C가 풍부하다.
비타민 C 역시 알코올을 해독하는 데 기여하는 성분으로, 비타민 C가 풍부한 각종 녹황색 채소 역시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렌지 등 새콤한 맛을 내는 과일과 딸기도 비타민 C가 풍부하다. 녹차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녹차에는 비타민 C는 물론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를 촉진하는 카데킨(catechin) 성분이 들어 있다. 감나무잎 차 또한 추천된다. 감나무잎에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알코올을 분해할 때 발생하는 유해산소로 인한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쑥, 칡 즐겨 먹으면 간 기능 회복에 도움
음주 전후에 달걀을 먹는 것도 좋다. 달걀에는 메티오닌이 많이 포함돼 있어 숙취 해소와 간 기능의 회복에 기여한다. 양파에 많이 들어 있는 퀘르세틴(quercetin)도 간을 보호하는 성분이다. 쑥과 칡도 간의 해독에 기여하는 식품이다. 하지민 관동의대 명지병원 영양팀장은 "비타민 C·B1·B2와 칼륨, 미네랄이 풍부한 쑥은 간의 해독기능을 돕는 역할을 해 평소 간을 보호하기 위해 챙겨 먹으면 좋다"며 "칡 또한 알코올로 손상된 간 기능의 회복을 돕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즙이나 차로 즐겨 마시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독성물질이 간에 축적되는 것을 예방하려면 간 내에 하수도처럼 퍼져 있는 미세담도가 막히지 않도록 깨끗이 청소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간의 미세담도를 청소해주는 역할은 담즙산이라는 물질이 담당하는데,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의 경우 담즙산의 분비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간질환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 김 박사는 "담즙산의 성분 중 UDCA(우루소데옥시콜린산)는 몸속 독소와 노폐물을 정화해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 성분"이라며 "이밖에 간에 흐르는 혈액의 양을 증가시켜 간세포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해 UDCA 성분의 약을 복용하면 간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글=이경석 기자 ㅣ일러스트=김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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